모바일 인터넷, 사용 단계를 짧게 느끼게 하는 방법

모바일 인터넷, 사용 단계를 짧게 느끼게 하는 방법

팀인터페이스 2001년 9월 17일

‘전화기 자물쇠’ 어렴풋이 기억이 나리라 생각한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 전화기가 상당부분 대중화 되어 가고 있을 무렵, 전화기 다이얼에 걸려있는 자물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시절이 있었다. 당시 상황에서 만만치 않았던 전화요금으로 인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지금은 비록 자물쇠는 보기 어려워 졌지만 전화요금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유선 인터넷이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린 것 처럼 모바일 인터넷 또한 앞으로 끝 모를 확산과 발전이 이루어 지게 되고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는 ‘어떤 이동전화 서비스’를 사용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제품 선택이 이루어 졌지만 이제는 어떤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가에 따라 선택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통화료 및 서비스 이용료, 컨텐츠의 신뢰감 부족 등의 이유로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있어 사용자가 부담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어찌 되었든 사용자는 증가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 사용자에게는 어느쪽이 비용 부담이 적고 쉽게 쓸 수 있느냐가 서비스 선택의 주요 조건이 되리라고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으로는 서비스 업체에서 사용료를 얼마 만큼 작게 책정하는가가 가장 직접적인 방법이 되겠지만 모든 업체의 가격이 평준화되었다고 가정한다면 관건은 사용자가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어떤한 목적을 이루고자 할 때 그 시간을 얼마나 줄여 주느냐 즉, 사용성을 얼마 만큼 높이느냐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최근 진행되었던 모바일 인터넷 사용성에 관한 테스트 중 크게 이슈가 되었던 부분이 Obtain형태의 컨텐츠 (예매, 쇼핑몰, 미팅 등 사용자 개인 정보 등의 입력을 통해 무언가를 제공하는 형태의 컨텐츠)에서의 입력 방식에 관한 문제였다. 테스트 결과 다수의 참가자가 입력과정에서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었고, 심할 경우 과제 수행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까지 생기기도 하였다.
그렇다면 Obtain 형태의 컨텐츠의 구조와 방식을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사용성을 높일 수 있는가? 그에 관한 주요사항이라고 생각되는 몇 가지를 아래에 나열해 보았다.

정보이용안내에 대한 설명은 간단, 명료하게 작성한다.
어떤 컨텐츠를 보면 메뉴를 선택해서 들어 갔을 때 처음에 한 화면이 훨씬 넘는 양의 정보이용안내문을 보여주는 경우가 간혹 있다. 정보를 이용할 때 사용자는 매번 이용 안내문을 읽지는 않기 때문에 페이지 스크롤을 여러 번 해야 할 만큼의 장황한 정보이용안내 화면을 강제로 거쳐야 한다고 할 경우 사용자는 적잖은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도 있다. 가능하면 한 화면에 간결하게 디스플레이 되는 게 바람직하고, 부득이 내용이 많을 경우 따로 메뉴를 두어 필요에 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현재의 카드(페이지)가 사용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려야 한다.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해 차표를 예매할 때 사용자는 적지 않은 정보를 입력해야만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출발지, 도착지, 출발 일자, 출발 시간, 버스 등급,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등 많은 양의 정보를 입력하게 되는데, 입력 도중 어떤 내용을 넣어야 하는지 불명확한 화면이 나왔을 경우 지금껏 힘들게 넣어온 정보들이 날아갈 수 있단 생각 등으로 상당한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불필요한 입력단계는 과감히 삭제해야 한다.
모 PC통신사의 요금 체계를 보면 현재의 모바일 인터넷 처럼 접속시간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형태를 띄고 있는데, 서비스 이용자의 느낌을 들은 바로는 네비게이션 구조가 불필요한 로딩을 한번이라도 더 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배신감이 느껴지곤 한다는 것이다. 예매 등의 서비스를 이용해 보면 승차권 하나를 예매하기 위해 꽤 많은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 중 굳이 없어도 되는 광고성 화면이라든가 불필요한 확인 메뉴 등은 과감히 삭제해 버리는 게 사용자에 대한 배려이다. 의도된 것이 아니더라도 사용자는 사소해 보이는 것에서 의외로 민감하게 반응 할 수 있다.

적절한 입력방식을 선택하라.
대표적인 입력형태인 Form방식과 Wizard방식 중 어떤 것을 사용할 것인가? 데스크탑 환경에서는 입력에 있어서 마우스와 키보드, 그리고 큼지막한 모니터 덕분에 Form방식을 사용하던 Wizard방식을 사용하던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동통신 단말기의 열악(?)한 입력 환경을 생각할 때 어떤 입력형태를 채택하느냐는 심도 있게 고민되어야 할 문제이다.
Form 방식은 각 항목들을 입력하는 도중 이전 항목을 수정하고자 할 때 용이하지만 모바일환경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러워 함을 볼 수 있었고, Wizard방식은 수정은 어렵지만 입력항목을 빼먹거나 하게 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컨텐츠의 성격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우선 필수 입력 사항 같은 경우엔 위자드 형식을 따르는 게 좋다. 대신 그 단계는 가능한 한 5,6단계를 넘어서지 않는 게 좋다. 반대로 입력 사항 중 필수 입력사항 외에 선택사항이 포함된 경우 Form방식이 적절하다. Wizard방식을 채택할 경우 마지막에는 전체 입력항목에 대해 수정할 수 있는 화면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CP(Contents Provider)간의 표준화가 이루어 져야 한다.
예로 어떤 컨텐츠에서는 주민등록번호 입력 시 전체를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어떤 경우는 뒤 일곱 자리만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 등, CP마다 입력조건이 틀린 것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사용자는 정보 입력 시 안내문을 자세히 읽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오류의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주민등록번호, 카드번호, 유효기간, 날짜, 시간 등, 공통적인 형태를 띄는 항목에 대해서는 표준화를 시켜서 입력 오류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에 있어서는 표준화 이전에 먼저 이에 관한 설득력 있는 가이드라인의 제시가 선행되어야 하겠다.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하는 동안 그 시간이 10분이 되었건 20분이 되었건 사용자 자신이 느끼기에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을 경우 그 시간은 아마도 길게 느껴지지 않으리라 보지만 단 5분이라도 중간에 여러 번의 시행착오와 오류를 범하면서 끝내 찾지 못했거나 찾았더라도 많은 어려움을 겪은 경우라면 그 시간은 앞의 20분 사용료 보다도 더욱 아깝게 느껴질 수 있다고 본다.
사용자가 10분 동안 서비스를 사용한다 라고 할 때, 하나의 컨텐츠에 묶여 답답해 하는 것 보다는, 같은 시간에 두개, 세 개의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서비스 제공자와 서비스 이용자 양자에게 최선의 상황이라는 사실은 자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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