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매틱스

2004년 성장 산업을 찾아서, ‘텔레매틱스’ 편
Post PC 산업지원센터, 2004-02-19


올 한 해 포스트 PC의 견인차로 주목받는 아이템 중 하나는 ‘텔레매틱스’. 2001년 국내 텔레매틱스 도입이 본격화됐으나 지난 3년간은 경기침체, 인프라의 부족 등을 이유로 기대만큼 성장을 이루지 못했다. 최근 텔레매틱스 시장에 불고 있는 변화의 조짐과 향후 가능성을 짚어본다.


업계 숙원 사업, ‘통합교통정보센터’ 갖춘다

최근 정통부는 텔레매틱스 시장 활성화에 사활을 걸었다. 올 해 신성장 동력 9개 아이템 중 하나로 텔레매틱스가 포함된 것을 비롯, 이에 따른 정책적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해당 업계의 숙원사업인 텔레매틱스 정보센터 구축. 이를 위해 총 149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며 이를 기반으로 테스트베드용 표준 인터페이스 및 운영시스템, 고속이동차량용 155Mbps 초고속 멀티미디어 기술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정통부는 텔레매틱스 정보센터를 설립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오는 2007년까지 서비스 이용자수를 1000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중 핵심사업인 텔레매틱스 정보센터, 즉 통합교통정보센터는 텔레매틱스 사업을 위한 기본 콘텐츠인 교통정보를 통합 운영하겠다는 것. 지금까지는 로티스 등 교통정보 제공 전문업체나 SK텔레콤 등 텔레매틱스 서비스 사업자들이 스스로 교통정보를 수집, 제공해왔다. 이 때문에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 투자를 감행해야 했고, 업체간 중복 투자의 문제까지 지적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텔레매틱스 사업에 막대한 투자비가 소요되게 하는 등의 문제점과 함께 이에 따른 텔레매틱스 서비스 이용요금의 증가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텔레매틱스의 보급이 지연됐던 것.

산자부 역시 텔레매틱스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최근 산자부가 제시한 연도별 소요예산에 EK르면 올해부터 2008년까지 5년동안 총 사업비 2036억원(정부 1550억원, 민간 486억원)을 투입해 핵심 기술 개발 및 산업 클러스터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중 핵심기술 개발은 주행 안전 정보 DB 개발 기술, 차량 주행 안전 정보 제공 및 경고 시스템 개발, 차량 탑재 네트워크 시스템 개발, 응용 서비스 SW 플랫폼 개발 등으로 1123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인프라 조성은 텔레매틱스 DB 센터, 텔레매틱스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텔레매틱스 연구센터 구축, 텔레매틱스 인증센터 구축, 전문 인력 양성 등으로 913억원의 예산이 집행될 예정이다. 이 같은 투자 계획이 그대로 실행된다면 텔레매틱스 산업의 활성화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움직임 활발, “본격 투자 나선다”

이러한 정책 지원과 함께 관련 업계의 움직임도 눈에 띄게 활발해 지고 있다.

지난 해 11월, ‘모젠’이라는 이름으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시작했던 현대기아차그룹은 올 한 해를 텔레매틱스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는 원년으로 삼고 있다. 지난 해 선보인 ‘모젠’ 서비스는 그랜저XG, 에쿠스, 옵티마 리갈 등 현대-기아차의 일부 고급 차종에만 적용됐다. 올해부터는 이를 일반 승용차 및 RV 차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시장의 다변화 역시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현대 및 기아자동차의 신차에만 적용할 수 있었던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이미 판매된 차량에도 장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즉 비포 마켓 뿐 아니라 애프터마켓 시장에까지 나서겠다는 이야기다.

현대기아차그룹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70%를 웃도는 상황. 이러한 현대기아차가 본격적인 텔레매틱스 활성화에 나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재 텔레매틱스 업계의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기아차그룹은 텔레매틱스 서비스에 새로운 접근의 예도 보여주고 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함께 개발한 특약보험 상품이 그 예다. 이 서비스는 텔레매틱스가 안전운전에 기여한다는 전제 하에 보험료 인하 혜택을 부여한 보험 상품이다. 이를 통해 텔레매틱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보급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한 올 해 새로운 사업 참여자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곳은 2001년, 대우자동차와 함께 국내 최초로 텔레매틱스 서비스를 선보인 KTF. 당시 대우자동차와 KTF는 ‘드림넷’이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당시 대우자동차의 법정관리, GM 매각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몇 개월만에 자취를 감췄다.

KTF는 올 3월 1일 선보일 서비스는 ‘K-웨이’. 3월부터는 우선 사후장착형 텔레매틱스 시장(애프터마켓)에 먼저 진출한 뒤 6월부터 비포마켓까지 나설 계획이다. 6월부터 함께 할 파트너는 쌍용자동차로 정해졌다. 이 서비스는 월정액 9천원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이동통신사업자 이외에 방송 사업자의 참여도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이 중 대표적인 곳이 바로 MBC. MBC는 기존 FM 전파의 남는 부분에 교통정보, 뉴스, 증권, 기상정보 등 부가 정보를 실어보내는 정보 서비스를 구축, 텔레매틱스에 응용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전국 송출망 구축을 완료해 전국 서비스가 가능하며 로티스, 한국도로공사 등에서 24시간 교통정보를 수신해 이를 단말기로 송출할 수 있다. FM 주파수를 이용한 idio 서비스의 특징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하는 데 있어 별도의 통신요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 최초 가입할 때 10만원 가량의 회원비만으로 평생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현대오토넷, 카나스 등의 업체가 idio 서비스를 위한 단말기를 공급하고 있으며, 네스테크 등도 올 3월부터 idio를 지원할 방침이다.


“뜨는 DMB, 텔레매틱스 밀어준다”

최근 포스트 PC의 떠오르는 주자 중 하나인 DMB의 등장 역시 텔레매틱스 시장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DMB는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의 약자로 현재 인공위성을 이용한 위성 DMB 서비스와 지상파 송출 기지국 시스템 방식의 지상파 DMB 두 가지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SK텔레콤을 주축으로 진행되고 있는 위성 DMB 서비스는 빠르면 올 5월 서비스가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위성 DMB는 위성을 통한 전파 송출 방식이라 하나의 위성으로 전국 서비스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텔레매틱스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위성 DMB가 텔레매틱스 서비스와 연계될 경우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콘텐츠의 부족이라는 문제가 손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기존 텔레매틱스 서비스의 경우 무선 인터넷에 접속,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점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값비싼 이동통신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으로 작용했다. 또한 정작 비용을 지불해도 이용할 콘텐츠 역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DMB의 경우 스카이라이프 등 기존의 위성방송과 마찬가지로 40개 이상의 멀티 채널을 기본 구현할 예정이라 차량 내에서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려는 계층에게 상당한 관심을 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월정액제 요금으로 위성전파를 수신하는 방식이라 비용 부담이 적다는 것 역시 장점으로 작용한다.

이와 더불어 텔레매틱스 시장에 다양한 적용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것 역시 과거와 달라진 차이 중 하나다. 최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버스관리시스템 기반의 텔레매틱스 사업을 추진하는 것 역시 텔레매틱스의 다양한 응용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인천시, 광주시, 울산시 등 총 15개 지자체들은 위치추적시스템 및 근거리 무선통신(Beacon을 이용한 통신)방식을 이용 버스 관리시스템 및 버스정보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외 예스컴과 한국콜텍 주식회사가 추진중인 ‘브랜드 택시 텔레매틱스 정보센터’ 역시 다양한 텔레매틱스의 응용 사례 중 하나다. 예스컴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콜센터 구축 및 CRM 서비스 전문 업체로 이번에 선보이는 서비스는 텔레매틱스에 CRM 개념을 도입한 개념이다.

최근 텔레매틱스 산업의 변화는 정부, 업계, 인프라라는 3개축의 고른 변화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텔레매틱스 시장 활성화 전략을 통해 텔레매틱스 보급 확대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관련 업계 역시 연이은 완성차 업계의 시장 진출 및 다양한 상품 전략을 구사하며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텔레매틱스의 핵심 서비스인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의 다양한 시도 역시 이뤄지고 있다. MBC의 FM 방식을 이용한 교통 정보의 제공, SK텔레콤이 추진 중인 위성 DMB의 추진 등이 그 예다. 이러한 변화가 2004년 텔레매틱스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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