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관리의 주요 과업.

기업은 자신의 제품공급능력(또는 바람직한 제품공급능력)을 고려하면서 매출액이나 시장점유율로 규정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수요의 크기는 반드시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와 일치하지는 않을 것이며, 적거나 많을 수도 있다. 즉 마케터는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에 비하여 실제수요의 크기가 부족한 상태(부정적 수요ㆍ무수요ㆍ잠재적 수요ㆍ감퇴적 수요)와 충분한 상태(불규칙적 수요ㆍ완전수요) 및 지나치게 많은 상태(초과수요 ㆍ불건전한 수요)에 당면할 수 있으며, 각 수요상태는 독특한 마케팅문제를 야기시킨다. 예를 들어, 수요가 부족한 상태에서와 수요가 지나치게 많은 상태에서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은 당연히 다를 것이다.


물론 수요의 타이밍(불규칙적 수요)과 수요의 성격(불건전한 수요)도 역시 독특한 마케팅문제를 야기시키는 요인이지만,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의 수요상태는 근본적으로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와 실제 수요의 크기 사이에서 야기되는 마케팅문제이며, 각각은 상이한 마케팅관리 과업을 필요 로 한다.


이러한 모든 과업들은 모두 계획, 실행, 조직, 통제로 구성되는 관리론적 접근방법(managerial approach)을 필요로 하며, 마케팅전략을 개발하기 위한 두 가지의 기본적인 절차-표적시장의 선정과 마케팅믹스의 개발을 활용한다.


1. 수요가 부족한 상태

실제수요의 크기가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에 비하여 부족한 상태는 부정적 수요, 무수요, 잠재적 수요, 감퇴적 수요 등의 네 가지가 있으며 각각 독특한 마케팅과업을 필요로 한다.


1-1. 부정적 수요(否定的 需要)

부정적, 즉 (-)의 수요란 대부분의 잠재고객들이 제품을 싫어하며 오히려 그 제품을 회피하기 위하여 기꺼이 돈을 지불하려는 상태를 말한다. 잠재고객들이 무관심하여 수요가 없는 상태(무수요)에서는 그들이 제품에 대하여 어떠한 느낌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러한 부정적 수요의 상태는 잠재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제품을 기피하는 상태이므로 마케터에게는 후자가 더욱 불리하다. 사실 부정적 수요는 우리의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많은 사람들이 면역접종이나 치과 진료를 싫어하며, 인도사람이 쇠고기를 기피한다든가, 회교도들이 술이나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것은 이러한 제품에 대한 부정적 수요를 보여주는 것이다.

부정적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특히 제품을 시장에 계속 공급하고자 할 경우라면-실제수요를 (-)로부터 (+)로 전환시켜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와 일치시켜야 하는데 이러한 마케팅과업을 전환적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전환적 마케팅은 나중에 설명할 카운터 마케팅과 함께 마케터가 당면하 게 되는 가장 어려운 두 가지 과업 중의 하나인데, 그것은 잠재고객들이 제품을 명확하게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제품기피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분석한 후,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함으로써 (-)의 수요를 (+)의 수요로 전환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제품기피의 원인이 제품에 대한 그릇된 신념(항공여행은 위험하다 등)에 있다면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항공여행이 안전함을 보여 주는 자료의 제공 등)을 개발하여 적용해야 하며, 제품의 사용이나 소비가 잠재고 객이 갖고 있는 개인적 가치(군복무는 전쟁을 위한 것이므로 나쁘다 등)와 상충된다면 잠재고객 의 가치를 변화시키기 위한 프로그램(군복무는 자랑스런 봉사이다 등)을 개발하여 적용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제품이 문화에 적합치 않거나 잠재의식 속에서 부정적인 느낌과 연상된다면 文化移 入이나 심리치료 등의 접근방법이 적용될 수 있으며, 간혹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문제라면 가격 인하의 방법이 모색된다.


1-2 무수요(無需要)

무수요란 잠재고객들이 무관심하여 제품에 대해 어떠한 부정적 또는 긍정적 느낌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여 무수요(0)를 (+) 의 수요로 증대시키는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자극적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보 적인 농부들은 새로운 영농기계에 대하여 무관심하며, 많은 청소년들은 외국어 학습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들도 보다 많은 수확이나 취업에 대하여는 관심을 가질 것이므로 자극적 마케팅의 기본적인 과업은 제품이 제공해 주는 효익과 잠재고객들의 기본적인 욕구 사이의 연관성을 인식시켜 제품에 대한 관심을 자극하는 일이다.

우선 잠재고객들이 이미 제품에 관하여 알고는 있으나, 그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잠재고객들이 갖고 있는 욕구와 그러한 제품을 연관시켜야 하는데, 골동품의 마케터는 무엇인가 희귀품을 수집하려는 사람들에게 고가구(古家具)의 가치를 인식시킬 수 있다. 또한 잠재고객들이 제품에 관 하여 알고 있으며, 그 가치도 인정하지만 다른 제약으로 인하여 구매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그러한 구매제약을 해소시켜 주어야 하는데, 산간휴양호텔들을 위하여 보트의 마케터는 인근지역에 인공호수를 개발하든가 가까운 호수까지 교통편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가격이 매우 비싼 내구재의 마케터가 할부판매조건을 개발하는 일도 좋은 예가 된다.

한편 제품에 대한 무관심은 제품의 가치와는 관계없이 잠재고객들이 제품을 전혀 모르는 경우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 마케터는 제품에 관한 정보와 견본을 널리 배포하기 위한 전략을 개발해야 한다.


1-3. 잠재적 수요(潛在的 需要)

많은 사람들은 니코틴이 전혀 없는 담배나 공해없는 자동차 등을 원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제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이 제품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러한 제품이 가용하지 않은 상태를 잠재적 수요라고 한다. 이때 마케터는 잠재고객들이 공통적 으로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한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업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를 개발적 마 케팅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현재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퍼스널 컴퓨터를 비롯하여 각종 전자제품이나 식품들도 얼마 전 잠재적 수요에 대응하여 마케터들이 개발적 마케팅을 수행한 결실인 것 이다. 물론 신제품을 개발한 대가로 그러한 마케터들은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을 것이며, 우 리는 교환을 통하여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욕구충족 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잠재적 수요의 상태는 간혹 마케팅문제이기 보다는 생산관리의 문제로 오해되기 쉽다. 그러나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마케팅은 생산 이전에 시작되어 판매후에도 지속되는 수요관리활동이며, 교환이 바람직하게 이루어지기 위하여는 제품의 생산과 공급에 앞서서 잠재고객들이 '원하는 바' 를 올바로 인식해야 한다. 그 다음에야 마케터는 올바른 제품ㆍ올바른 가격ㆍ올바른 유통경로를 통합하고 설득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배포하게 되므로 잠재적 수요는 생산관리의 문제이면서도 마케팅관리의 문제임이 명확하다.


1-4. 감퇴적 수요(減退的 需要)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위한 모든 욕구충족 수단(제품)은 처음 시장에 등장하면서 점차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감에 따라 매출액이 증가하다가 잠재고객들의 기호가 변하든가 경쟁자가 보다 효과적인 신제품을 개발하든가 또는 여러 가지 마케팅 환경요인들이 불리하게 변화함에 따라 실제수요가 감소하는 쇠퇴기(衰退期)를 맞이 한다.

즉 감퇴적 수요란 제품에 대한 실제수요가 이전보다 낮아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데, 그러한 현상에 대한 원인은 대체로 잠재고객의 기호변화, 경쟁, 마케팅 환경요인의 변화 등이다. 예를 들어, 자연섬유는 인공섬유의 등장과 활동성 및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기호의 변화로 인하여 수요 가 감퇴하였으며 최근에는 자연적임을 강조하는 소비자 기호의 변화로 인하여 오히려 인공섬유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 또한 철도여행도 고속버스와 항공사와의 경쟁 때문에 수요가 감퇴하였으며, 출생률의 감소현상에 따라 신생아용품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는 중이다.

감퇴적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실제수요를 부활시키기 위하여 표적시장을 변경하거나 제품특성, 가격수준, 유통경로, 촉진활동 등을 적절히 변경하는 리마케팅(remarketing)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간혹 마케터는 감퇴적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단순히 공급수준을 하향조정하지만, 그러한 현상이 어쩔 수 없는 필연적인 추세에 기인하지 않고 부적절한 마케팅활동에 기인한다면 리마케팅은 훌륭한 성과를 보일 것이다.


2. 수요가 충분한 상태

실제수요의 평균적 크기가 바람직한 수요의 평균적 크기와 유사한 상태는 불규칙적 수요와 완전수요이며, 각각 독특한 마케팅과업을 필요로 한다.


2-1. 불규칙적 수요(不規則的 需要)

마케터는 간혹 실제수요와 바람직한 수요의 평균적 크기가 일치하지만, 그들의 시간적 패턴 (temporal pattern)이 상이한 경우에 당면하기도 한다. 즉 수요가 계절성을 갖는 제품의 마케터는 비록 일정한 기간 동안의 평균적 실제수요에는 만족하지만 특정한 시점에서 볼 때 실제수요의 크 기가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를 초과하거나 못미치는 여건에 놓이게 되는데, 불규칙적 수요란 실제 수요의 시간적 패턴이 바람직한 수요의 시간적 패턴과 다른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교통수단 에 대한 실제수요는 러쉬아워로 인하여 초과수요의 상태를 야기시키며, 휴가시즌으로 인하여 휴 양지의 숙박시설들은 성수기와 비수기를 맞는다. 또한 박물관이나 스포츠시설들도 평일보다는 휴일에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와 실제수요와 공급의 시간적 패턴을 다르게 하고 있다.

한편 불규칙적 수요의 다른 형태는 실제수요의 크기는 크게 변화하지 않지만 공급능력을 근거로 한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가 변동해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각종 과일은 수확철에는 실제수요의 크기가 공급수준에 비하여 미흡하지만 제철이 지나면 실제수요의 크기가 오히려 공급수준을 초과한다.

이와 같은 불규칙적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첫째, 공급의 수준을 실제수요의 크기에 맞도록 조정하거나 둘째, 실제수요의 크기를 공급의 수준에 맞도록 조정하거나 셋째, 공급의 수준과 실제 수요의 크기를 모두 조정함으로써 양자의 시간적 패턴을 일치시킬 수 있는데, 이러한 과업을 동 시화마케팅(synchromarketing)이라고 부른다.

동시화마케팅의 기본 원리는 제품의 가치를 증대시키거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하는 등 실제수요의 크기를 증대시키기 위한 활동과 가격을 인상하거나 촉진활동을 축소하는 등 실제수요의 크기를 감소시키기 위한 활동을 시간적으로 조합함으로써 수요와 공급의 시간적 패턴을 조정하는 것 이다.


2-2. 완전수요(完全需要)

실제수요와 바람직한 수요의 평균적 크기뿐 아니라 시간적 패턴까지도 일치하는 수요의 상태를 완전수요라고 부른다. 이러한 완전수요의 상태는 마케터면 누구나가 원하는 것이므로 그저 뒷짐만 지고 현재의 수요를 즐기는 일에 만족하기 쉽다. 그러나 나에게 이상적인 것은 경쟁자들에도 이상적일 것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하며 잠재고객의 기호와 환경요인들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에 완전수요의 상태는 깨어지기 쉽다.

완전수요의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수요잠식요인은 대체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마케터는 현재 수행하고 있는 마케팅활동의 효율성과 그러한 요인들의 변화추세에 대하여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대처함으로써 완전수요의 상태를 유지하는 일과 관련된 유지적 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첫 번째 수요잠식요인은 잠재고객들이 '원하는 바'나 기호의 변화로서 모든 마케팅활동의 초점이 바로 '고객이 원하는 바의 충족'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남성들의 중절모나 장독 등의 수요는 소비자의 기호가 변함에 따라 감소하였으며 여러 가지 의류들이 유행(결국의 소비자의 기호변화)에 따라 시장에서 인기를 끌다가 사라져 갔다. 두 번째 수요잠식요인은 경쟁인데, 경쟁자들은 신규로 시장에 참여하든가 잠재고객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시키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수단으로써 완전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 끝으로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마케팅 환경요인들도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기존의 제품이나 기업을 파멸시킬 수 있다.


3. 수요가 초과하는 상태

실제수요의 크기가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를 초과하는 상태는 초과수요와 불건전 수요인데, 각각 독특한 마케팅과업을 필요로 한다.


3-1. 초과수요(超過需要)

초과수요란 실제수요의 크기가 마케터가 공급할 수 있거나 공급하려는 바람직한 수요의 크기를 초과하는 상태인데, 실제수요의 크기가 부족한 상태에 비하여 결코 쉽지 않은 심각한 마케팅문제 를 야기시킨다. 즉 초과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제품을 획득하려는 잠재고객들의 경쟁을 방관하기 보다는 고객들의 만족수준을 보장하고 장기적인 고객관계를 유지, 개선하기 위한 디마케팅 (demarketing)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즉 마케터는 전통적인 마케팅노력을 반대로 적용함으로써 수요를 감축하는 동시에 부족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적절히 할당하기 위한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디마케팅에서 수요를 감축하기 위하여 보편적으로 이용되는 방법은 제품의 품질이나 내용을 축소하거나, 가격 및 거래조건을 마케터에게 유리하게 변경하거나, 구매에 소요되는 노력과 심리적 비용을 증대시키거나, 유통기관의 수를 축소하거나, 촉진활동을 축소하거나, 메시지의 초점을 제품 자체의 수요보다는 기업 이미지의 향상으로 바꾸는 일이다. 또한 제품할당과업으로는 선착순 공급, 마케터에게 유익한 고객순으로 공급, 주문량의 일정비율씩만 공급, 고가입찰순으로 공급 등의 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다. 아무튼 디마케팅의 원리는 전체 또는 특정한 고객집단의 수요를 일시적이거나 영구히 저지시키기 위 한 전략의 개발과 적용이다.

그러나 그릇된 디마케팅활동은 단기적인 수요를 지나치게 감소시킴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야기시키거나 기존고객들을 소홀히 취급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요에 돌이킬 수 없는 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디마케팅의 형태는 대체로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① 일반적 디마케팅(general demarketing) - 일반적 디마케팅이란 전체고객의 수요를 저지하기 위한 마케팅활동인데, 대체로 세 가지의 원인에 기인하는 초과수요의 상태에서 실시된다. 첫째, 마케터는 계획수립 단계에서 실제수요를 과소하게 추정하거나 공급능력을 과대추정함으로써 초과수 요에 당면할 수 있다. 둘째, 마케터는 자신의 제품이 잠재고객들로부터 과도한 인기를 끌게 되어 만성적인 초과수요에 당면할 수도 있는데, 이러한 경우라면 일시적으로는 디마케팅에 의존하지만 결국 공급능력을 증대시켜야 할 것이다. 셋째,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면서 구모델을 생산치 않으려는 경우라면 생산과 재고수준을 가급적 빨리 낮추면서 동시에 이에 대한 수요를 저지하는 활동이 필요한데, 기존고객들의 호의를 유지하기 위하여 제품 생산중단의 이유를 이해시키고 구모델의 기존고객들에게 적절한 보상을 실시하거나 최소한의 재고를 유지해야 한다.


② 선택적 디마케팅(selective demarketing) - 초과수요에 당면한 마케터는 간혹 특정한 고객계층의 수요만을 저지하기를 원할 수 있는데, 이를 선택적 디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선택적 디마케팅은 특정한 고객계층이 다른 고객계층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거나 다른 고객계층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 효과적이다(The 'cheaper' segment appears to drive the 'dearer' segment). 예를 들어, 초과수요에 당면한 마케터는 히피족의 호텔투숙을 거부하거나 백인용 대형차의 이미지를 보존하기 위하여 흑인의 구매를 저지할 수 있다. 그러나 법률 또는 여론으로 인하여 판매를 직접적으로 거부하거나 차별적인 가격을 부과할 수는 없으므로 우선 바람직하지 않은 고객계층을 선정한 후, 제품구매에 대한 희망을 저지하거나 (호텔룸의 예약을 보증하기 어렵다거나 승용차의 출고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해 둔다), 판매원을 방문시키지 않거나, 서비스의 품질을 저하시키거나, 점포의 입지선정과 매체선정을 신중히 하여 제품의 가용성과 정보획득 을 제한하는 일을 통하여 그러한 고객계층의 수요를 저지할 수 있다.


③ 외견상 디마케팅(ostensible demarketing) - 마케터는 간혹 더 이상의 수요를 원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고객들에게 보임으로써 제품이 그들에게 더욱 바람직한 것으로 여겨지도록 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외견상으로는 수요의 저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한 활동을 외견상 디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외견상 디마케팅은 사람들이 구하기 힘든 것을 더욱 갖고 싶어한다 는 심리적 특성을 응용한 것이며, 심리적 만족이 중요한 제품들에서는 실제로 '희귀성'이 중요한 가치척도가 되고 있다. 예를 들어, 입장권의 매진이 예상된다는 연극광고나 자신의 작품을 사려는 고객에게 괴팍하게 구는 예술가는 외견상 디마케팅을 실시하는 것이며, 간혹 골동품의 마케터가 점포를 어지럽게 흩뜨려 놓아 고객들이 잡동사니 속에서 적절한 것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내버려 두는 예도 볼 수 있다.


④ 비고의적 디마케팅(unintentional demarketing) - 제품의 수요를 증대시키기 위하여 고객들에게 강압적인 방법으로 구매를 촉구하거나 그들을 귀찮게 하는 일은 오히려 고객들을 도망치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러한 일은 결국 디마케팅과 같은 결과를 야기시킨다.


3-2. 불건전 수요(不健全 需要)

마약이나 포르노 필름과 같이 제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장기적인 소비자 및 사회복지의 관점에서 불건전하거나 마케터에게 유익하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실제수요의 크기가 문제되는 초과수요의 상태와는 달리 수요 자체의 성격이 문제가 된다. 즉 불건전 수요의 상태에서 마케터는 실제 수요의 크기나 시간적 패턴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수요라도 그것의 존재를 없애버리려는 카운터마케팅(countermarketing)의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카운터마케팅의 대상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제품이나 경쟁제품 또는 생산을 중단하려는 자신의 구모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카운터마케팅은 전형적으로 마약, 담배, 포르노 필름을 추방하려는 사회단체에 의하여 전개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쟁상표에 대한 수요를 파괴하려는 마케터들의 계획적인 카운터 마케팅활동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소형차의 생산자는 대형차가 연료를 많이 소모하고 대기를 오염시킨다는 점에 착안하여, 에너지 절약과 환경보존 캠페인을 전개하면서 대형차에 대 한 수요를 파괴하려고 노력한다. 또한 자신의 제품이라 할지라도 제품을 생산중단하거나 새로운 대체품을 개발하였을 경우에서처럼 마케팅목표에 비추어 볼 때, 차라리 수요가 없는 편이 낫다고 판단되면 마케터는 디마케팅을 거쳐 결국 카운터마케팅을 수행한다.

이상과 같이 마케터가 당면하는 수요의 상태에 따라 마케팅과업도 여덟 가지로 구분되지만, 각 수요의 상태가 반드시 특정한 제품과 연관되어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제품이 다양한 수요의 상태를 맞이하고 그에 따라 마케터의 과업이 달라진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


마케터는 자신의 제품이 수명주기를 거쳐감에 따라 이러한 모든 과업에 당면하게 된다. 수명 주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단지 잠재적 수요만이 있으므로 개발적 마케팅이 필요하며, 초기단계에서는 자극적(간혹 전환적)마케팅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또 성장단계에서는 기업의 생산능력과 관련하여 초과수요의 상태가 되기도 하는데 이 때에는 디마케팅이 수행되어야 하며 생산능력이 확장 되고 제품이 수명주기 상의 성숙기에 도달하면, 마케팅과업은 주로 유지적 마케팅이 된다.


한편 수요가 감퇴하기 시작하면 리마케팅과 관련된 기본적인 문제에 당면하며, 제품이 궁극적으로 소비자나 기업의 입장에서 불건전한 수요로 규정되면 수요를 없애기 위한 카운터마케팅을 수행해야 한다.

(유동근 교수님의 마케팅학)

다운로드
의견 1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