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편에서는 ‘문제에 대한 보충설명’과 문제 해결 프로세스 중 두 번째 단계인 ‘자료 수집’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오늘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 3번째 단계인 ‘분석’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하는데요. 설명하기 전에 엉뚱한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하나의 방법을 설명해 드리는 것입니다. 이 방법을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니면 다른 분의 프로세스를 따를 것인지는 여러분의 선택 문제입니다. 그리고, 설사 선택을 했다고 하더라도 실제 업무 환경에서 부딪히게 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의 상황이 다 다르므로, 그때그때 이런 프로세스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방법은 본인의 것으로 다시 재가공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필자도 당연히 처음에 회사에서 그리고 외부에서 문제 해결 프로세스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제가 생각하는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갖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근본적으로 제가 교육받았을 때의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말이죠.
실제 업무를 수행할 때도, 그때 상황에 맞게 프로세스를 적용해도 됩니다. 순서가 바뀔 때도 있고, 하나의 문제를 몇 개의 문제로 분리해서 접근할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때는 자료 수집을 하지 않고, 그냥 제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Insight)에 의존해서 분석하고 솔루션을 도출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생길 수도 있겠습니다. “그럼 지금 설명하고 있는 문제 해결 프로세스가 무슨 의미가 있나요? 어차피 현실에서는 다를텐데…”라고 말이죠. 하지만, 여러분! 기본을 알지 못하면, 기본 프로세스를 알지 못하면! 즉! 기본 프로세스를 적용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할 수 없습니다.
기본을 익히고, 수 없이 반복하여 적용하고, 응용해 본 사람만이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론(프로세스)을 적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끔 “융통성이 없다”라는 표현을 쓰는데요. 기본만 알고, 이를 여러 차례 활용해 보지 않았을 때 그런 평가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기본도 익히시고, 또 그것을 반복적으로 사용해야 고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문제 해결 방법에 접근해 보겠습니다. 문제 해결은 직관적 해결, 계획적 해결, 분석적 해결과 같이 세 가지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우선 직관적 해결은 시간이 너무 없을 때 또는 해당 문제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사용합니다. 정확히 직관적 문제 해결에 해당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필자의 경우 너무나도 시간이 촉박하여 필자가 가지고 있는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엑셀 양식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영업사원들에게 시간이 없으니 별도로 조사하지 말고, 2시간 이내로 본인의 인사이트를 기준으로 틀려도 좋으니 양식을 채워서 보내라고 한 적이 있었죠.
그것을 기반으로 결과 리포트를 작성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다행히, 영업사원들의 인사이트가 통했는지, 회사 내부의 반응이 아주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흔히 많이 이용하는 방법이 직관적 해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런데, 필자가 절대 권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계획적 해결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기업에서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문제 해결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에서 매월 그 해 사업성과에 대해 예측을 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이 제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문제 해결 방법인 분석적 해결입니다. 문제가 복잡하고 중요한 경우 주로 사용하며, 의식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조직의 리더라면 세 가지 방법 중에 어떤 접근방법을 가장 좋아할까요?
아마도 세 번째 방법을 가장 좋아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단순히 리더가 제시한 말에만 집중해서 한다면, 실제 팀원들이 필요로 하는 역량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2년 후에는 다른 업무를 하게 되는데 그것과 관계없이 현재를 기준으로 무의미한 육성을 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업적으로 접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팀이 성장하기 위해 우리가 기존에 진입하지 않았던 고객사의 신규 영역으로 진입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합시다. 특정 기술이나 업무에 집착하여 ‘Big Picture’ 관점에서 접근하지 못하게 된다면, 우리가 진입할 수 있는 영역인데도 빠뜨리거나, 아예 진입 못 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우리가 진입하려고 하는 점 또는 현지 시점의 상태만을 기준으로 접근하지 말고, 해당 분야의 시장 동향(고객의 경쟁사 동향 포함), 고객사의 중장기 전략 방향 등을 함께 고려해서 접근해야 제대로 된 전략 수립이 가능합니다.
결론적으로 문제 접근 방법을 요약하면, “먼저 전체적인 숲의 모양을 살피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하나씩 하나씩 살피는 방식으로 접근하라.” 입니다. 좀 더 부연하면, 어떤 문제에 대해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적 측면의 View 확대가 필요합니다. 또한, 문제와 연결성을 가지는 분야로의 View 확대와 같이 시각을 좀 더 넓히고 좁혀 들어가는 방식으로 접근하기를 권합니다.
먼저, 분석을 하기에 앞서 수집한 자료의 완전성, 유효성, 정확성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① 완전성 점검 : 자료 누락 여부, 자료가 수집 항목별로 빠짐없이 기록되었는지 등 점검
② 유효성 점검 : 자료 범위 유효 여부, 자료의 내용이 의미가 있는지 등 점검
③ 정확성 점검 : 획득 자료 신뢰성 여부. 특히, 이를 위해 사전에 출처가 명기되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점검은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에서 걸러져야 하겠지만,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각자가 일하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범위가 다르므로 자료를 수집한 후에 점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분석단계에서 분석하는 방법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이 또한, 여러 가지 분석 방법들을 알고 있어야 상황에 맞춰 분석 방법을 적절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원인의 검증을 위한 목적이라면 추세분석, 프로세스 분석, 비율 분석, 비교분석, 인과 분석 등을 사용합니다.
그 목적이 해결안의 검증에 있다면, 경제성 분석, 타당성 분석 등의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 외에도 상황에 따라서 3C 분석, SWOT 분석 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자주 접했던 분석 기법들도 사용합니다.
오늘은 간단한 예시만 소개해 드리고, 다음 편에서 더욱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조직이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자 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그 조직이 하는 사업영역별로 아래와 같이 분석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분석표에는 우선 매출 추이 분석이 들어가 있습니다. 과거 5개년, 당해 연도 포함 중장기 전망 4개년의 매출 추이를 볼 수 있겠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이익률도 매출과 같이 추이를 봅니다만, 그림 사이즈 때문에 예시에서는 전년도 이익률만 표시하였습니다.
다른 예시는 장애에 대한 추세분석 자료입니다. ‘15년 말에 장애 예방 활동 및 교육시행 이후에도 장애가 계속되고 있어 이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였습니다. 이를 ‘전년대비 장애건수’, 그리고 ‘장애 건수와 시스템 오픈 간의 상관관계’로 분석한 분석 그래프 예시입니다. 이를 통해 ‘시스템 오픈 장애’라는 새로운 이슈가 도출되었습니다. 이 이슈(문제)에 대해 다시 가설을 세우고, 자료 수집과 분석을 통해 근본적인 장애 원인을 제거할 수 있는 솔루션(해결책)을 내게 됩니다.
우리가 어떤 분석을 했을 때는 반드시 그 분석을 통해 시사점을 도출해야 합니다. 앞선 예시의 경우처럼, ‘장애가 전년대비 축소되었으나, 시스템 오픈 시 장애 발생으로 장애 건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함’이라는 시사점이 도출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분석작업 수행 시에 유의해야 할 사항을 몇 가지 확인하고 오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분석작업 수행 유의 사항]
① 분석 작업을 하는 동안 이슈지향 및 결론 지향의 자세를 유지해야 합니다. 항상 ‘So What?’의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겠습니다.
② 어떤 Task이든지 시간의 제약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하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시간이 많지 않을 때는 정확성보다는 방향성에 우선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③ 가설이 정답이고, 분석은 그것을 입증하는 절차가 절대 아닙니다. 그래서, 가설에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철저하게 여러분이 수집한 (검증된) 데이터, 즉 Fact와 자료가 보여주는 결과에 따라 유연하게 가설을 수정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여러 사람(협업)들과 결과를 공유하고 협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④ 여러 자료를 개별적으로 보여주는 것보다는 통합적으로 재구성해 보는 습관도 좋겠습니다. 어차피 여러분이 구한 자료는 다른 이들도 모두 구할 수 있는 자료일 확률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자료들을 잘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고, 또 자료가 없을 때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분석 자료를 만드는 것도 좋겠습니다.
오늘은 엉뚱한 이야기 두 개를 해 드렸습니다. 아래 2가지 이야기는 꼭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하나는 “문제 해결 프로세스 기본을 익혀야 한다. 수 없이 반복적으로 적용하고, 응용해 본 사람만이 상황에 맞게 커스터마이징도 할 수 있고, 그 상황에 맞는 최적의 방법론(프로세스)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문제에 접근할 때 “먼저 전체적인 숲의 모양을 살피고, 숲속으로 들어가서 하나씩 하나씩 살피는 방식으로 접근하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문제 해결 프로세스 세 번째 단계인 ‘분석’에 대한 설명해 드렸습니다. 분석 전에 “수집한 자료의 완전성, 유효성, 정확성 등을 점검하라”를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두 가지 정도 분석 예시를 설명해 드렸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분석 시 주의사항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다음 편에서는 분석에 대한 좀 더 다양한 예시를 설명해 드리고, 그 다음 단계인 솔루션 도출 단계에 대해 설명 하겠습니다. 아직도 문제 해결 상황이 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으시다면 걱정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번 작업이 끝나면, 예시를 통해 어떻게 최종 결과물이 나오게 되는지를 설명하는 기회를 갖겠습니다.
['누구나 전략기획 고수가 될 수 있다' 연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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