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2017년, IT와 금융의 융합 ② 블록체인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UN은 미래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거래와 디지털 화폐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 영역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측했는데요. 그렇다면, 블록체인이란 무엇일까요?

 

블록체인이란 ‘거래의 기록과 관리 권한을 중앙기관 없이 거래에 참여하는 모든 구성원의 개인 간(P2P)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 내역을 분산해서 블록(Block)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일정 시간 동안 돈을 주고받은 거래 내역을 수집하고, 승인을 받아 새롭게 만들어진 블록을 기존 블록과 체인으로 연결하는 것이죠. 이에 대한 사본을 각 사용자 컴퓨터에 분산시켜 저장하면 하나의 과정이 완료되는 구조입니다.



 왜 블록체인을 이용할까?

블록체인을 이용하면, 거래를 기록하는 데이터베이스를 따로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분산 처리로 해킹이 어려워 안전성도 보장됩니다. 또한, P2P 네트워크를 통해 참여자들이 모든 거래 기록을 가지고 있으므로, 거래 기록 수정도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블록체인 플랫폼이 전통적인 시스템과 구별되는 가장 큰 차이는 바로 신뢰를 담보해주는 ‘제3의 기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전통적 시스템에서는 거래 정보를 중앙집중형으로 관리합니다.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설립하고, 해당 기관에 높은 신뢰를 부여하는데요. 이를 유지하기 위해 기존 중앙집중형 시스템은 IT 인프라와 보안, 대규모 인력과 설비투자 등 높은 사회적 비용을 내야 합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에서는 거래정보를 특정 기관 중앙 서버가 아닌 P2P 네트워크에 분산하여 참여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합니다. 따라서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설립•운영하기 위한 인력 및 자원 투입이 불필요하고, 모든 거래기록이 구성원에게 암호화되어 공개되기 때문에 거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보안 측면에서도 해킹 등 정보유출의 표적이 되는 중앙 서버가 존재하지 않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악의적인 공격자가 블록체인 네트워크 전체 연산을 파악해 해킹, 조작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블록체인은 제품 및 서비스의 생산•소비•유통•관리 등의 측면에서 기존 산업 모습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산업 속의 블록체인

이 중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활발하게 적용되는 부문은 단연 금융산업입니다. 

IBM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은행의 15%가 올해 내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3년 내에는 무려 전 세계은행의 65%가 블록체인 솔루션을 도입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블록체인은 가상화폐(Bitcoin)에서부터 시작되어 P2P대출, 주식거래 플랫폼, 보험 스마트계약, 무역금융, 거래인증, 데이터저장, 공인인증 등 최근 핀테크 기술과 융합되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거나 개발 중에 있는데요.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하면 금융거래 운영절차가 간소화되고, 거래의 인증이나 검증과정에서 중개기관의 역할이 축소되면서 청산 및 결제에 소요시간이 단축될 것입니다. 또한, 최초 거래에서부터 모든 거래내역이 기록되고 공유되기 때문에 거래상대방에 대한 위험과 부정거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실시간으로 거래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어 규제•감독 효율성도 높아집니다. 더불어 대규모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기존의 고정자산에 투하되었던 자본 상당 부분 절감될 것입니다.


이미 해외와 국내 일부 기업에선 블록체인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국제 송금이나 환전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요. 미래에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결제시스템이 나타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데이터 분석의 활용도를 높여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가 제공되고, 스마트계약을 통한 자동화된 업무처리 시스템이 구축되는 등 향후 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해외 금융권에서는 지급결제시스템 거래검증과 기술 표준화 등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주로 공인인증서 또는 ID 로그인을 대체하는 개인인증에 대해 기술도입을 검토하는 추세입니다.



 블록체인 도입, 해외에서는?

우선 해외 금융권 블록체인 도입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국제 신용카드 브랜드 사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플랫폼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이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자체 기술확보를 위한 기술기업 투자, 플랫폼 저변확대를 위한 개발자용 API 공개, 포인트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① VISA


국제 카드 브랜드인 비자(VISA)카드는 기업을 대상으로 당일 해외송금이 가능한 국제 결제 서비스를 조만간 선보일 예정입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반 ‘VISA B2B Connect’는 미국 벤처기업 ‘체인’과 공동 개발한 ‘ChainCore’기술을 이용했습니다. 금융기관들은 이를 이용해 기업 간 해외송금 업무를 즉각 처리할 수 있게 됩니다. 


비자 B2B가 도입되면 은행 간 국제거래 인프라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가 독점하던 해외 송금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기업 간 해외 송금이 실시간으로 이뤄져 편의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사기 피해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스터카드(MasterCard)도 내부 연구소인 마스터카드 랩과 다수 스타트업과 함께 테스트 단계의 블록체인 API 서비스를 오픈했습니다. 


l Chian 사의 ‘ChainCore’ 기술 소개(출처: https://chain.com/technology/)


마스터카드 블록체인 API 서비스는 블록체인 Core를 비롯해 Smart Contracts, Payment Network API 등 3가지 API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API를 기반으로 P2P•B2B 결제를 비롯한 무역금융, 공급망관리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 및 테스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해당 API를 이용해 거래유형, 거래당사자 등에 대한 블록체인을 자체적으로 구성하거나 자체개발 스크립트로 기존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과 연동을 할 수 있습니다.


② 유니온페이(UnionPay)


중국 유니온페이는 미국IT기업 IBM과 손잡고 자사 고객들의 카드 사용에 따른 포인트를 폭넓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거래 시스템을 개발 중입니다. 이른바 ‘카드 포인트 거래소’입니다. 


고객들이 서로 다른 적립 포인트(항공마일리지, 쇼핑포인트 등)를 교환, 사용 등 모든 포인트를 블록체인 기반 거래소로 통합 관리한다는 목표입니다. 시범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중국 내 은행들과 협업해 상용화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③ American Express(AmEx)

미국을 대표하는 카드사 American Express는 블록체인 원천 기술 습득과 비즈니스 사례 개발을 위해 글로벌 블록체인 하이퍼레저(Hyperledger) 프로젝트 컨소시엄에 참여했습니다. 

하이퍼레저 프로젝트는 전 세계 모든 기업에서 범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프레임워크와 플랫폼 개발을 위해 지난해 12월 구성됐습니다. 현재 IBM과 인텔, 액센추어 등 글로벌 IT기업과 JP모건, 독일 증권거래소 등 금융기관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경우, 한국예탁결제원과 코스콤이 블록체인 원천 기술 습득과 비즈니스 사례 개발을 위해 지난해 말, 하이퍼레저에 가입한 바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AmEx가 이번 하이퍼레저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오픈 소스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코드베이스를 생성하는 100개 이상 기업들의 협업을 예상하는 분위기입니다. AmEx는 이미 2015년부터 비트코인 스타트업 ‘Abra’에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블록체인, 어떻게 발전할까?

블록체인은 기술 특성상 결제, 자금 이체, 정산 및 본인확인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면서도 보안성을 높일 수 있어, 은행에서도 이를 도입하려는 연구가 지속해서 진행 중입니다.

금융소비자의 결제 편의성 및 보안성을 높이는 결제 인프라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존 금융거래 관행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상당 부분 개선 가능하고, 많은 거래량에도 적은 비용으로 거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많은 은행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하기 위한 연구소를 출범하고 중국 내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차이나레저(ChinaLedger)는 중국 인민은행 및 국내 상업은행들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 도입 검토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대출서류 검증, 카드 부정 사용 등 금융거래사기를 방지할 방안으로서 적극적 도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오는 10월 UAE 최대 은행인 NBAD는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리플’(Ripple)과 제휴해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국제거래에 도입합니다. 에미레이츠 NBD 등 UAE 내 금융기관들도 향후 블록체인을 도입할 계획으로 향후 1.7조 달러 거래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HSBC, 씨티그룹, 크레딧 스위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거래 시 은행 간 자료공유 네트워크를 구성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Axoni 기술에 기반을 둔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축되며, 회사채 거래를 대상으로 프로토타입을 제작해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JP모간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으로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새로운 거래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런칭했습니다. 완전한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금융당국이나 거래당사자가 열람 가능한 네트워크 구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알리페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거래 보안성 향상 핵심기술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부정 사용, 이중지출 등 발생 가능한 금융거래사기를 효율적으로 차단해 금융소비자 편의를 높이겠다는 목표입니다.


태국 증권거래소는 올해 3분기까지 블록체인 기반 스타트업 증권거래소를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향후 중소기업 증권거래로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국내 금융권의 변화

국내 금융권에서도 블록체인 접목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국내 신용카드사는 주로 공인인증서와 ID 로그인을 대신하는 본인인증 기술에 먼저 적용해 고객 결제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을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기존 금융거래 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해야 했던 방식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적용되고 있으며, 향후 포인트관리, 생체인증 등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간편인증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반 비밀번호 개인인증을 상용화했습니다.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 6자리를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본인인증이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1월 블록체인 기술을 지문인증에 도입했습니다. 앱카드로 결제하거나 앱에 로그인할 때 공인인증서 대신 지문을 가져다 대는 것만으로 본인인증이 가능하게 하는 구조입니다. 또 전자회원 가입신청서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문서 위변조를 방지해 서류 작성 과정 등에서 정보유출 가능성도 줄였습니다. 


국내 은행업계와 증권업계도 연내 도입을 목표로 블록체인을 활용한 본인인증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소비자에게 생소했던 블록체인을 상용화하기 위해 국내 증권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융투자협회와 25곳 국내 증권사, 5개의 블록체인 기술회사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을 구성했는데요. 이 컨소시엄의 1차 목표는 18년 된 공인인증서를 없애고, 블록체인을 활용한 ‘공동인증서’로 대체하는 것으로 올해 하반기(7∼12월) 시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금융투자협회는 은행, 보험, 카드 등에서도 통용될 수 있도록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입니다. 단 한 번의 발급과 등록으로 모든 거래 시 인증이 가능해져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게 됩니다.


국내 은행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인증시스템과 함께 외국환 지정거래은행을 변경할 때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데 나섰습니다. 현재 팩스를 통한 거래내용 확인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 외국환 지정거래은행 변경을 블록체인을 이용해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것입니다.



 블록체인으로 그리는 금융시장의 미래

블록체인은 금융시장 전반에서 보안성과 경제성을 갖춘 효율적인 기술로써 활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점점 더 많은 벤처캐피털 자금이 블록체인 기업들로 향하고 있으며, 금융부문에서 채택될 경우 효율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며 소비자 비용이 낮아질 것입니다.

기술이 시장을 선도하며 서비스개선과 비용감소라는 상반된 가치를 추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로, 금융시장을 지속해서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다만 블록체인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과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합니다. 

UBS의 알렉스 바틀린(Alex Batlin) 핀테크 혁신연구소장은 기업에 비즈니스 모델, 기술요인, 법률 규제, 운영시스템 네 가지 영역에서 블록체인 도입에 대한 진단과 검토를 수행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을 도입하려는 금융회사는 새로운 기술 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유지비용 및 안정성 확보에 대한 준비와 유사시에 대비한 내부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글 l 김지혜 l 전자신문 금융 IT 전문기자 (저서: 로보 파이낸스가 만드는 미래 금융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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