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미디어 아티스트 송준봉입니다.
어제 새해 인사를 나눈 것 같은데, 벌써 2017년 1월의 후반기에 접어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매년 1월은 새해 계획을 고민하다가, 금세 지나 가버리는 신비로운 달이었던 것 같습니다. 2017년도의 1월이 빠르게 지나고 있지만, 아직 많은 시간이 남은 만큼 남은 기간을 잘 보내면 2017년도 보람차게 보내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지난 시간에는 빛(Light) 활용한 다양한 미디어 작업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 ‘예술과 IT’ 9번째 시간에는 인공지능(AI), 구체적으로는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 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작업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머신 러닝은 요즘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기술이기도 해서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계실 것 같은데요. 인공지능이 미디어 아트 분야에는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이 문단의 제목을 보고 ‘전에 한 번 썼던 제목 아닌가?’ 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정말 눈물이 날 만큼 기쁠 것 같습니다. 바로 ‘예술과 IT’ 연재 기획의 첫 번째 주제였죠.
● 예술과 IT - 컴퓨터가 그린 그림
머신 러닝을 통해 ‘렘브란트' 풍의 그림을 그리는 넥스트 렘브란트 프로젝트와 꿈속에서 본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Deep Dream Project 1등을 소개해드렸었습니다. 2
l (좌)넥스트 램브란트의 그림, (우) Deep dream Generator로 만들어 본 이미지
(출처: https://www.nextrembrandt.com(좌), http://deepdreamgenerator.com(우)
연재를 시작하지도 벌써 9개월이 되었는데요.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그동안 머신 러닝 연구 분야는 정말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사실 ‘발전했다’는 말보다는 ‘퍼졌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퍼짐’의 중심에는 tensorflow를 비롯한 몇몇 머신 러닝 라이브러리의 대중화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
대부분의 머신 러닝 라이브러리의 오픈 소스 정책 시행과 함께, 수많은 개발자가 일반인들도 조금만 공부하면 머신 러닝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것이죠.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었고, 최근 머신 러닝을 활용한 다양한 작업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전 연재 내용 중 주어진 이미지를 고흐 풍으로 바꾸어 표현하는 머신 러닝 관련 논문을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유스케 토마토(Yusuke Tomato)는 해당 논문을 토대로 이미지를 명화 풍으로 변환하는 라이브러리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였습니다. 4
● 유스케 토마토의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이제 누군가가 특정 작가의 그림 이미지를 프로그램에 업로드하는 것만으로 컴퓨터를 화가로 만드는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l 유스케 토마토의 라이브러리로 제작된 명화 풍 이미지
(출처: https://github.com/yusuketomoto/chainer-fast-neuralstyle)
프로그래머이자 예술가인 진 코건(gene kogan)은 작품을 큐비스트 미러(Cubist Mirror)와 칸딘스키 미러(Kandinsky Mirro) 라는 작업으로 만들었습니다. 웹캠이 설치된 디스플레이 앞에 서면 실시간으로 나의 모습을 큐비니즘 또는 칸딘스키 풍의 그림으로 그려서 보여주게 됩니다. 이 작업은 작년 서울에서 전시되기도 했는데, 관객들이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5
l 진 코건의 큐비스트 미러(좌), 작업으로 칸딘스키화된 team VOID 2인(우)
(출처: http://genekogan.com(좌))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과정이 아주 짧은 기간 안에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2015년 논문이 발표된 이후 2016년 초 오픈 소스 라이브러리를 공개하고, 2016년 중반 미디어 작업이 이루어질 때까지 약 1년이 조금 넘은 기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머신 러닝) 분야에서 연구가 아트(Art)로 전이되어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되다 보니, 연구인지 아트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개인적으로는 Google I/O 2016의 한 발표 꼭지였던 Machine learning & Art 발표 영상을 보고 느낀 바가 컸습니다.
● Google I/O 2016 ‘Machine Learning & Art’ 발표 영상
발표에서 나왔던 몇 가지 재미있는 내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보실 작품은 ‘Ernst’라 불리는 콜라주 메이킹 프로그램입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름부터 콜라주로 유명한 초현실주의 작가 막스 에른스트(Max Ernst)를 추종하고 있습니다. 주어진 이미지 데이터들을 가지고 에른스트 풍의 콜라주 작업을 만들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머신 러닝을 사용하지 않고 이미지들을 랜덤하게 콜라주 형태로 만드는 알고리즘을 구현했을 가능성이 보입니다만, 그 방법과 관계없이 결과물은 세련되고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발표자는 작업 과정에 콜라주로 사용될 기본 이미지를 사람이 직접 넣어야 하는 한계가 존재했고, 이미지의 수집부터 기계(Machine)에 맡기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직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인데 무섭네요.
l Run hipster run, Ernst 프로그램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egk683bKJYU)
l ‘Portrait finder’ 이제 역사 속에서 나를 찾는 것도 순식간이 될 듯!
l 누구나 체험 가능한 테라패턴 (출처: http://www.terrapattern.com)
국내에서도 인공지능을 주제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미디어 작가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승백, 김용훈 작가를 들 수 있는데요. 2012년 작업인 ‘Cloud face’로 Are Electronica 2014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적, 한 번쯤 생각해봤던 것을 구현해주었는데요. ‘Cloud face’는 구름 이미지 속에서 얼굴이라고 인식되는 부분을 찾아서 보여주는 작업입니다. 이 역시 머신 러닝의 얼굴 검출(Face detection)을 적용하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l ‘Flower’, 신승백, 김용훈 (출처: http://ssbkyh.com/works/cloud_face)
인공지능에 대한 의견도 분분한 것도 사실입니다. 인간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화에서처럼 인류를 지배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 분도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사람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습득하고 사람보다 나은 결과를 내는 것을 보면 두려워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흐름을 막을 수는 없기에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지는 것이 현재로써는 최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공지능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도 공부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머신 러닝에 관해 공부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구글의 텐서플로(TensorFlow)와 이미지 분류(Image classifying) 라이브러리의 한 종류인 t-sne를 활용하는 진 코건의 ‘머신 러닝 포 아티스트'를 뽑을 수 있는데요. 저도 공부 중이긴 하지만, 역시 쉽지는 않습니다. 연초를 맞아, ‘작심삼일’이 되지 않도록 꾸준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8
글 | 송준봉 | 미디어 아트 그룹 teamVOID
teamVOID는 현재 송준봉, 배재혁으로 이루어진 미디어 아트 그룹으로,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로봇, 인터렉티브, 키네틱, 라이트 조형 등 다양한 뉴미디어 매체를 통해 실험적인 시스템을 구상하고 그것을 작품으로서 구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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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스트 램브란트 프로젝트: https://www.nextrembrandt.com [본문으로]
- Deep dream project: http://deepdreamgenerator.com [본문으로]
- Tensorflow: https://www.tensorflow.org [본문으로]
- A neural algorithm of artistic style, Leon et.al, 2015. [본문으로]
- https://github.com/yusuketomoto/chainer-fast-neuralstyle [본문으로]
- https://aiexperiments.withgoogle.com [본문으로]
- https://cloud.google.com/vision/ [본문으로]
- 머신 러닝 포 아티스트: https://ml4a.github.io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