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대수술 들어간 '카카오 게임'...위기 탈출할까?

카카오가 자사의 게임 플랫폼 '카카오 게임하기'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적극적인 게임 개발사 모시기에 나섰다.

최근 대기업을 시작으로 유력 게임 개발자들이 카카오 게임 플랫폼을 거치지 않고 직접 서비스하는 '탈(脫) 카카오'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카카오 대대적 변화가 시장 흐름의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게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22일 '게임 개발사 파트너스데이'를 개최하고 앞으로 변화될 카카오 게임하기의 주요 기능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위기의 카카오 게임 사업을 살리기 위해 선봉에 선 남궁훈 카카오 게임사업 총괄 부사장은 “개발사 파트너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솔루션들을 제공하는 것이 게임 플랫폼으로서 카카오가 해야할 의무다”라고 밝히며, 적극적인 플랫폼 사업자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몸 낮춘 카카오...개발사 모시기에 '총력'

카카오는 다양한 개발사들을 '카카오 게임하기'에 입점시키기 위해 몸을 낮추고 대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 플랫폼 사업자에 머물지 않고 직접 퍼블리싱하고, 새로운 광고 상품과 개발사를 돕는 기능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최초 이용자 유입단계에서 파트너사에게 가입 확률이 높은 추천 친구목록을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톡 기반의 입소문(소셜 바이럴) 효과를 위해 움직이는 이미지 또는 동영상을 포함한 카카오톡 게임 초대 메시지 타임 확대로 집객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게임 노출 주목도를 높였다. 카카오는 ‘게임’을 카카오톡 4번째 탭으로 넣어 이용자 유입이 쉽게 만들 계획이다. 이번 기능 추가로 하루 평균 500만명 이상의 이용자가 게임 탭을 통해 방문할 것으로 카카오는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여러 마켓 결제를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멀티마켓 빌더도 제공한다.


게임 기능 강화를 위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도 제공한다. 이용자들이 직접 게임 길드를 만들어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길드 API를 제공하고 길드 가입과 동시에 카카오톡에 길드 채팅방을 생성해 길드원 끼리 소통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한다.

게임 내 ‘커뮤니티’ 강화를 위한 기능도 추가된다. 특히 게임 캐릭터명과 연동하는 게임 특화 게시판을 제공하면서, 보이스채팅 기능을 추가해 실시간 대화도 가능토록 변화를 모색한다.

게임 광고 역시 전략적인 기능을 녹여 넣는다. ‘카카오게임 애드플러스(AD+)’를 통해 파트너사들의 추가 수익을 돕는다. AD+를 도입한 게임은 월 매출액에 따라 차등화된 플랫폼 수수료율(3000만원 이하 0%, 3000만~3500만원 이하 7%, 3500만~1억원 이하 14%, 1억원 초과 21%)을 적용한다. 기존 출시작에도 파트너사가 AD+ 도입을 원할 경우 카카오와 관련 계약서를 작성하고 게임 내 SDK를 탑재하면 된다. 이는 7월 정식 서비스 예정이다.

‘카카오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에게도 혜택을 제공한다. 이용자(VIP)케어 프로그램을 신설, 카카오게임 공통 마일리지와 카카오게임 등급을 도입해 카카오게임에서의 활동에 따라 혜택을 부여한다. 휴면·이탈 유저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파트너사들이 유저 이탈율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고민중이다.

이밖에 게임 퍼블리싱 역시 카카오와 계열사 엔진이 공동으로 진행해 능력 있는 중소 개발사를 발굴한다. 퍼블리싱 계약 후 기술지원 등을 통해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을 도와주며, 일정 수준의 기준 충족 시 ‘카카오게임 S’ 브랜드를 달고 출시되는 혜택을 준다.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도 해당 시점에 서비스 출시를 희망하는 파트너의 경우 엔진 퍼블리싱을 통해 카카오 채널링 형태로 입점할 수도 있다. 또한 퍼블리싱 계약을 맺은 업체는 카카오 입점 수수료를 받지 않은 등 대대적인 혜택과 변화가 도입돼 도움을 준다.



◆ 대수술 거친 카카오 게임하기...대형 개발사 반응 '글쎄'

파격적 변화를 앞둔 '카카오 게임하기'에 모바일 게임 개발사들은 높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중소 게임 기업들과 인디 게임 개발사는 이번 ‘카카오 게임하기’ 변화에 반기는 분위기다.

한 중소 게임 개발사 직원은 "인력이 적어 게임 개발에 집중하는데도 버거운 상황인데, 카카오에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은 앞으로 게임 개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 게임하기’ 입점 문턱이 높아 어려운 상황을 겪었기에, 그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고 도움도 얻는 다는 점에서 좋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대형 게임 개발사나 대형 역할수행게임(RPG)을 개발하는 회사들은 카카오의 대변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과 다양한 혜택이 늘어났어도, 굳이 ‘카카오 플랫폼’에 들어갈 수수료를 나누기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개발사들은 카카오 플랫폼 자체의 유저풀이 하드코어 RPG 장르에서는 큰 힘을 얻지 못한다면서, 캐주얼 장르에는 카카오 게임을 이용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유력 게임 개발사 한 임원은 "중소 기업들에게는 큰 도움 되는 내용이지만, 어느 정도 퍼블리싱 능력을 갖춘 회사에게는 큰 매력요소는 없는 것 같다"면서 "모바일 게임 시장이 바뀌며 퍼블리싱 역시 변화되는 모습인데, 대형 게임 개발사들이 자체 유저풀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수료를 (카카오와) 나누어 먹기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형 게임 개발사 관계자 역시 "소규모 기업들에게 이번 기능은 매력적인 요소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사나 퍼블리셔들에게 큰 메리트가 없어 보인다"면서 "그렇다고 ‘카카오 게임’을 버리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장르에 맞춰 대응할 계획인데, 캐주얼 장르에는 유저풀이 많은 카카오 게임에 대응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카카오 게임 사업’이 위기라는 평가를 받는 것에는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가 줄고 있는 현상 때문이데, 카카오는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기능들이 향후 대형 게임사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현재 대형 게임 개발사와 개별적으로 논의하고 있고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에 공개된 게임 기능 강화 API는 길드원을 연결하는 커뮤니티와 보이스 채팅 등 RPG를 개발하는 회사들에게 좋은 기능으로 작용돼, 향후 이 기능을 활용한 게임이 좋은 성과를 내놓는다면 그들의 반응과 평가가 달라질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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