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뮤 오리진'으로 수백억 챙긴 웹젠…기부금은 '고작 60만원'

중국산 모바일 게임 '뮤 오리진'으로 수백억원의 영업 이익을 챙긴 '웹젠'이 작년 기부금은 고작 60만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경우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웹젠은 기부금을 계속 줄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국내 주요 게임 상장 기업 중 최하위권이다.

웹젠(대표 김태영)의 2015년 연결감사보고서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부금을 매년 줄이고 있다.

2012년 2000만원의 기부금을 냈던 것에 이어 2014년에는 100만원, 2015년에는 고작 60만원을 기부했다. 매출 증가와 정반대로 기부금은 매년 쪼그라드는 상황이다.

웹젠 매출 200% 이상 급증가, 기부 CSR 비용 매년 감소

작년 웹젠은 그 어느 회사보다 크게 성과를 낸 기업으로 꼽힌다. 특히 웹젠의 2015년 연간실적을 보면 영업수익 2422억원(게임매출 2419억원), 영업이익 747억원, 당기순이익 6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대비 영업수익이 230%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425%,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614% 오른 수치다.

높은 실적을 올린 웹젠은 중국에서 수입한 모바일게임 ‘뮤 오리진’이 성과를 내면서 성공했다. 뮤 오리진은 웹젠의 대표게임인 뮤 온라인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해 모바일게임으로 만든 작품이다.

‘뮤 오리진’은 작년 상반기에 출시된 후 현재도 국내 게임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흥행 여부에 게임사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웹젠은 뮤오리진으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주요 모바일 게임사로 거듭났다.

폭발적인 매출 성장과 모바일 시장에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도, 이 회사는 기부금 사회 공헌 활동에는 인색한 모습이다. 특히 경쟁 게임 개발회사들은 다양한 사회공헌(CSR) 활동과 수천만원 또는 수억원대에 기부금을 내고 있어 더욱 비교된다. 

외국계 게임 회사인 라이엇게임즈의 경우 국내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며 수십억원대의 기부금을 매년 납부하고 있고, 엔씨소프트, 넥슨, 위메이드, 컴투스, 와이디 온라인 등 주요 게임사들도 억대 기부금을 내놓고 있다. 물론 회사 실적이 좋지 않아 기부금이 없는 게임 상장사도 있지만, 지난해 큰 실적을 올린 웹젠이 기부 활동을 안 한 점은 지적이 나올 만하다.

업계 한 홍보 관계자는 "저도 개인적으로 매년 60만원 이상의 기부금을 내는데, 작년 말부터 시작해 올해 크게 성장한 웹젠이 60만원에 기부금을 냈다는 점이 놀랍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는데 웹젠도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공헌 활동 크게 줄어...기업 홈페이지 2012년 활동사진 그대로

웹젠의 사회공헌 활동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2012년 이후 사회 공헌 홍보 활동은 더욱 뜸해진 모습이다.  

이를 증명하듯 웹젠 기업 홈페이지에는 2012년 사진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했는데 게재를 못 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그나마 최근에 사회공헌 활동을 조금씩 시작했다.

기부금이나 사회공헌을 무조건 알려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니지만 2012년 사진이 그대로 기업을 대표하는 홈페이지에 남아있다는 점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현재 웹젠은 장애인표준사업장인 '더 사랑'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 이 역시 홍보가 덜된 모습이다. 최근에서야 김병관 웹젠 의장이 총선에 나서며 '더 사랑'을 통해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더 사랑'은 2012년 이후 이렇다 할 홍보가 없었다. 웹젠 기업 페이지에도 '더 사랑'을 알리는 자료를 찾을 수 없다.


'더 사랑'의 경우 NHN엔터테인먼트가 웹젠을 계열사로 가지고 있을 당시 웹젠 100% 지분을 출자해 만든 곳이다. 이곳은 2012년 설립 당시 NHN엔터테인먼트가 주도하에 사회 공헌을 알리고 홍보 활동을 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NHN엔터가 웹젠 지분을 모두 매각한 이후, 따로 판교 최초 장애인 표준사업장 ‘NHN굿프렌즈’ 를 출범하며 적극 사회 공헌을 시작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게임업계 홍보 관계자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은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알릴 수 있는데, 이를 왜 적극 홍보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철현 기자 ppchu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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