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기자수첩] 원영이 사건 연루된 웹젠 뮤오리진 이대로 둬도 되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원영이 사망 사건을 계기로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불거지고 있다. 특히 원영이 사망의 원인으로 계모가 게임에 빠져 아이를 돌보지 않았다는 게 문제로 지적됐다. 원영이 계모는 뮤오리진이라는 모바일 게임 아이템 구입에 수천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사건 사고가 생기면 게임이 연관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임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안타까운 일인데, 이번 원영이 사망 사건 역시 게임이 영향을 줬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원영이 계모가 게임에 수천만원의 돈을 탕진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원영이 계모가 게임 머니로 수천만원을 탕진하게 한 웹젠 뮤오리진은 어떤 게임일까. 웹젠이 서비스하는 뮤오리진은 인간의 신분상승 욕구를 자극하는 독특한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게임은 한국 게임 뮤 온라인 IP(지식재산권)를 이용해 중국 개발사가 만든 중국산 게임이다. 특히 게임 안에는 중국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VIP 시스템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VIP시스템은 돈사용 여부에 따라 등급별 차등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마치 사회적 신분을 게임 안에 녹여 넣은 듯한 모습이다. 현금을 사용해 누적 포인트 금액에 따라 등급이 나눠지고, 등급에 따라 혜택과 보상이 달라진다. 돈을 많이 투자하고 적립해야만 신분(VIP)이 상승하는 구조이다.

현재 뮤오리진 VIP 등급은 1에서 10등급까지 올릴 수 있다. 10등급까지 올리기 위해서는 현금으로 무려 660만원의 금액(보석)을 쏟아부어야 한다. 여기에 캐릭터 레벨업을 동시에 하려면 1000만원 이상의 금액을 투입해야 한다는 게 게임을 즐겨하는 대다수 이용자들의 얘기다. 

VIP 시스템을 보면 원영이 계모가 왜 수천만원을 뮤오리진 게임에 사용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나치게 돈을 투자해야 하는 방식의 구조는 게임에 빠지게 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좋은 게임들이 많은데 중국산 뮤오리진 하나 때문에 게임이 나쁘게 보이진 않을지 우려스럽다.

박철현 기자 ppchu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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