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일하기 좋은 기업' 데브시스터즈..."일(신작)은 언제해?" 주주들 '부글부글'

모바일 게임 상장사 '데브시스터즈'가 국제 표준 평가 모델인 GPTW가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에서 주목 받았지만, 정작 회사에 투자한 주주들은 불만이 커지고 있다.

데브시스터즈 투자자들의 제일 큰 불만은 일하기 좋은 기업인데 제대로 된 일은 언제쯤 하느냐는 것이다. 이 회사는 쿠키런 게임을 내놓은 이후에 이렇다 할 신작 모바일 게임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말 콘텐츠와 이름만 바꾼 쿠키런 후속작과 최근 소규모 프로젝트로 개발한 인디게임 'Tape it Up!' 출시가 전부다.

◆ 데브시스터즈, '일하기 좋은 기업' 대상 이어 올해 4위

데브시스터즈는 GPTW Institute에서 주관하는 '2017 아시아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Best Workplaces in Asia)' 시상식에서 중소기업(Small & Medium Companies) 부문 4위에 이름을 올렸다.

GPTW(Great Place To Work)는 신뢰경영지수, 기업문화평가를 통해 일하기 좋은 일터를 선정하는 제도로, 미국을 비롯해 한국, 유럽연합, 중남미, 일본, 인도 등 세계 50여개국에서도 동일한 방법으로 적용되는 국제 표준 평가 모델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GPTW코리아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한 '2016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에서 대상을 받은 바 있다.

데브시스터즈는 '님' 호칭을 기반으로 형성된 직급 없는 수평 조직 체계와 열린 커뮤니케이션, 정기적 전사 회의를 통한 투명한 사내 정보 공유, 누구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는 자율적인 업무 분위기 등 건강한 기업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구성원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쾌적한 근무 환경 및 업무, 개인의 성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 기회, 가족 건강 검진 등 지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 일하기 좋은 기업인데 진짜 일(신작)은 언제쯤...투자자 불만

데브시스터즈는 좋은 복지와 업무 환경을 제공하고 있지만 게임 개발 속도에서는 너무나 더딘 상황이다. 데브시스터즈는 모바일 게임 '쿠키런' 하나를 대성공 시키고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이후 후속작을 재시기에 내지 못해 2년 연속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 40억원, 영업손실 38억원, 당기순손실 3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매출 26억원에서 14억원이 증가했지만 손실 역시 함께 증가했다. 지난해 종합 매출은 152억원, 영업손실은 121억원을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 때문에 1년전 3만원에 가까웠던 주식은 1만원대로 곤두박질 친 상태이며, 주주 게시판에는 불만과 부정적인 글이 상당수다. 특히 일하기 좋은 직장 선정 내용에 대해 노골적으로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데브시스터는 올해 최초로 미디어 행사를 열고 다수의 신작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된 신작들이 하반기 또는 내년 출시를 기약하고 있다.

이미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가 명시한 시기에 게임이 제대로 출시돼 성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고 있다. 이 회사는 '쿠키런' 후속작을 수년전부터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매번 연기하다 지난해 뒤늦게 출시했다.

실적 부진과 주가하락,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며 사면초가에 빠진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신작 게임 7종을 바탕으로 쿠키런의 흥행에만 매달린 위험 요소와 부진한 게임 사업의 반전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신작 7종 중 쿠키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은 3종이 준비되고 있다.

올 3분기 '쿠키런 디펜스'를 시작해 4분기 '쿠키런 퍼즐', 2018년 1분기 '쿠키런 RPG'를 내놓을 계획이다. 이밖에 4종의 신작은 4분기 '프로젝트 액션 RPG'와 '프로젝트 MOSNG' 2018년 전략 대전게임 '프로젝트AP'와 '프로젝트S'를 개발하고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에서 보여주듯 데브시스터즈는 흥행작을 발굴하지 못하며 매년 손실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고, 너무나 완벽주의에 빠져 게임 개발이 더딘 부분도 있다"며 "다중접속(MMO)장르가 시장 트렌드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캐주얼로 집중된 신작 및 신생 게임사와 작업은 여전한 이 회사의 불안요소다"고 말했다.

데브시스터즈 홍보실 관계자는 "신작 준비는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고, 일정 변경도 현재까지는 없다"며 "3분기에 나올 디펜스 게임의 기본적인 굴곡은 나왔다. 내부적으로 포커스그룹테스트(FGT)을 진행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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