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인공지능 이기는 영어첨삭 서비스, 채팅캣”

인공지능 기술이 뜨면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분야가 바로 기계번역이다. 실제로 최근 구글 번역이나 네이버 파파고같은 서비스의 번역 품질을 보면 놀라울 정도로 좋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어 첨삭’ 서비스로 스타트업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사람이 있다. 채팅캣 설립자 에이프릴 김 대표다. 기계번역 기술이 정교해질수록 영어 첨삭같은 서비스는 사라질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채팅캣은 최근 18개월간 매출이 매달 15%씩 성장했으며, 전세계 사용자를 꾸준히 모으고 있다. 인공지능, 기계번역이라는 화려한 신기술을 없이 이 단순한 영어 교정 서비스는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그 비결은 ‘문제 해결’에 있다.

기계 번역 VS 사람 번역

채팅캣 서비스의 개념은 단순하다. 사용자는 영어 문장을 모바일이나 웹에 작성한다. ‘튜터’라는 원어민은 제출된 문장을 보고 교정 및 첨삭을 한다. 사용자가 첨삭을 요청할 때는 비용을 내야 하고, 튜터는 그 비용의 일부를 받는다. 비용은 A4 용지 기준 영어 문장 8-10줄에 약 2달러다. 물론 사용자는 구글 번역이나 맞춤법 검사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만약 ‘도대체 왜, 누가 고작 짧은 문장 몇 개를 위해 돈을 지불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그 사람은 업무상 외국인과 소통한 경험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어로 이력서를 쓰거나 자기소개서를 쓴다고 생각해보자. 우리는 그 문서를 받는 사람에게 최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그래서 1-2페이지 남짓한 글의 맞춤법, 문장, 표현 등을 고치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비슷하게 외국인 고객이나 외국인 거래처를 대할 때면 어떨까? 실수는 없는지 더욱 면밀히 살펴볼 것이다. 단어의 뉘앙스는 어떤지, 더 세련된 문장 표현은 없는지, 너무 똑같은 문장 구조만 사용하지 않았는지 몇 번이고 고치게 된다. 그래서 영어 실력이 아주 뛰어나지 않는 사람이라면 영어 이메일을 보내거나 영어 문서를 작성하는 데 10분, 검수하고 고치는 데 30분이 걸리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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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을 간파한 게 채팅캣이다. 채팅캣을 이용하면 커피 한 잔 값으로 원어민에게 내 비지니스 영어 이메일을 첨삭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다. 첨삭 답변은 평균 2분. 거의 실시간이다. 실제로 채팅캣의 유료 고객 상당수가 직장인이라고 한다. 에이프릴 김 대표는 “채팅캣에 요청한 문장 70%가 업무를 위해 작성된 문장”이라며 “그 중 상당수가 영어 이메일 내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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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캣 서비스(사진 : 공식 홈페이지)

채팅캣 아이디어는 에이프릴 김 대표의 경험에서 나왔다. 에이프릴 김 대표는 한국에서 마케터와 컨설턴트 생활을 하다가 미국으로 이주해 직장생활을 했다. 유학 경험도 있던 그녀는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미국 고객을 상대하면서 보다 완벽한 영어를 구사해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단어, 표현 하나 일일이 신경쓰며 영작하다보니 ‘간단한 문장을 빨리 첨삭받고 영어 실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고민에 이르렀다.

“미국에서 일하는 수많은 이민자 그리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모든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원래 글쓰기를 좋아했고, 글쓰기가 제 큰 강점이라고 생각했어요. 언론사에서 필진으로 활동한 적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글이 저의 큰 단점이 됐던 거예요. 그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보니 채팅캣 서비스의 주요 기능들이 떠올랐어요.”

기본 번역 서비스가 영어 초급자에게 유용하다면, 채팅캣은 어느 정도 영작문이 가능한 사용자에게 활용도가 높다. 간단한 영작문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영어 문장이 정말 영어다운 표현인지, 좋은 문장인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이 부분은 번역 서비스에선 알수 없고, 원어민이나 전문강사에게 첨삭받아야만 배울 수 있다. 그래서 채팅캣은 단순히 번역 서비스가 아니라 교육 효과를 담고 있다. 튜터는 사용자가 쓴 문장을 활용해 좋은 단어와 표현으로 고쳐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영작실력을 높일 수 있다. 번역을 해주는 원어민도 ‘번역가’가 아닌 ‘튜터’가 한다. 우리말로 과외선생님, 개인교사쯤 된다. 에이프릴 김 대표는 “채팅캣을 교육과 결합하는 방향을 검토하긴 했다”라며 “하지만 이미 관련 시장에 교육 서비스가 많은 것을 보고 우선은 채팅캣 기본 기능에 충실하기로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채팅캣과 유사한 서비스는 그래멀리, 진저 등이 있다. 이러한 서비스는 주로 기계 번역에 의존해 스펠링이나 주어 동사의 수의 일치같은 기본적인 영문법에 맞춰 문장을 고쳐준다. 에이프릴 김 대표는 “글이라는 것은 1개의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계가 번역하면 단순한 표현이 나올 수 있지만 사람이 첨삭하면 보다 매력적인 글로 바뀔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성장을 돕는다는 점이 가장 보람차”

채팅캣 서비스는 명확한 고객군이 있는 게 장점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전국민으로 사용자를 확대하기 어려울수 있다. 이커머스, O2O처럼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보통 성장이 빠르지 않은 경우, 많은 스타트업 설립자는 이전 경험을 기반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거나 다른 기업에 합류하곤 한다. 하지만 3년이상 사업을 이어온 에이프릴 김 대표는 아직 다른 사업 아이템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녀는 “채팅캣은 아직도 내가 매일 쓰고 있을만큼 꼭 필요한 기술”이라며 “채팅캣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사업 아이템은 아직 없다”라고 설명했다.

“제가 필요해서 만든 서비스여서 그런지 저희 고객들의 성향은 저랑 비슷하더라고요. 저처럼 해외에 나가고 싶어하고, 글로벌한 인재로 성장하고 있고, 영어를 잘하고 싶어하는 분들이세요. 또 영어를 못해서 실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을 싫어하고, 항상 성장을 추구하는 분인 거죠. 그런 분들이 채팅캣의 고객이라는 점은 정말 큰 자부심을 느끼게 해요.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픈 마음도 들고요. 실제로 채팅캣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해외 취업에 성공하거나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다는 피드백을 종종 받았는데 그때는 정말 보람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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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프릴김 채팅캣 대표(사진 : 채팅캣 제공)

현재 채팅캣에서 활동하고 있는 원어민 튜터는 900여명. 대부분이 북미 원어민이고, 나머지는 영국, 호주,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등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튜터와 사용자가 무작위로 연결됐지만 앞으로는 튜터의 전문 분야를 고려해서 맞춤형 첨삭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법학 지식이 있는 튜터에게는 법률 관련 문장을 더 배정하는 식이다. 교정 품질이 높은 튜터를 위해 튜터 평가나 리뷰를 통해 인센티브를 받는 방식도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스타트업이 목표를 이루려면 어느 정도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배우는 시간도 필요했고요. 과거에는 다양한 일을 무작정 다 소화하느라 바쁜 생활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보다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면서 다음 단계로 도약하려고 해요. 팀원도 늘리고 올해부터는 B2B 사업에 더 공략할 예정입니다. 글로벌 시장도 꾸준히 관리할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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