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삼성전자, 가정용 마이크로LED TV 공개..주목할 포인트 ‘둘’

삼성전자가 10일 유튜브 웨비나를 열고 가정용 110인치 4K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2018년 국제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146인치 마이크로 LED TV ‘더 월’을 선보인 지 3년 만이다. 가격은 무려 1억7000만원. 내년 초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미국, 유럽, 중동 등에서 ‘VVIP 고객’들에게 팔리게 된다.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 (사진=삼성전자)

일반인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크기와 가격대라는 점에서 이 제품은 판매보단 ‘기술적 과시’와 프리미엄 제품 소비층 공략에 방점이 찍혀있다. 마이크로 LED가 무엇이고 삼성전자가 어떤 식으로 제품 생산의 기술 난제를 해결하고 있는지, 향후 극복할 지점은 무엇인지를 풀어봤다.

‘110인치 4K’일까

마이크로 LED TV는 스스로 빛나는 RGB 픽셀(소자)을 소형화해 기판에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업계와 학계에선 소자 당 크기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부터 마이크로 LED라고 부르는데, 삼성전자는 2019년 35×65㎛의 더 월을 선보이며 진정한 마이크로 LED 시대로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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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LED TV는 기판 3.3㎡ 크기에 830만 개의 RGB 픽셀, 2480만 개의 서브 픽셀을 심는다. 이를 양산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건 아직 ‘현재진행형’인데,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B2B용 사이니지에서 한 발 더 나가 가정용까지 만들게 된 것이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 RGB 소자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아래로 낮춘다. (자료 사진=키움증권)

다만 110인치라는 비교적 큰 크기에 4K라는 화질이 상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크로LED 소자는 유기물로 이뤄진 OLED에 비해 그 크기가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TV 제품의 소형화가 어려운 주된 이유로 꼽힌다. 결국 크기가 큰 만큼 해상도가 높아야 이를 커버할 수 있지만 4K 화질로는 통상 88인치 TV까지만 유의미한 화질이 나온다는 게 사용자들의 목소리다.

일견 상충하는 삼성의 이 같은 선택은 아무리 초고가 라인업이라도 가정용인 만큼 ‘가성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8K로 갈 때 필요한 서브 픽셀은 1억 개에 달하는데, 소자 1개당 가격을 1원씩으로만 잡아도 단순 소자에서만 1억원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146인치에 8K 화질로 선보인 더 월이 40만 달러라는 가격에도 팔린 건 B2B 전용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가정용은 이렇게까지 가격을 끌어올리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1억7000만원 110인치 초대형 TV임에도 4K라는, 초고가 제품치곤 상대적으로 화질이 낮은 제품이 탄생한 배경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 10일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출시 웨비나를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허재영 상무, 최용훈 부사장, 추종석 부사장, 조정혁 전무, 김보겸 상무.(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여기서 생길 수 있는 기술적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커버하기로 했다.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에 탑재된 ‘마이크로 AI 프로세서’는 QLED 8K에 적용된 퀀텀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자발광 특성을 결합해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개별 소자가 가진 잠재력을 극한의 수준까지 끌어내겠다는 게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10일 열린 웨비나에서 최용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마이크로 LED TV는 해상도 차이를 뛰어넘는 궁극적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 제품”이라며 “기존 디스플레이에서 낼 수 없는 빛과 색을 재현할 수 있는 화질의 끝판왕인 만큼 직접 경험하고 평가해달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대량생산, 언제쯤 가능할까

마이크로 LED는 향후 OLE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백라이트 없이 각각의 소자를 끄고 켤 수 있어 명암비가 좋다는 점에서 OLED와 같다. 소자가 작아 디스플레이를 구부리기 쉽다는 점에서 웨어러블, 플랙서블 디바이스에도 적용할 수 있다. 여기에 OLED가 갖는 단점도 마이크로 LED에선 극복할 수 있다.

유기물을 소자로 쓰는 OLED는 소자의 수명이 짧고 색이 번지는 번인(Burn-in)과 밝기 문제 등이 상존한다. 반면 무기물을 쓰는 마이크로 LED는 수명이 길고 밝으며 반응속도도 빠르고 소비 전력도 5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든다. 여기에 편광판과 CF 글라스도 없어지면서 더 얇게 제품을 만들 수 있다.

TFT LCD와 OLED, 마이크로 LED 구조. 마이크로 LED로 갈수록 단순화되는 게 보인다. (자료 사진=키움증권)

중국과 대만에서 메이저 업체들이 마이크로 LED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고, 이에 소자 비용이 낮아지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질 경우 장기적으론 유의미한 가격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제는 현재의 전사 기술, 수율 수준으론 대량생산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은 지난 4월 발간한 ‘마이크로 LED : 작음의 미학’ 리포트에서 마이크로 LED의 기술적 난제로 전사(Transfer) 기술을 꼽은 바 있다. RGB 소자를 기판에 심는 데 있어 수율 문제가 생기고, 또 수천만~수억 개의 소자를 심는 데 막대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리서치를 담당한 김지산·한동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1초에 한 번씩 1000개의 LED를 옮긴다고 가정하면 4K UHD를 위해선 2400만 개의 LED 픽셀이 필요해 TV 1대 당 6시간 40분이 소요되는 게 현실적 문제”라며 “전사공정에선 LED 두께가 얇아야 유리한데 업계에선 향후 2~3년 내 전사공정이 목표 수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최용훈 삼성전자 부사장은 웨비나에서 “대량생산이 가능하냐고 묻는데 가능하다”라며 “초고속 실장(기판에 소자를 심는 것) 기술뿐만 아니라 여러 기술을 확보해 이미 시장에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B2C 시장으로 가기 위한 대량생산은 2021년 1분기 중 가능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의 성공은 그룹의 디스플레이 중장기 전략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삼성은 QD디스플레이(QD-OLED)와 QNED(퀀텀닷 나노 디스플레이)를 차세대 기술로 개발하고 있는데,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 내년 중고가형 라인업에서 선보일 미니 LED TV와 고가형 이상인 마이크로 LED TV가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패널 ‘공백’을 메워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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