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 줄고 빈부격차 심해질 것”
국민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조사한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일자리 문제와 부의 분배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일자리가 줄고 빈부격차가 심화할 것으로 보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4월27일 미디어이슈 3권 4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발행했다. 20-50대 성인남녀 104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0%p)를 실시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 정보, 일자리 전망, 필요한 교육 영역, 정책영역에 대한 조사를 했다. 조사 대상의 90.8%가 4차산업혁명 관련 정보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 및 빈부격차 악화될 것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인가’하는 전망에서는 조사 대상의 89.9%가 ‘그렇다’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은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다’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76.5%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4차 산업혁명이 미래세대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83.4%가 동의했다. 학력이 낮을수록, 사회계층구조 중 하층에 속한다고 느낄수록 일자리 감소를 더 크게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질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85.3%의 응답자가 동의했다. 남성의 경우 82.2% 여성은 88.4%가 빈부격차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하는 일자리는 제조업노동이었다. 응답자의 63.7%가 제조업노동자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그다음으로 ▲은행원 ▲사무직 노동자 ▲판매사원 ▲택배(배달)기사 순으로, 사무직 일자리와 비교적 단순 노동형태의 직종에 일자리 위협이 발생할 것이라고 평가됐다. 특히 은행원이 줄 것이라는 응답 비율이 높았는데,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최근에 은행지점 대거 축소 관련 기사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또 전문직 중에서는 회계사와 같이 업무 내용 자체가 계량화가 쉬운 직군이 크게 위협받는다고 평가됐다.
4차 산업혁명=인공지능?
이처럼 국민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느끼는 부정적 인식은 ‘알파고 쇼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로봇 등 IT 기술 융합을 통해 이전의 산업 패러다임과는 다른 복합적 산업구조의 변화를 말한다. 국민들은 이중 특히 AI를 4차 산업혁명과 등치 시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들었을 때 연상되는 단어’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59.8%가 인공지능이라고 답했다. ▲IT기술(12.7%) ▲로봇(11.8%) ▲자동화(6.6%) 등이 뒤를 이었는데 AI라고 답한 응답 비율과 현격한 차이가 있다. 10명 중 6명꼴로 4차 산업혁명을 AI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셈이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해 있었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에 대한 관심으로 인공지능을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긍정 평가와 대책
일자리에 대한 불안감이 높게 나타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혜택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았다. ‘4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라는 질문에 대해 82.6%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4차 산업혁명은 경제의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다’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82.4%가 동의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여가시간이 많아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다’라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의 55.5%가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일자리 위협에 대비하는 데 필요한 교육으로는 ▲창의력 교육(31.3%) ▲코딩 교육을 포함한 컴퓨터공학(26.1%) ▲컴퓨터공학 이외의 공학 계열(18.2%) ▲인문학(11%) ▲기초과학(10.8%) 등이 순서대로 꼽혔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 가장 시급한 정부 정책으로는 초·중·고 교육혁신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23.6%로 가장 높았고 ▲실업대책 및 복지정책(21.6%) ▲새로운 기술 개발 지원(19.7%) ▲기본소득 보장(12.8%) 등이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