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LTE 우선모드 권하는 5G 시대

“5G폰 끊긴다던데…”
“설정에 들어가면 LTE 우선모드가 있다. 문제가 될 거 같으면 LTE 우선모드를 쓰면 된다.”

올해 5G 가입자 수가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작 5G폰을 LTE폰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5G망이 불안정한 탓에 간헐적인 연결 끊김 문제, 배터리 소모 증가 등으로 LTE망만 사용하는 ‘LTE 우선모드’가 권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5G폰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LTE 우선모드가 상식처럼 통한다. 통신사 대리점 판매원조차 LTE 우선모드를 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5G를 지원하는 LG V50 씽큐와 삼성 갤럭시S10 5G

LTE 우선모드 권하는 판매자

직장인 이 아무개 씨(28세)는 이동통신사에서 일하는 지인을 통해 최근 ‘갤럭시S10 5G’를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이 씨는 아직 5G가 잘 안 터지는 것 아니냐고 문의했고, LTE 우선모드를 쓰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는 5G망이 잘 터지지 않으니 5G망이 안정화될 때까지 LTE 우선모드를 사용하라는 얘기다. 이 씨는 “언 발에 오줌 누기 같은 느낌”이라며 “최신 5G폰을 샀는데 이렇게 사용하는 게 좀 웃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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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통신사 대리점을 취재해본 결과 판매원들이 LTE 우선모드를 권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 통신사 대리점 판매원은 5G폰 구매 상담 과정에서 5G망의 불안정성에 대해 문의하자 “솔직히 말하면 저는 LTE 우선 모드로 쓰고 있고, 버벅거리는 곳이 있기 때문”이라며 “5G 모델이고 가장 요금제가 높은 프리미엄 모델인데 LTE 우선 모드로 쓰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통신사의 5G폰 지원금 정책을 언급하며 “3G에서 4G로 변경할 때 과도기처럼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많은 지원을 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통신사 대리점 판매원은 “5G망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은 설정에 들어가면 LTE 우선모드가 있다”라며, “5G가 잘 안 되는 지역, 예를 들어 강원도 원주 시내에 갔는데 외곽 지역에서 안 될 때 LTE 우선모드를 권하는 편이고 어차피 5G가 잘 안 터질 게 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갤럭시S10 5G의 모바일 네트워크 옵션, ‘5G/LTE’ 또는 ‘LTE’ 모드 선택 옵션이 제공된다.

이 밖에도 여러 휴대폰 판매점으로부터 수도권이 아닌 지역이나 5G 신호를 잡는 과정에서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문제로 상담 과정에서 LTE 우선모드를 권하기도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비싼 5G 요금 내고 LTE 쓰는 사용자

서울 지역에서 LTE 우선모드로 5G폰을 쓰고 있는 이 아무개 씨(31세)는 “5G 우선모드로 썼을 때 5G 신호를 잡으려고 채널 탐색을 하면서 5G 기지국이 없는데 헛방망이질을 하고 배터리 소모를 한다”라며 “그거 때문에 배터리 효율이 안 좋아지니까 5G 모드가 아닌 LTE 우선모드로 쓴다”라고 불편을 호소했다.

5G 상용화 직후 ‘갤럭시S10 5G’를 구매한 오도영 씨(27세)는 “5G폰이 출시되자마자 샀는데 처음에는 폰을 껐다 켜야 될 때도 많았고 LTE보다 느릴 때도 있었다”라며 “인터넷이 멈출 때도 있었지만 최근 이런 현상은 줄었다. LTE 때도 불편함이 없었고, 5G가 막 빠르다는 느낌이 안 든다”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 ‘갤럭시S10 5G’, LG ‘V50 씽큐’ 두 5G폰을 서울 지역에서 일주일간 사용해본 결과 수시로 5G와 LTE 신호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5G에서 LTE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간헐적으로 데이터 끊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빌딩 내부나 지하에서는 5G 신호를 잡기 어려웠다.

5G망이 불안정하다는 지적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단말기, 통신 장비 제조사가 같이 해결해야 할 문제이며 초기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불편한 고객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고 업데이트를 계속 계획하고 있다”라며 “5G 배터리 절감 기술도 삼성전자 5G 장비에 적용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배터리 절감 방안을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기지국을 못 잡으면 계속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5G망 구축 초기에는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라며 “LTE망도 신호세기가 약한 지역이 아직도 있고 기지국을 찾기 위해 동작하는 과정에서 LTE폰도 그럴 수 있으며, 커버리지가 많아지면 해소될 문제”라고 말했다.

| SK텔레콤 5G 상용망 구축 현장 (사진=SK텔레콤)

결국 문제는 5G 인프라다. 현재 전국 5G 기지국은 6월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고 기준으로 6만2641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7만 개로 집계된 LTE 기지국의 7%에 불과한 수준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이동통신 3사는 정부의 전국망 구축 계획에 최대한 맞추려 하지만 전국망 구축 완료 시기를 명확히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통신사들은 올 연말까지 인구 트래픽 대비 80~90% 수준의 5G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까지 가면 어느 정도 5G를 원활하게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LTE도 구축 시점으로부터 2-3년 차부터 쓸만해졌는데 5G는 주파수 특성상 더 촘촘히 망을 구축해야 해서 내년, 내후년쯤 돼야 일상생활에서 5G를 쓰는 데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결국 피해는 소비자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 LTE는 3-4만원대 중저가 요금제가 마련됐지만, 5G는 최저 요금제가 5만5천원 수준이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을 사용할 경우 가격은 7만5천원 이상으로 뛴다. LTE 우선모드로 5G폰을 사용하는 이용자는 비싼 가격을 내고 5G폰을 LTE폰으로 이용하는 형국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표방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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