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반려동물 ‘취향저격’하는 인공지능 장난감, ‘고미’

사물인터넷은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주고받는 기술이나 환경을 뜻한다. ‘Internet of Things’, 줄여서 IoT다. IoT 시장은 고속 성장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20년까지 세계 IoT시장이 연평균 28.8% 성장하고, 국내 IoT 시장 역시 연평균 38.5%가량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IoT는 우리 삶에 어떤 형태로 스며들게 될까. <블로터>의 IoT 스타트업 인터뷰에서 다가올 미래를 먼저 만나보자.

인공지능 자율주행 장난감 ‘고미’는 바닥에 두기만 하면 알아서 움직인다. 다양한 상호작용을 통해 반려동물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운동을 유도한다. 내 반려동물이 뭘 좋아하고 얼마나 움직이는지, 그래서 건강은 어떤지 데이터를 분석해 앱으로 알려준다. 인공지능 기반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 ‘고미랩스’ 이야기다.

‘반려동물이 건강하면 사람도 함께 건강하고 행복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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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랩스의 슬로건이다. 고미랩스는 정보보호를 전공한 대학원 동문들이 뭉쳐 만든 스타트업이다. ‘고미’라는 특이한 이름은 팀원이 키우던 개 이름 ‘곰’에서 따왔다.

이들은 자율주행 장난감 ‘고미’를 만든다. 그리고 이를 통해 반려동물의 분리불안 스트레스를 줄이고,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을 통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다양한 기기를 만든다. 고미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이용해 반려동물을 위한 스마트 홈을 구축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아들, 분리불안 그리고 장난감

인공지능 기반 반려동물 케어 플랫폼을 만든 계기를 묻자 김인수 고미랩스 대표는 “‘엄마 껌딱지’ 네 살짜리 아들 덕분이었다”고 대답했다.

그의 아내는 아이와 함께 있는 동안엔 일을 마음놓고 할 수 없었다. 아내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아이가 불안감을 느끼고 울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아내가 화장실에 가자 아들은 또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졌다. 김인수 대표 발에 차인 플라스틱 공을 보자 울음을 멈추고 쳐다보고 있던 것이었다.

김인수 대표는 팀원들과 아이의 분리불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반려견의 경우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분리불안 장애를 겪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분리불안 장애를 앓는 개들은 집안을 어질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않기도 하고, 주인이 올 때까지 계속 하울링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개들은 결국 유기견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는 사회문제도 알게 됐죠. 그래서 분리불안 장애를 겪지 않고 스스로 뛰어 놀 수 있는 건강한 반려동물이 많아지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어요.”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고미랩스는 반려동물 중 가장 대표적인 개와 고양이에 대한 행동심리를 연구하고 공부했다. 중요한 건 반려동물이 질리지 않고 놀 수 있는 장난감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미랩스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들게 됐다.

그런데 인공지능 로봇이라고 해도 반려동물의 분리불안증을 장난감에만 맡길 수 있는 걸까. 고미랩스 역시 “장난감이 보조적으로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절대로 장난감만으로는 분리불안증이 해소될 수 없다”고 말한다.

“처음에는 혼자 있는 반려동물들과 놀아주면서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포인트였다면, 지금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콘텐츠가 주력 포인트고 ‘혼자 있을 때도 재미 있게 놀 수 있어요’라고 컨셉을 정리했어요.”

고미랩스는 고미 앱을 통해 반려인들이 반려동물의 분리불안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근본적인 대안인 인식변화에도 기여할 생각이다.

스스로 움직이고 데이터 쌓아 ‘취향저격’

인공지능이 탑재된 고미는 혼자 움직인다. 자이로 센서가 탑재돼 있어 반려동물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반려동물이 물면 진동을 울리기도 하고, 또 어느 때에는 움직이지 않기도 한다. 떨어뜨리면 도망도 간다. 모두 자율주행이다. 형형색색으로 색상도 스스로 바꾸며 급발진, 급후진 기능이나 제자리에서 회오리 모양으로 회전하기 등 다양한 제스처로 반려동물의 놀이 유인이 된다. 질리지 않고 오랫동안 가지고 놀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이 지원돼 집안에서 고미로 반려동물과 놀아주는 것도 가능하다.

고미. 이렇게 생겼다.

반려동물이 장난감을 언제든 물거나 씹거나 입에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견고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재질은 FDA 승인을 받았다. 생활방수 기능이 있어 물로 쉽게 세척할 수 있고, 무선충전 기능이 지원된다.

고미는 상호작용한 데이터를 통해 반려동물이 어떤 놀이 패턴을 선호하는지 분석한다. 반려인은 스마트폰 앱에서 이러한 데이터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고미 서버로 데이터를 공유하면 고미랩스가 견종별, 나이별, 성별 놀이패턴을 분석해 더욱 다양한 놀이패턴을 만든다.

아직 고미는 놀이패턴을 수집하는 ‘고미 볼’만 만들어진 상태다. 향후 반려동물이 쉬고, 걷고, 달리는 움직임을 포착해 생활 패턴 데이터를 모아주는 ‘고미 칼라’와 언제 얼마나 먹었는지 체크해 식사 패턴 데이터를 수집하는 ‘고미 피더’ 등을 제작해 고미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김인수 대표는 “(고미가 수집하는) 데이터는 사람에게도 건강을 관리하는 데 중요한 데이터”라며 “만약 갑자기 평소와 달리 잘 놀지도 않고 식사도 하지 않고 걷는 패턴이 평소와 다르다면 세심한 관찰이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기를 권장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실이라는 장벽과 마주하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다. 처음에는 고미가 반려동물 근처에 머무르게끔 만드는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고 싶었지만, 이내 가격 장벽에 부딪혔다. 카메라나 센서로 반려동물을 감지해서 놀아주는 기능은 최초 기획단계와 프로토타입(시제품)에는 있었지만 제품 가격 때문에 현재 탑재돼 있지 않다. 와이파이 기능이 없어 집밖에서는 놀아주기 어렵다. 아쉬운 부분이다. 대신 가격대는 148달러, 우리돈으로 16만원 정도로 책정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만 갖고 가면 다 만들어준다고 하던데, 정작 프로토타입까지 가지고 갔는데도 최초 불량률이 상상을 초월하는 숫자였다”라며 “정말 상상할 수 없었던 이슈들을 다시 생각하니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집사의 덕목, 주인님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장난감을 바치는 것.

또 다른 장벽도 있다. 고미랩스가 아직 스타트업인 만큼, 고미 서비스를 탄탄히 만들어줄 수 있는 고미 칼라, 고미 피더 등 후속 라인업이 빨리 출시되는 데 일정 부분 한계가 있다. 그래서 고미랩스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칼라, 피더 제품들과 고미가 쉽게 연동될 수 있도록 오픈 API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사람들이 요즘 착용하는 스마트밴드처럼 칼라가 스마트하더라도 단점이 있습니다. 운동량을 측정해줄 뿐 운동을 시켜주는 건 아니라는 거죠. 예를 들어 칼라가 운동량이 적다고 판단하면 고미 API를 통해 고미에 “얘 운동 시켜줘”라고 지시를 내릴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운동량을 측정만 하고 운동을 유도하지는 못 하잖아요. 기존 제품과 고미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겁니다. 피더도 마찬가지예요. “밥을 먹었으니까, 운동 좀 시켜줘”라고 하면 반려동물에게 얼마나 좋겠어요.”

건강 데이터로 반려동물 보험 시장 잡을까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이라도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이 뒷받침돼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만 해도 5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2020년이면 반려동물 시장 규모가 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고미랩스는 반려동물 선진국을 타깃으로 생각하고 있다.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고미 판매만으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또 다른 수익모델도 있다.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반려동물 보험 시장이다. 

국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 수에 비해 보험 가입률이 0.1%도 안 될 정도로 그 성장세가 더딘 편이지만 영국은 반려동물 보험 가입률이 20%, 미국과 독일은 10%, 일본은 5% 정도로 높다.

반려동물 보험회사는 가입자인 반려동물이 병원에 많이 가면 갈수록 손해율이 높아진다. 만일 반려동물이 운동을 한다면 건강해질 것이고 덕분에 병원에 덜 가면 보험료 청구가 줄어들게 된다. 또 고미가 제공하는 데이터는 반려동물 아이들이 얼마나 운동하는지, 반려인이 반려동물 아이들과 얼마나 놀아주는지 등을 알려줄 수 있다. 이는 반려동물 보험 가입시 신규고객 판단에 객관적인 데이터로 활용될 수도 있다. 현재 일본 및 외국의 반려동물 보험회사들이 고미 서비스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김인수 대표는 “보수적인 금융권의 성격상 고미 데이터가 실제 보험상품에 반영되는 데는 2-3년 정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고미랩스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와의 연동을 제안 받기도 했다. 하지만 당분간 고미랩스는 고미 제품 출시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미랩스는 2017년 10월 고미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반려동물 하드웨어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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