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미래의료] 120년만에 흑백 2D 의료영상을 3D 입체컬러로 바꾼 스타트업

[지디넷코리아]                             

                                

정보통신 기술에 힘입어 보건의료 영역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는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통한 신종 감염병, 초고령화 시대, 지역 간 건강격차 해소 등 우리 앞에 놓인 적대적 환경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를 디지털 헬스케어 원년으로, 지디넷코리아는 ‘미래의료’ 연재를 통해 국내·외 디지털 헬스케어의 산업 동향과 가능성 및 역작용을 분석함으로써 가장 정확한 전망을 제시할 것이다. [편집자 주]

                            

CT·MRI·X-ray의 찍어낸 의료영상은 흑백 2차원(2D)으로 구현된다. 이것을 120년 만에 3차원(3D) 입체 컬러 영상으로 바꾼 기술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한 작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에 제대로 출사표를 던졌다.

메디컬아이피의 박상준 대표와는 일면식이 있었지만, 사실 그의 회사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는 잘 알지 못했다. 인터뷰를 통해 회사는 의료영상 활용의 폭을 자체 기술력으로 향상시켰다고 자신했다.

오랜 기간 동안 초고성능이자 가장 값비싼 의료영상들을 지난 120년간 흑백으로 활용하였고 이는 의료진과 환자의 의료영상 활용이 제한적인 이유였다는 설명. 이 말이 설득력이 있었다.

사진=픽사베이

Q. 메디컬아이피는 어떤 회사인가.

지난 2015년 설립된 메디컬아이피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CT·MRI·X-ray 등 흑백 2차원(2D)의 의료영상을 3차원(3D) 입체(Stereoscopic) 컬러 영상으로 실시간 구현하고, 인체의 다양한 정상세포 및 장기들과 병변들을 분할(Segmentation)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분할된 정상·비정상 세포들에 대한 정량적 분석 정보를 제공해 보이지 않는 인체 내 정보를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파악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한 질병의 예측 및 예방이 가능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회사는 의료영상의 AI 분할 기술을 고도화해 100여 가지 인체 장기를 실제와 동일하게 3차원으로 구현해내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확보했다. 엔비디아 GPU와 결합해 픽사 애니메이션 수준의 3D모델링을 최초로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인체 정보의 디지털 트윈 기반 의료 기술을 구축했다.

Q. 주요 성과는.

메디컬아이피는 사업 운영에 필요한 국내외 인증과 인·허가를 비롯해 각종 수상 등을 완료하며 기술 인증과 사업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를 비롯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인증(CE) 등으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과 다수 정부 부처의 우수기업 선정, 280억 원의 투자 유치 성과 등도 냈다.

Q. ‘딥캐치(DeepCatch)’ 소프트웨어는 무엇인가.

최근 들어 급격한 고령화로 질병의 치료에 앞선 ‘예방’과 ‘예측’의 중요성이 확대되며 체성분 분석 솔루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체성분 변화와 연계된 대사성 질환, 근감소증, 골다공증 등 다질환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거나 암 수술 환자의 예후 예측 등에도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디컬아이피는 ‘디지털헬스케어포럼 2023’을 통해 ‘딥캐치(DeepCatch)’를 소개했다. 이것은 회사가 보유한 의료영상 분할 기술을 ‘체성분’에 특화한 AI 소프트웨어이다. 한 번의 클릭만으로 피부·뼈·근육·피하지방·내장지방 등 전신의 인체 구성 요소 전체를 분할해내고 각각의 영역을 수치적으로 분석하는 솔루션이다.

체내 미세한 전류를 흘려 체성분을 측정하는 기존 BIA(생체전기임피던스법) 방식은 몸 상태나 환경에 따라 측정 결과가 달라져 정확도가 떨어지고 분석 결과를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딥캐치는 정확도 97을 보이며, CT 영상에서 체성분 영역을 분석해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상준 메디컬아이피 대표

Q. 글로벌 기준으로 회사의 제품 및 서비스, 기술 경쟁력은 어느 정도의 수준이라고 자평하나.

의료 분야에서 메디컬아이피는 의료영상과 첨단 IT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국제 표준을 구축해가고 있다. 일례로, 지난 6월 미국 FDA 510(k) 인증을 획득한 ‘딥캐치’는 전신 CT 영상에서 체성분의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솔루션으로는 세계에서 최초이자 유일의 FDA 인증 의료 소프트웨어다.

또 메디컬아이피의 의료영상 3D 구현 기술은 글로벌 IT 리서치 기업인 가트너의 Hype Cycle에 6년 연속 ‘참고기업(Sample Vendor)’으로 선정된 바 있다. Hype Cycle은 다양한 첨단 기술 요소의 촉발과 도입부터 성숙도, 채택, 사회적 적용 등 기술의 성숙도를 나타내기 위해 고안된 지표로, 가트너는 매년 산업 영역별 하이프 사이클 리포트를 발간해오고 있는 가운데 메디컬아이피는 지난 2018년부터 해당 분야에서 한국 유일하게 지속 참고 기업에 선정됐다.

Q. 국내·외 주요 협업 사례는.

엔비디아의 프리미어 파트너로써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Omniverse 플랫폼에 ‘의료 인공지능’ 제품으로는 유일하게 메디컬아이피의 대표 제품인 ‘메딥프로(MEDIP PRO)가 탑재됐다. 전 세계 각국 소프트웨어 중 의료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의료 소프트웨어가 옴니버스와 결합된 사례는 메딥프로가 유일하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도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AWS 인셉션 프로그램을 통해 AI 딥러닝 클라우드를 지원받은 것을 계기로, 메디컬아이피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상호 협력을 체결하게 되었고 현재 양사는 클라우드 기반의 의료 솔루션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메드트로닉·올림푸스·유나이티드이미징헬스케어 등과 MOU를 체결했고, 존슨앤존슨과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Q. 메디컬아이피의 혁신성에 점수를 매긴다면.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생각한다. 메디컬아이피는 지난 120년간 2D의 흑백 영상으로 확인되었던 CT·MRI·X-ray 등 의료영상을 3차원의 컬러 영상으로 구현하는 혁신적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의료 산업과 첨단 기술의 융합을 선도해가고 있다. 인체 내부 정보를 디지털화해 시각적이고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진단과 치료, 수술과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의료 전주기를 혁신하고 있다.

가트너로부터 아시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6년 연속 Hype Cycle 리포트의 참고기업에 선정됐고, 엔비디아의 프리미어 파트너 선정과 AWS와 Letter of Support 계약 체결 등의 성과는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혁신성을 인정받은 사례다.

Q. 앞으로의 주요 계획은.

상용화가 완료된 의료 솔루션들을 고도화하고, 4분기에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딥캐치’는 지난 6월 FDA 510(k) 인증을 획득한 바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국내 뿐 아니라 미국 등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상태다. 딥캐치는 체성분을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 및 확장해 근육량·골밀도·지방간 등 체성분과 연관된 질환의 예측 및 예방까지 가능케 하는 솔루션으로 제품경쟁력을 강화해 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최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의료영상의 안전한 활용을 위한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영상 정보에서 개인정보를 비식별화 및 가명화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솔루션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메디컬아이피의 다양한 의료 솔루션이 CT, MRI, X-ray와 같은 의료영상 데이터를 근간으로 개발된 만큼, 의료영상의 활용성과 효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함으로써 시장경쟁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윤석열 정부는 디지털헬스 분야의 산업 육성을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 가운데는 규제혁신도 있다. 박상준 대표도 규제 허들 개선이 메디컬아이피와 같은 스타트업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여러 기술로 각자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목표를 향해 성장해가는 과정에 있어, 초기에는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제도적 허들을 넘는 부분에 가장 큰 노력이 들어가죠.

특히 디지털헬스 분야는 더욱 제도적 규제가 큽니다. 지난 몇 년 간 제도 개선을 통해 이러한 허들을 낮추려는 노력이 이뤄졌지만, 현실적으로는 보편적인 스타트업들이 만족할 만큼의 규제 완화는 이뤄지지 못한 상태 같아요. 이런 부분이 해결돼 보다 많은 의료진과 환자들이 첨단 기술이 적용된 안전하고 효율적인 의료 제품들을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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