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적자 일색’ 쿠팡은 왜 나스닥이 아닌 뉴욕 증시로 갔을까

쿠팡의 미국 증시 입성이 가시화 된 가운데 당초 예상된 나스닥이 아닌 상장 요건이 한층 까다로운 뉴욕 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추진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쿠팡은 2010년 창사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갈수록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경쟁 속에서 언제 흑자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지도 불투명한 상태다. 그럼에도 진입장벽이 높은 뉴욕 증시를 택한 이유는 뭘까.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미국 현지 시간으로 쿠팡은 현지시각 12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클래스A 보통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쿠팡은 보통주를 뉴욕증권거래소에 ‘CPNG’ 종목 코드로 상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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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권거래소 IPO 절차에 따르면 상장 추진 기업은 SEC 신고서를 제출한 후 투자자 대상 로드쇼와 공모가 책정 등을 거쳐 대략 3~4주 안에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상장 전까지 별다른 이슈가 없다면 쿠팡의 미국 증시 데뷔는 3월 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선 그간 쿠팡의 나스닥 상장을 기정사실로 받아 들여왔다. 나스닥의 경우 당장의 실적 보단 기업의 미래 가치에 더 중점을 두는 데다 특히 하이테크 기업에 상대적으로 개방적인 분위기라 11년 적자인 쿠팡에게는 제격의 시장으로 평가돼 왔다.

실제로 김범석 쿠팡 의장 역시 지난 2011년 “한국에서 성공한 쿠팡 브랜드를 갖고 2년 내에 나스닥에 직접 상장해 세계로 도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쿠팡은 나스닥이 아닌 뉴욕 증권거래소로 향했다. 뉴욕 증권거래소의 경우 세계 최대 규모 증권거래소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상장 요건이 까다롭다. 또한 거래소가 상장폐지권한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시기적절하고 정확한 내용의 공시를 하지 않는 경우△재무제표의 불성실 기재△건전한 재무제표 및 사업의 유지 실패△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가장 최근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외부 감사인의 감사 의견 등이다. 무려 11년 적자인 쿠팡에게는 부담될 수 있는 요건들이다.

그럼에도 쿠팡이 뉴욕 증권거래소를 택한 이유는 뭘까.  일단 3가지의 이유로 추정된다.

먼저 최근 쿠팡의 재무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일종의 자신감의 표현이다. 쿠팡이 이번에 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5억2773만달러(한화 약 5842억원)로, 전년 6억 4383 만달러(약 7127억원) 대비 적자 폭이 1억 1610만달러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19억6700만달러(약 13조2600억원)로, 전년(약 7조1530억원)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코로나 사태로 소비 트렌드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쿠팡의 성장세가 가팔라진 결과다.

이 때문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00억달러(5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과거 보도에서 언급한 300억달러(약 33조2000억원)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쿠팡이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으로 500억달러 이상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추정했다.

대규모 투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단 점도 뉴욕을 택한 이유로 분석된다. 한마디로 쿠팡은 뉴욕 증시 입성으로 적자 해소와 투자금 확보가 모두 이뤄지는 셈이다. 그간 쿠팡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등으로부터 34억달러(약 3조7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2018년 이후 추가 투자가 끊긴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3분기에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금 회수(엑시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쿠팡이 뉴욕 증시에 상장하게 되면 대규모 사업 자금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서 투자금 확보 및 신규 사업 투자에도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다.

김범석 쿠팡 의장

또한 쿠팡이 뉴욕 증시에 입성하게 되면 김범석 쿠팡 의장은 차등의결권을 보유하게 되면서 슈퍼 주식을 확보하게 된다.

쿠팡 주식은 클래스A 보통주와 클래스B 보통주로 구성된다. 클래스B는 클래스A에 비해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있는 ‘슈퍼주식’이며, 모두 김 의장이 보유한다.  즉 지분 1%만 가져도 29%의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 회사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할 수 있다. 단 이는 투자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데 최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주도하는 비전펀드 등 그동안 쿠팡에 34억 달러(약 3조7600억원)를 넣은 투자자들이 그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창업주나 최고 경영자(CEO)가 차등의견권을 가지게 되면 보유한 주식 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가질 수 있어 적대적 인수합병(M&A)를 견제하는 등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상장 이후 김범석 의장의 경영권은 더욱 공고해질 뿐만 아니라 김 의장의 공격적 투자 기조 역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쿠팡이 뉴욕 증권 거래소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일 수도 있단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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