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삼성 ‘µ-LED TV’ 체험…압도적 화질, 그리고 ‘1억7000만원’

삼성전자 110형 마이크로 LED TV. (사진=블로터)

디스플레이에서 크기와 해상도, 화질은 ‘삼각함수’ 관계를 갖는다. 쉽게 말해 크기가 클수록 해상도를 끌어올려야만 화질이 좋아진다. 해상도라는 건 하나의 화면에 담긴 픽셀의 밀도를 뜻한다. 같은 면적에서 픽셀 밀도가 높을수록 디테일을 표현할 수 있어 화질이 좋아 보이는 건 일견 당연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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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포 코로나 시대 TV는 ‘거거익선(巨巨益善)’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TV 시장은 ‘대형화’에 트렌드가 맞춰졌다. 이에 큰 화면에서 해상도를 끌어올리는 식의 ‘화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HD, 풀HD(FHD), 쿼드HD(QHD)는 옛말이고 70인치 이상 초대형·고가형 TV는 대부분 4K 아니면 8K에 맞춰 출시되는 추세다.

삼성전자 110형 마이크로 LED TV.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는 이에 다소 상충하는 지점에 놓여있다. 110인치(대각선 기준 약 280센티미터)에 1억7000만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가격에도 해상도가 4K다. PPI(Pixel Per Inch) 기준 40 수준으로, 이 정도면 가까이서 봤을 때 화질이 깨져 보일 수 있다는 게 TV를 아는 사람들의 일반적 통념이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웨비나까지 열며 이 제품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다. “해상도 차이를 뛰어넘는 궁극적 화질”을 “직접 가서 경험하고 평가해달라”는 것이다. 도대체 얼마나 화질이 뛰어나길래 이 가격대에 이토록 자신감을 표한 것일까. 지난 10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삼성 디지털플라자 본점에서 이 제품을 경험해봤다.

‘거실 속 영화관’이 주는 압도적 화질 경험

첫인상에서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110인치 TV에서 느껴지는 압도적 화면 크기다. 가로 2.42미터, 세로 1.36미터 크기는 ‘일반적인 집’ 거실 한 면을 꽉 채울 수 있을 정도다. 물론 가정에 왜 이런 크기를 놓겠나 싶긴 하지만, 1억7000만원짜리 TV를 사는 사람이 ‘일반적인 집’에 살 리는 없을 테니 그들의 사고방식에 포커스를 두도록 하자.

삼성전자 110형 마이크로 LED TV 구동 화면. 영상으로 이 제품을 보는 건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사진=블로터)

화질은 어떨까. 느낌을 언어로 표현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직관적으로 말해 ‘실물보다 더 실물을 보는 기분’이다. GIF에선 ‘플리커(깜빡임)’ 현상이 느껴질 텐데, 그건 TV 문제가 아니라 온전히 이를 찍은 카메라의 문제이다. 참고로 이번 기사를 쓰면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을 찾아봤는데 이 제품의 화질을 온전히 보여준 콘텐츠는 찾진 못했다.

화질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바로 입체감과 밝기였다. 입체감은 통상 명암비(어둠과 빛의 정도 차이)가 얼마나 큰지에 따라 갈리는데, 이는 어두운 영역과 빛나는 영역의 밝기 차이로 생기는 착시 효과다. 소자 단위로 자발광하는 RGBW OLED TV가 대형 디스플레이에선 명암비 측면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마이크로 LED TV는 이 장점을 그대로 끌어안았다. OLED TV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 LED가 소자 단위로 자발광해 ‘리얼 블랙’을 표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준비된 화면에선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찍은 장면이나 별이 빛나는 어두운 하늘 아래 산이 있는 장면 등에서 올록볼록한 입체감이 특히 잘 드러났다.

오렌지색으로 마킹된 부분이 제품 측면부. 육안 상 1cm가 약간 넘어보였다. (사진=블로터)

해상도로 이야기를 돌려보자. 이 제품이 4K로 나온 데 대해 현장 직원은 ‘상품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8K일 경우 4K보다 소자가 4배 많이 들어가게 되는데, 이 경우 1억7000만원이라는 비용조차 저렴한 수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제품에 들어가는 소자는 약 800만 개, 서브 픽셀은 2500만 개 수준인데, 8K로 넘어가면 산술적으로 1억 개 픽셀이 들어간다는 의미가 된다. 개 당 1원만 잡아도 소자에만 1억원을 쓰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가장 놀라웠던 지점은 ‘4K인 게 무슨 상관인가’ 싶을 정도의 압도적 화질이었다. 빠른 화면 전환 과정에서도 휘도도 뛰어나고 여느 TV보다도 색감이 선명하다. 눈으로 봤을 때 밝기는 그간 경험했던 삼성전자 QLED TV나 경쟁사인 LG전자의 OLED TV보다도 한 수 앞선다고 평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색감은 OLED TV와 유사하지만, 이를 2000니트 수준까지 더 밝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건 분명한 장점이다.

삼성전자 110형 마이크로 LED TV 전면 모습. (사진=블로터)

이 제품은 200개의 작은 모듈러를 연결해 만든 제품이라 한다. 각각 분리된 모듈을 이어 만드는 만큼 혹여 이격돼 보이는 부분이 생겨 위화감이 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다만 모듈러 형태로 전시된 제품에서 픽셀이 깨진 부분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소자를 기판에 심는 전사(Transfer) 과정에서 소자가 깨질 수 있다는 게 기술 측면에서의 난제다. 삼성전자 현장 관계자는 “체험용으로 갖고 나온 제품이라 깨진 부분이 있는데, 소비자 집에 설치하는 제품엔 이런 현상이 최소화할 것”이라 설명했다.

화면 중간에 픽셀이 깨진 부분이 육안으로도 보인다. (사진=블로터)

VVIP의, VVIP에 의한, VVIP를 위한

물론 이 모든 장점을 뛰어넘는 압도적 가격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할 점이다. LG가 최근 선보인 롤러블TV(올레드R)의 출고가가 1억원이었는데 이 제품은 그보다도 70%나 더 비싸다. 상업용 사이니지도 아닌 가정용 TV 한 대에 이 정도 가격이라는 건 이 제품이 갖는 기술적 성취를 온전히 가려버린다. 과거 브라운관에서 LCD로 넘어가던 초창기에도 프리미엄급 TV의 가격은 1000만원 안팎이었다.

“좋은 제품은 사고자 하는 고객이 있기 마련” “이런 제품을 팔 수 있는 특별한 마케팅” “VVIP 마케팅” “그런 소비자들을 아는 사람들을 마케팅 툴로 활용할 것” “일반 LCD 팔 듯하진 않을 것”… 마이크로LED TV와 관련해 지난 10일 열렸던 삼성전자 웨비나 속 임원들의 코멘트다.

지난 10일 삼성전자 추종석 부사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이 110형 마이크로 LED TV 출시 기념 웨비나를 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자유시장 경제에서 천문학적으로 비싼 제품이 출시되고 또 팔리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남들이 집 한 채 마련하는 가격을 내고 초고가 TV를 사는 VVIP들이 있으며 이런 TV를 보고 대리만족하거나, 화를 내거나, 또는 허탈해하는 사람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인구 대다수가 먹고 살기를 걱정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선 더 그렇다. 이 제품의 판매 지역이 미국과 유럽, 그리고 중동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만수르 형님’들이 떠오르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자면, 삼성전자가 밝힌 대로 이 제품이 현존하는 기술력 측면에서 ‘궁극의 화질’에 근접한 건 사실인 듯하다. 공정상 어려움과 수율 문제가 해소되고 중국과 대만, 미국 등 경쟁업체들이 지속적으로 투자한다면 향후 마이크로 LED TV 대량생산이 가능해지고 가격도 지금의 LCD TV만큼 떨어질 것이다. 앞으로 수년 내 우리네 일상 속에서도 이런 화질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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