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무상감자 주총 통과…대주주 차등감자는?

대한항공과의 통합 기대감이 더 컸던 걸까. 주주들의 반발로 통과 여부가 불투명했던 아시아나항공의 균등 무상감자 안건이 임시주주총회에서 무난히 통과됐다.

아시아나항공은 14일 오전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균등 무상감자 안건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는 의결권을 가진 주주 41.8%가 참석한 가운데 96.1%가 무상 감자 안건에 찬성했다. 이에 따라 오는 28일 모든 주주의 주식 3주가 1주로 무상 병합된다.

감자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자본금은 1조1162억원에서 3721억원으로 줄어든다. 아시아나항공은 감자 차익으로 자본금 결손을 메울 예정이다. 주식수는 2억2323만5294주에서 7441만1764주로 감소한다.

아시아나항공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은 6868만주에서 2289만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만주에서 3333주, 금호석유화학은 2459만주에서 819만주로 쪼그라든다.

주주들은 희생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지표는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이번 무상감자로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률이 10%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리종목 지정 또는 신용등급이 강등 우려에선 벗어나게 됐다는 분석이다.

당초 이번 안건은 대주주의 경영 실패 책임을 다른 일반 주주들이 떠안는 균등 감자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컸다. 때문에 임시 주총 통과 여부도 불투명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균등 무상감자가 발표했을을 당시 일부 주주들은 “소액주주의 자금을 착취하는 것”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릴 정도였다. 균등 감자의 경우 최대 주주의 지분율이 유지되는 대신 그만큼 나머지 주주들의 자본금 감소 폭이 커져 차등감자 때보다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바뀐 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이 발표된 이후부터다. 양사간 통합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가 높아질 거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주들도 점차 찬성쪽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균등 무상감자와는 별개로, 주주들은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에 대한 차등감자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부실기업에 대해선 차등감자로 대주주에게 책임을 묻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은 이번 균등 무상감자는 물론이고 대한항공과의 통합과정에서 사실상 박삼구 회장을 비롯한 금호그룹은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라는 점에서 금호와 산은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산은은 내년 초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인수한 영구 전환사채(CB)를 출자전환하면서 차등감자를 실시, 금호산업의 지분을 사실상 완전히 소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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