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고대 로마 화장실이 최악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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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관은 크게 주목받는 대상은 아니지만 현대 생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초기 문명 가운데 하나인 고대 로마는 이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로마 시대에는 훨씬 이전인 철기 시대보다 기생충이 더 확산됐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기생충학(Parasit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로마 시대의 화장실과 욕실에는 기생충을 줄이기 위한 대책이 아무 것도 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영국 캠브리지대학 고고학 연구팀은 로마인이 진드기나 벼룩으로 고생을 했으며 이질아메바에 의한 이질에 잘 걸렸다고 설명한다. 수도관으로 유명했던 고대 로마가 실제로는 비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 장내 기생충 알은 적정 상태라면 수천 년 동안 저장할 수 있다. 고고학으로 화장실 내 토양과 배설물이 굳은 화석, 사람이 사망한 이후 장 내용물 분해가 일어날 매장 토양에서 인간의 배출물을 분석하면 이들에게서 고대 기생충을 충분히 검출할 수 있다고 한다.

로마는 좋은 수도관과 위생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하수는 도시 외부로 빼내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법령까지 있었다. 하지만 수도관 같은 뛰어난 시스템은 고대 로마가 자랑하는 화장실이나 목욕탕 위생과는 무관했다고 한다. 로마인은 가룸(garum)이라고 불리는 발효된 생선 소스를 즐겼다. 가룸은 고대 화학 조미료 같은 역할을 했다. 가룸을 넣으면 음식 맛도 좋아진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물고기 촌충이 로마인에게 기생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공중 목욕탕도 위생적으로 보이지만 촌충을 가진 사람과 함께 목욕을 하는 탓에 질병을 옮기는 역할을 맡아 버렸을지 모른다고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도시 외곽으로 하수를 옮기는 방법을 로마인이 완전히 잘못 했다는 것이다.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면 안전하지만 대변을 장기간 퇴비화할 경우의 얘기다. 이렇게 되면 기생충은 사멸하고 나머지 영양소가 잘물 수확량을 높이게 해준다. 하지만 로마인은 이를 알고 있었다는 기록도 없고 장기간 보관해야 한다는 법령도 남아 있지 않다. 하수 시설에서 기생충이 완전히 사멸한 걸 확인하지 않고 인분을 비료로 사용하면 기생충은 돌고 돌아 다시 인간에게 돌아온다.

이렇게 고대 로마가 자랑하는 공중 화장실은 그다지 위생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은 이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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