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현대차, 경영개선 노력으로 주가 ‘급등’…도약 기회

현대차그룹 주가가 지난 21일 하루 쾌속 질주해 전날보다 8.63% 오른 17만 원에 장을 마쳤고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코스콤 집계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현대차그룹 시가총액(보통주 기준)이 약 5조 원(4.88%) 늘어 연초에 비해서는 6조 원 증가한 103조1248억 원에 도달했다.

현대차는 이날 장중 17만1000 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新高價)를 경신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꾸준히 현대차 주식을 매집해 온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C.L.S.A,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하루 매수 물량은 52만 주에 달했다. 현대차의 외국인 보유 지분 비중은 현재 45.5%로 작년 말보다 2%p 높아진 상태다.

현대차 주식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현대차가 사업구조를 철저히 점검하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할 계획을 갖고 있음을 국내외 투자자들이 알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이런 종합적 경영개선 노력에 더해 주식시장에서 현대차 주가 상승에 촉매제로 작용한 것은 현대차가 로열티를 받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현대차는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제철로부터 상표 로열티를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난 17일 공시했다. 글로비스에서 50억 원, 제철에서 89억5000만원 받기로 한 로열티는 현대차 수익에 비하면 미미하다. 하지만 이 거래는 만약 현대차가 지주회사로 변신할 경우 로열티 지급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여타 한국 재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현대차그룹도 기업지배구조와 사업구조를 혁신하라는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이런 요구는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더 강했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 4년 간 대부분 계열사가 저조한 실적을 보였으며, 외국계 증권사나 금융 전문 매체들은 특히 현대차의 실망스러운 2016년 실적과 관련해 국내시장 점유율 손실과 신흥시장 자동차 수요 감소를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시장 여건과 별도로 국제기준에 비추어 여전히 불투명한 현대차의 기업지배구조가 현대차 주가를 기업실력 밑으로 붙잡아 놓는 일부 요인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가의 상대적 저평가)’다.

현대차 주식은 자기자본이익률(ROE) 8%에도 불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 0.6배로 거래된다. 이러한 배수(倍數)는 현대차의 5년 평균 PBR인 1배보다 훨씬 낮다. 현대차의 예정 주가수익률(PER)은 6.3인데 도요타자동차의 그것은 10.0이다. 이제는 이런 만성적인 저평가에서 벗어나 선진적 경영구조를 가진 기업으로 현대차가 도약할 때가 됐다. 시장에서 먼저 그 시점을 읽었고 현대차도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려 노력하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 현대차 주가의 쾌속질주가 이를 증명한다. 시장을 이기는 기업은 없다. 현대차의 약진은 현대차 최고경영진이 시장을 중시한 당연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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