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떼일 돈 받아드립니다"…LGU+, 무리수 마케팅 '빈축'

[미디어잇 최재필] LG유플러스가 온라인 직영몰 'U+샵'에서 경쟁사 가입자들을 겨냥한 무리한 마케팅을 벌여 빈축을 사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온라인 직영몰에서 오는 4월 22일까지 'U+샵이 떼일 돈 받아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광고에는 'SKT·KT 고객님 주목! 억울하게 떼일 7% 요금'이라는 문구가 삽입돼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SK텔레콤·KT 가입자가 이벤트 페이지에서 '단말기 정보', '요금 정보' 등을 입력하면 LG유플러스 '다이렉트샵'을 통해 동일 단말기를 구입했을 때보다 '더 내야 하는 예상 통신비'를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U+샵'에서 단말기를 구입하는 소비자에게 공시지원금과 유통망 추가지원금 15% 외에 월정액 요금의 7%를 추가로 할인해 주고 있다. 자사와 달리 SK텔레콤·KT 가입자들은 추가 7% 요금할인 혜택을 받지 못하니 LG유플러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점을 강조한 이벤트다.

또 LG유플러스는 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매주 100명을 추첨해 '월 요금 7% 상당'의 커피전문점 쿠폰도 지급하고 있다. 이벤트 광고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채널인 페이스북의 ‘LGU+ SHOP’ 계정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광고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회사는 'U+샵'에서 7% 할인 혜택을 받지 못해 더 내는 금액을 '떼일 돈'이라고 설명했다. '떼이다'라는 단어는 남에게 돈을 빌린 후 돌려주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기를 당했을 때나 흔히 쓰는 말인데, LG유플러스가 자신들이 7% 추가 할인해 주는 것을 두고 마치 경쟁사가 소비자의 돈을 떼어먹는 듯 표현한 것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이나 KT가 고객들의 돈을 떼어 간 것처럼 표현한 것은 마케팅 문구로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사용한 'U+샵이 떼일 돈 받아드립니다'라는 문장도 문제가 있다. 소비자들에게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가 마치 '채권추심' 전문업체인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마케팅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이통사 관계자는 "해당 이벤트는 LG유플러스가 고객에게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이지, SK텔레콤·KT가 고객을 속이고 부당이득을 챙기는 것이 아닌데 '떼일 돈'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떼일 돈'은 U+샵에서 받을 수 있는 '7% 요금할인'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 광고적 표현일 뿐"이라며 "광고라는 게 약간의 과장이 돼 있는 것인데, 이 정도도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광고를 뭣 하러 하겠냐"고 반박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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