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삼성, 조직개편 마무리...뉴 삼성 핵심은 ‘책임과 안정'

[지디넷코리아]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가 실시되며 삼성전자의 새로운 진용이 갖춰졌다. 이 회장은 주요 임원진을 대부분 유임시키며 대대적 쇄신보다는 안정감 있는 인사에 무게를 실었다. 조직 역시 새로운 조직 신설을 줄이고 기존 조직을 정비하는 수준으로 개편했다. 복원 가능성이 거론됐던 그룹 내 콘트롤타워 역시 만들어지지 않았다.

1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며 내년도 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사장단과 부사장급 임원이 조직을 정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팀원들의 업무조정은 아직 진행 중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사업부는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과 생활가전과 모바일사업 합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이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다.

각 사업 부문장은 경계현 대표와 한종희 대표다. 핵심 축인 부문장이 유임됐고, 그 아래 사업부장도 별다른 변화가 없다. 노태문 MX 사업부장이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직하는 정도의 변화만 있다.

다만, 사업부장 아래 직급에서는 중폭 교체가 있었다. MX사업부에서는 새롭게 스마트폰개발실장으로 선임된 최원준 부사장이 눈에 띄는 승진자다. 스마트폰 개발실장은 차기 MX사업부장으로 가는 요직으로 꼽힌다.

한 부회장이 맡고 있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본부의 경우 '부사업부장' 직을 신설하고 용석우 부사장을 임명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용 부사장은 다양한 사업부를 담당하게 된 한 부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원준 부사장과 용석우 부사장 모두 1970년대생으로 부사장급 임원 중에서 비교적 젊다. 차기 수장을 염두에 둔 ‘세대교체’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돌연 사임한 이재승 전 (DA) 사장의 후임에 대한 관심이 높았지만, DA 부문은 한 부회장이 계속 겸직을 하게 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좌측), 경계현 대표 (사진=삼성전자)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DX사업부 내 디바이스 플랫폼 센터 신설 등 다양한 소문들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 DS 부문에서는 시스템반도체패키징과 관련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이 신설된 것만 확인됐다. 기존 첨단 패키지 사업화 태스크포스(TF)가 정규팀이 된 것이다. 최근 시스템반도체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부장이 바뀌어야 보통 큰 변화가 있다고 외부에서 판단한다"며 "이번에는 사업부장이 유임되면서 큰 변화가 없고, 세세한 조직의 변동은 조직이 바뀌면서 있을 수 있으나 외부에 공유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 인사는 파격적인 인사보다는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해 투톱 체제를 유지하는 '안정'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인사에서 기존 수장들이 유임하거나 역할이 오히려 확대된 것을 두고 책임 경영이 강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종희 부회장은 DX부문장과 DX부문 내 VD사업부와 DA사업부장 총 세가지 직무를 겸직하게 됐다. 1인 3역을 하는 셈이다.

노태분 MX사업부장도 이번에 디자인경영센터장을 겸직하게 되며 역할이 더욱 커졌다. 디자인경영센터장을 모바일사업부 수장이 겸직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역할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책임감도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회장 역시 책임이 커진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회장으로 승진할 때 이사회가 책임경영을 명분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10월 삼성전자 이사회는 책임경영 강화의 일환으로 이재용 회장을 10년만에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주요 임원진들의 어깨가 무거워진만큼 이재용 회장이 짐을 나눠들지 관심이 모아진다. 내년 정기 주총에서 등기이사에 복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회장은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았다. 책임경영을 위해 통상적으로 회사의 오너가 대표이사직을 맡는다.

삼성전자 측은 이 회장 등기이사 복귀설과 관련해 "이른 추즉으로 아직 알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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