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제주 ICC 전기차 충전소 '녹슬고 관리도 부실'

[지디넷코리아]

(제주=조재환 기자) 제주 서귀포 중문관광단지 국제컨벤션센터(ICC) 주차장 내 전기차 충전소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디넷코리아는 26일 오후 6시께 환경부가 운영하는 ICC 내 전기차 충전소 관리 현황을 살펴봤다. 다음날인 27일 ‘전기차 전문가’ J.B. 스트라우벨 테슬라 공동창업자 겸 CTO가 제주포럼 연설을 위해 직접 ICC를 찾기 때문이다. 점검 시각은 제주포럼 둘째 날 마무리 시간대라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충전소 상태를 점검할 수 있었다.


점검 결과는 어땠을까? 한눈에 봐도 관리가 부실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나란히 설치된 2개의 충전소를 살펴본 결과, 충전기 보관함이 활짝 개방됐고 충전기 선은 아스팔트 지면을 향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충전기 곳곳에는 녹이 슬어 있었다.

26일 오후 6시께 방문한 제주 ICC 내 전기차 충전소 모습. 충전기 연결선이 아스팔트 지면에 닿아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무방비 상태로 개방된 전기차 충전기 보관함. 평상시에는 안전을 위해 이 보관함이 잠금 상태에 있어야 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다른 한쪽에 위치한 충전기 보관함도 열려 있었다. 본체 일부에는 녹이 슬고 있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충전기 보관함은 평상시 잠겨져 있어야 한다. 또 선은 아스팔트 지면에 되도록 붙지 말아야 한다. 비, 눈 등이 내리는 기상악화와 천재지변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스트라우벨 CTO는 27일 오전 10시 ICC에서 ‘전기차가 몰고 올 생활혁명’이라는 주제로 특별 연설을 가진다. 연설 후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와의 공개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그의 말 한마디가 향후 국내 자동차 업계 흐름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기차의 미래를 논의하는 곳의 충전소 관리는 엉망이었다. 자칫하다간 누군가에 의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을 정도다. ICC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에는 충전기 다루는 방법에 대한 자세한 안내사항을 찾을 수 없었다. 만일 스트라우벨 CTO가 허술한 ICC 내 충전소 모습을 봤다면 어땠을까?


충전소 관리가 왜 이렇게 되어가고 있는지 환경부 관계자에게 직접 전화로 물어보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기에 대한 일반 문의사항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가능하다.


직접 전화를 한 시각은 오후 6시를 넘어서 일반 상담이 어려웠다. 대신 24시간 상담 가능한 고장 신고센터를 연결했다.


전화를 받은 고장 신고센터 담당자는 “누군가가 충전기 사용법 숙지를 하지 못해 충전기 문을 닫지 않은 모양”이라며 “충전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시각은 다르다. 한국전기차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ICC 내 전기차 충전기 보관함의 문이 무방비로 열려있고 선 자체가 아스팔트 지면에 어지럽게 널려있는 것은 상당히 위험하다”며 “이대로 놔두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제주 ICC는 향후 여러 국제 행사가 예상된 곳인 만큼 전기차 충전소의 관리가 그 어느 곳 보다 철저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 교수는 정부와 국민들이 전기차 충전에 대한 인식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좀 더 쉽고 안전한 충전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외부 목소리도 점차적으로 높아져가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3월 열린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보급률을 100%로 끌어올리는 ‘카본프리섬’ 정책을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위해 제주도는 지난 2011년부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을 위해 14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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