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화질과 디자인의 하모니, 후지필름 X-Pro2

[미디어잇 차주경] 후지필름이 플래그십 미러리스 카메라 X-Pro2를 발표했다. 이 제품은 2012년 출시된 후지필름 첫 미러리스 카메라 X-Pro1의 후속 모델로, 이미지 센서를 포함한 기계 성능과 화질 요소가 향상됐다.


후지필름 X-Pro2의 디자인은 RF(Range Finder) 카메라를 연상케 한다. 광학 뷰 파인더와 후지필름 XF 렌즈 마운트, AF 보조광 발사부와 파인더 전환 레버 등이 앞면에 배치됐다. 전 모델과는 달리 앞면에 커맨드 다이얼이 추가된 점도 눈에 띈다.


기계식 다이얼도 여전하다. 노출보정, 셔터 스피드를 기계식 다이얼로 조절하며, 필름 카메라처럼 셔터 스피드 다이얼을 위로 당기면 감도를 조절할 수 있다. 플래시 핫 슈와 스테레오 마이크도 장착됐다. Fn 버튼에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기능을 할당할 수 있다.


후지필름 X-Pro2가 가진 ‘어드밴스드 하이브리드 뷰 파인더’는 광학식과 전자식 파인더의 장점만 가져온 기능이다. 시야를 확인하며 촬영할 때 광학 파인더를, 실제 촬영되는 색상 그대로를 확인하려거나 MF 편의 기능을 쓸 경우 236만 고화소 전자식 파인더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광학 파인더 위에 전자식 파인더의 촬영 정보를 노출해주는 ‘전자식 RF’, 광학 파인더 내에 렌즈의 실제 촬영 범위를 나타내는 ‘브라이트프레임 시뮬레이션’도 만족스럽다.


후면 모니터는 3인치 162만 화소로 크고 선명하다. 후면에 배치된 스틱은 본체 조작과 메뉴 이동을 돕는다. Q 버튼은 단축키로, 각종 촬영 설정 변경 패널을 호출한다. 메뉴 버튼을 둘러싼 십자 버튼도 단축키로 활용할 수 있다.


후지필름 X-Pro2는 SD 메모리 듀얼 슬롯을 지원한다. 일반 듀얼 슬롯 카메라처럼 데이터 순차 및 동시 저장 가능하며 슬롯 1은 UHS-II 고속 전송 규격 대응이다. 전원은 기존 후지필름 X 시리즈와 같은 리튬이온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350매 이상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후지필름 X-Pro2의 무게는 본체 445g이다. 본체는 마그네슘 합금으로 만들어졌고 방진방적 및 방한 기능을 지원한다.



후지필름 X-Pro2에 장착된 T-Rans CMOS III 이미지 센서에는 2420만 고화소가 담겼다. 이 이미지 센서는 기존 이미지 센서와 컬러 필터 배열 구조가 다르며 광학 로우패스 필터도 없다. 이미지 처리 엔진도 EXR 프로세서 II로 개선돼 고감도 노이즈는 줄고 전반적인 동작 속도는 빨라졌다.


후지필름 X-Pro2의 자동 초점(AF) 기능은 우수하다. 초점이 빗나가지 않는 콘트라스트 AF를 기반으로 검출 속도가 빠른 위상차 AF까지 더해졌기 때문. 콘트라스트 AF 자체의 속도도 빨라져 0.06초만에 초점을 잡아낸다. 연속촬영 매수는 초당 8매로, 기계식 셔터 스피드도 1/8000초로 향상됐다.


후지필름 X-Pro2의 기본 감도 조절 범위는 ISO 200-12800까지로, 기존 모델보다 고감도가 1스톱 늘었다. 감도 확장 시 ISO 100과 ISO 25600 및 51200을 사용할 수 있다. 




후지필름 X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우수한 고감도 노이즈 억제 능력을 나타냈는데, X-Pro2 역시 이 장점을 계승한다. ISO 100-1600까지의 화질은 인상적이며, ISO 3200을 지나 6400에 가서야 노이즈 입자감이 나타나는 정도다.


추가된 필름 시뮬레이션, 아크로스(Acros)는 풍부한 계조와 깊이 있는 질감을 흑백으로 표현한다. 아크로스 내에 색상 필터가 마련됐는데, 기존 흑백과는 발색이 사뭇 다르다.



아크로스와 함께 추가된 그레인 효과는 고감도 흑백 필름의 입자를 재현한다. 거친 인상의 흑백 사진을 만들 때 유용하다. 그 밖에 후지필름 X-Pro2는 아스티아, 벨비아 등 기존 필름 시뮬레이션도 지원한다.



후지필름 X-Pro2는 최상위 미러리스 카메라다운 화질과 성능을 자랑한다. 사진 색상을 인상적으로 표현해주는 필름 시뮬레이션이 특히 돋보이는 기능이다. 고감도 화질도 우수해 실내 및 야간 촬영 시 유용하며 자동 초점을 비롯한 동작 속도도 매우 빠르다. 광학식 파인더의 선명함과 전자식 파인더의 편의성을 모두 가진 하이브리드 뷰 파인더는 후지필름 X-Pro2에서만 만날 수 있다.


국내 판매 가격은 해외보다 저렴하지만, 그럼에도 가격대 자체가 높은 만큼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디자인은 대체로 만족스럽지만, Q 버튼의 위치가 그립과 겹쳐 오동작하는 경우가 잦다. 동영상 및 C-AF는 전 모델보다 개선됐지만, 경쟁 최상위 제품에 비해서는 여전히 열세다.


후지필름 X-Pro2는 사진 한장 한장을 신중하게 만들어가는 즐거움을 준다. 소유욕을 부르는 디자인, 사진의 화질 및 발색도 인상적이다. 후지필름은 '사진 화질 향상'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X-Pro2는 후지필름의 이러한 각오를 그대로 반영한 카메라다. 고화질을 바탕으로 사진을 찍는 의미와 즐거움을 곱씹게 해 주는 미러리스 카메라, 후지필름 X-Pro2다.



 

차주경 기자 racingc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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