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억弗 폭탄' 맞은 애플…페이스타임 못 쓰나?

[지디넷코리아]

“페이스타임과 아이메시지 사용 금지령을 내려달라.”

올초 애플에 6억 달러를 웃도는 거액의 배상금을 안긴 버넷엑스가 또 다시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아예 문제가 된 기능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특허 지주회사인 버넷엑스는 26일(현지 시각)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에 페이스북타임, 아이메시지 등의 사용을 금지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버넷엑스는 또 지난 2월 애플에 부과된 배상금에다 추가 금액을 더 요구했다. 이와 관련 법률전문 사이트 로360은 애플이 1억9천만 달러 가량의 추가 배상금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 애플, 지난 2월 텍사스법원서 패소

버넷엑스는 한 때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납품하기도 했던 SAIC 출신들이 만든 기업이다. 미국에선 대표적인 ‘특허 괴물’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업체는 지난 2012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에 있는 주문형 가상사설망(VPN)과 페이스타임 기술이 자신들의 특허를 침해했다면서 애플을 전격 제소했다. 애플 제소 2년 전인 2010년엔 같은 특허로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2억달러를 받아냈다.

1심 평결은 2012년 11월 나왔다. 당시 소송에서 배심원들은 버넷엑스 주장을 받아들여 애플에 3억6천820만 달러 배상 평결을 했다.

이 소송은 항소심에서 살짝 뒤집혔다. 특허 전문인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2014년 7월 1심 법원이 버넷엑스 주문형 VPN 특허를 일부 잘못 이해했다면서 파기 환송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버넷엑스 특허권은 유효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다시 텍사스 동부지역법원으로 돌아온 소송에선 특허 침해한 애플의 배상금을 다시 산정하는 작업을 했다.

파기환송심 평결은 지난 2월 나왔다. 일단 애플은 이 평결에서 2012년 3억6천820만 달러였던 배상금을 3억3천490만 달러로 조금 낮추는 데 성공했다. 배상금은 2009년부터 2013년 사이 출시된 iOS3에서 6버전이 깔린 제품과 관련된 배상금이다.

그런데 버넷엑스는 파기 화송심에서 소송규모를 키웠다. 2013년부터 제품에 깔려 있는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까지 문제 삼은 것. 텍사스 동부지역법원 배심원들은 버넷엑스의 추가 요구도 받아줬다. 2013년 이후 제품에 대해 2억9천70만 달러 배상금을 추가로 부과한 것이다.

결국 애플은 버넷엑스와 VPN 특허 관련 소송에서 총 6억2천560만 달러 배상금을 떠안았다.

■ VPN 구축 관련 특허…페이스타임-아이메시지 등 해당

애플에 사상 유례 없는 배상금을 안긴 것은 도메인 네임 서비스(DNS)를 이용해 VPN을 구축하는 방식과 관련된 것이다.이를 통해 웹 사이트 이용자들이 고객들과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애플이 주문형 VPN과 페이스타임 기능을 구현하면서 자신들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것이 버넷엑스 주장이다.

이 중 핵심 쟁점은 135 특허권이었다. 이 특허권은 특정 컴퓨터의 IP 주소를 활용해 다른 컴퓨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주문형 VPN 기능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버넷엑스의 151 특허권도 중요한 무기로 작용했다. 이 특허는 iOS 기기에 깔려 있는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해 특정 도메인에 접속할 때 ‘안전한 보안 채널’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을 포괄하는 것으로 판결됐다.

애플은 주문형 VPN 공방에선 접속 방법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넷엑스 특허권은 VPN 접속 때 안전한 망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인 반면 자신들의 주문형 VPN 서비스는 안전 여부와 상관 없이 연결해주는 쪽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다른 기술이라고 주장했다.

이 공방에서 애플은 페이스타임이 직접 통신망을 구축하는 대신 네트워크 주소전송(NAT) 라우터를 사용하는 부분을 강조했다. 직접 연결하는 버넷엑스 특허와는 다른 방식이란 주장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애플은 ‘버넷엑스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