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갤럭시 클럽' 카드 꺼내 든 삼성전자…기대효과는?

[미디어잇 최재필] 삼성전자가 '갤럭시S7'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갤럭시 클럽'을 전격 도입했다. 24개월 할부로 단말기를 구매한 뒤 1년 후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남은 할부금을 면제받고 최신 스마트폰으로 갈아탈 수 있는 게 핵심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클럽' 도입으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갤럭시 클럽'이란?

'갤럭시 클럽'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를 출시하면서 새롭게 도입한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들이 갤럭시S7을 24개월 할부로 구입하고 1년 후 사용하던 제품을 반납하면, 남아있는 할부금을 내지 않고 갤럭시S8이나 최신 갤럭시노트 시리즈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갤럭시 클럽' 가입은 오는 5월 31일까지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 '갤럭시S7' 시리즈를 구입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가입비는 월 770원이다. 단말기 구입 비용과 가입비는 모두 삼성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다. 단말기 할부이자는 5.9%가 추가로 붙는다. 삼성카드를 삼성페이에 등록하고 통신비를 자동이체하면 월 최대 7700원까지 청구할인을 받을 수 있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들은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방문 시 우선 접수받을 수 있는' 패스트 트랙 서비스' ▲액정 수리 비용 50% 할인(총 2회) ▲스마트폰 정밀진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클리닝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또 이통사 서비스에 가입하면서 '요금할인20%' 혜택도 받아볼 수 있다. 단, 단말기 지원금을 받고 구입하는 건 불가능하다.

일각에서는 1년 동안 단말기 할부금(할부이자 포함)과 가입비를 내면 '갤럭시S8'으로 무상 교체 해준다는 오해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확히 말하자면 '무상 교체'가 아닌, '남은 1년 할부금 면제'다. '갤럭시S8' 할부는 새롭게 시작된다.

갤럭시S7 32GB(83만 6000원)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단말기 월 할부금 및 할부이자 3만6850원과 갤럭시 클럽 월회비(7700원)를 포함해 매달 약 4만4550원을 낸다. 12개월이면 약 53만4600원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때 남은 12개월 단말기 할부금을 내지 않고 '갤럭시S8'을 새롭게 구입한다고 이해하면 된다.


'갤럭시 클럽'으로 프리미엄폰 고객 잡는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클럽'을 도입한 것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단말기유통법 시행으로 '중저가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졌고, 해외 시장에서는 '애플'과의 프리미엄폰 경쟁을 치열하게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화웨이·TCL 등 중국 제조사들은 물론, TG앤컴퍼니와 같은 중소제조사까지 이통사와 손잡고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 발을 들여놨다. 그만큼 보급형 시장은 프리미엄 시장에 비해 진입 업체들이 촘촘한 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텃밭인 '프리미엄폰'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는 회심의 카드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들은 1년 후 갤럭시S 또는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만 교체가 가능하다. 보급형 스마트폰으로 전환하려는 고객을 잡아두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의 '갤럭시폰' 충성도에 따라 프리미엄 스마트폰 락인(lock-in) 세일즈 전략이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갤럭시 클럽'은 애플을 견제할 수 있는 신(新) 무기가 될 수도 있다. 경쟁사 애플은 미국에서 작년 9월 아이폰6S를 출시하며 스마트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을 내놓은 바 있다. 갤럭시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타는 수요를 '갤럭시 클럽'으로 일부 막을 수 있을 거란 효과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때문에 프리미엄폰 수요가 줄어든 건 사실이기 때문에 삼성전자 입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활성화를 기대하고 갤럭시 클럽을 도입했을 것"이라며 "갤럭시 클럽이 성공을 거둔다면 한명의 소비자에게 2년 동안 프리미엄폰 1대 팔 것을 1년에 1대 파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 많을수록 마케팅비 '축적'

'갤럭시 클럽' 가입자가 많을수록 삼성전자는 마케팅비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통사의 단말기 공시지원금에는 제조사 장려금도 포함되는데, '갤럭시 클럽' 가입자들은 지원금을 받지 않고 단말기를 구입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갤럭시 클럽’ 가입자가 이통사 ‘요금할인20%’에 가입했을 때 매달 받는 20% 할인 금액은 온전히 이통사 호주머니에서만 나온다.

다만 '갤럭시S7'의 1년 뒤 잔존 가치가 30만원 이상일 때 가능한 얘기다. 소비자가 1년 동안 사용한 기기를 반납하면 삼성전자는 이를 되팔아야 하는데 중고폰 가격이 30만원 이상은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갤럭시S7 32GB(83만 6000원)를 기준으로, 갤럭시 클럽 가입자가 1년 동안 총지불 금액은 약 53만4600원이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고 '갤럭시S7'의 가격이 30만원 이상 책정돼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 단말기 잔존 가치가 30만원 밑으로 책정되면 회사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클럽' 가입자가 많을수록 단말기 지원금에 삼성전자가 부담해야 하는 장려금을 아낄 수 있다"며 "다만 1년 뒤 중고 갤럭시S7을 매입해 다시 되팔아야 하기 때문에 잔존 가치에 따라 '갤럭시 클럽' 수익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필 기자 mobilechoi@chosunbiz.com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