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어차피 가야할 길은 전기차…"새해 상저하고 그릴 듯"

[지디넷코리아]

올해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 때문에 많이 힘드셨죠. 포스트 코로나 이후 완전히 다른 세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민하게 했던 2023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고 있습니다. 새해 2024년에도 세계 경제가 녹록치 않아 기업들이 투자와 대응 전략 수립에 고민이 많습니다. 불확실한 미래를 전망하고 생각을 정립하기 위해 지디넷코리아가 2024년 ICT 분야 이슈 키워드와 기술·시장 트랜드를 미리 점검해 봤습니다. [편집자주]


전기차는 최근 3~4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럼에도 전기차는 부족한 충전인프라, 높은 가격대로 ‘얼리어답터’의 영역에 머물렀다. 폭발적인 성장세도 최근 그 속도가 줄어들고 있어 상대적으로 전동화을 늦춰 가동한 기업이 옳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업계는 이 같은 흐름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재 전기차가 이른바 '숨고르기' '성장통'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한 것이다.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에 따르면 전세계 전기차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687만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대비 31.4% 증가한 준수한 성장률이지만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거쳤던 전기차 판매량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이다. 전기차는 2021년 115.3% 증가했고 2022년에도 62.6%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전기차 둔화에 비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견조한 성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PHEV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기업들의 늦은 전동화가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 판매 증가가 둔화하는 것은 머스크의 도박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추이 (그래픽=지디넷코리아 박은주 디자이너)

이 같은 둔화에도 전기차 성장률이 정상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기차 둔화가 오히려 숨고르기 단계로 진입한 좋은 상황이며 여러가지 인프라, 가격경쟁력 등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앞으로 2년간은 전기차 속도가 조절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호 KATECH 책임연구원도 "지난 수년간의 빠른 성장이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 등에서 기인했음을 고려해 친환경차 시장의 성장이 정상적인 궤도로 복귀하는 과정으로 보는 관점도 존재한다"고 봤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얼리어답터 영역을 넘어서 일반 소비자 영역까지 확장해야 하는 것이 숙제라는 입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보조금이 추가 지급되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듯 전기차 판매량이 둔화하는 것은 맞는다고 본다”며 “아직 외곽지역 등 전기차 인프라가 불편한 부분이 존재하고 보조금도 시행 초기에 비해 지급량이 줄어들어 소비 확대가 줄어드는 게 문제”라고 했다.

중국에서 공개된 신형 모델3 (사진=테슬라)

환경부 관계자는 “현재 전기차는 일반 소비자들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로 보고 구매 장애 요인들을 최대한 빨리 제거해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할 것”이라며 “현재 둔화세는 일시적으로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보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둔화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은 학계와 산업계, 연구기관 모두 동일했다. 이들은 모두 전기차 인프라가 충분히 늘어날 것으로 진단하고 반값 전기차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전기차들이 시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봤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지금은 정책적 변수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새해 상저하고를 그릴 것”이라며 “최근 전기차 가격은 내리고 소비자 인지도, 충전기도 개선되는 상황이라 내년 상반기엔 저조해도 하반기엔 판매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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