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토종 OTT "경제 위기로 생존 걱정…정부지원 필요"

[지디넷코리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 관계자들이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체등급분류제가 조속히 도입되고, 글로벌화 지원 강화와 관련 법 체계 개편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OTT포럼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국내 OTT 산업의 현재와 지속성장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회는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과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 소장이 발표를 진행하고 학계와 업계, 정부 관계자들이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노창희 연구위원은 자체등급분류제가 시장에 원활히 정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연구위원은 "자율등급제는 정책 자체보다는 운영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며 "사업자 입장에서는 심의 때문에 콘텐츠 공개가 늦어지거나, 이용자 입장에서 등급 분류 때문에 보고 싶은 콘텐츠를 늦게 보게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초안을 공개했다. 해당 법안은 OTT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등급을 분류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OTT 업계는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창남 티빙 국장은 내년 OTT 업계의 키워드를 '생존'으로 정의했다. 고 국장은 "지난해 티빙의 적자규모는 700억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그 규모를 훨씬 뛰어넘을 것 같고, 내년은 더 암담하게 느껴진다"며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투자 여력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적자 규모를 해소하고 국내 OTT 업계의 생존을 위해서는 보다 큰 규모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세제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펀드도 보다 확대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OTT 펀드를 마련해 지원하고 있지만 콘텐츠 제작비용도 큰 폭으로 상승해 현장에서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고 국장은 "최근 콘텐츠 한 편을 제작하는 데 100억원은 우습다"며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국내 OTT 기업들이 활발하게 글로벌 진출하기 위해서는 1천억원 이상의 펀드가 조성되는 등 보다 전폭적이고 현실적인 지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주 웨이브 실장은 글로벌 OTT와 국내 OTT의 법적인 지위가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실장은 "최근 자체등급제가 통과돼 영상물등급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글로벌 OTT 사업자들이 참석해 시행령에 들어갈 내용을 주장하고 있어 허탈했다"며 "우리가 글로벌 OTT를 위해 자체등급제 도입을 뛰어왔는가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OTT의 법적인 구조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며 "어떤 방식이든 글로벌 OTT와 국내 OTT를 구분해 지위를 정하고 그에 걸맞는 정책과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정 과기정통부 과장은 낡은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 과장은 "국내 기업들이 모두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정부도 모두 알고 있다"며 "해외진출 등에 대해서는 내년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에 '글로벌 OTT 어워드' 등을 개최해 국내 OTT를 홍보하는 건 물론, B2G 협력을 통해 OTT 업계와 협력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미디어법 체계에 대해 현재의 개방적인 시장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체계를 개편할 때 OTT에 대한 규제를 추가하는 것보다는 레거시 미디어에 적용된 낡은 규제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강조했다.

최재원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은 내년에는 제작사와 국내 OTT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특화 콘텐츠에 대한 제작비 지원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최 과장은 "올해까지 14억4천만원 정도를 지원했다면 내년에는 최대 35억원까지 지원할 예정"이라며 "특히 콘텐츠 제작업자가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할 수 있도록 관련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 방송통신위원회 과장은 레거시 미디어에 OTT를 포함하는 통합법제인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은 법체계를 프로그램 선택·편성 등을 행하는 '콘텐츠'와 프로그램·채널 등을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원화하고 규율 수단을 마련하는 걸 뜻한다.

이 과장은 "통합 법안을 통해 방송과 함께 OTT 미디어가 같이 발전하고 상생, 경잴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며 "빠른 시일 내에 통합법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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