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무대 울렁증' 제프 베조스, 청문회 송곳 질문 버텨낼까

[지디넷코리아]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 애플 등 미국을 대표하는 4대 IT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동반 출석하는 청문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번 청문회에선 사상 처음으로 의회에 출석하는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최고 갑부임에도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프 베조스가 전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된 이번 청문회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관심사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CEO (사진 =씨넷)

29일(현지시간) 원격 회의로 진행될 이번 청문회는 미국 하원 반독점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린다. 의회는 지난 13개월 동안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의 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다.

4대 CEO 청문회는 이번 조사의 결정판이나 다름 없다. 의회 외에도 법무부, 연방거래위원회(FTC), 각 주 검찰들도 비슷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씨넷은 “의회를 상대하는 것은 특히나 힘든 일이다”면서 “정치인들은 때론 사실을 알아내는 것보다는 점수를 얻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고 전망했다.

제프 베조스를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팀 쿡 애플 CEO, 선다 피차이 구글 CEO가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청문회 출석할 CEO들 중 가장 젊은 마크 저커버그는 이번이 네 번째 출석이다. 팀 쿡과 선다 피차이 역시 한 차례씩 의회 무대를 밟은 경험이 있다.

이번 청문회에서 아마존은 거대 플랫폼을 토대로 경쟁을 말살하려 한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아마존을 분할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치고 있다.

몇 년째 계속 불거지고 있는 아마존 배송센터 직원들에 대한 가혹한 노동 조건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반독점 문제와 관련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아마존의 자사 제품 특혜 논란이다. 아마존은 직접 제작한 배터리, 기저귀, 스낵 같은 소매품을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의원들은 아마존이 자사 플랫폼에서 이 제품들을 우대하면서 사실상 경쟁 방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서 취득한 경쟁사 제품 판매 정보를 직접 제작한 제품 전략에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실제로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4월 아마존이 경쟁사 제품 판매 정보를 수시로 보고, 어떤 제품을 출시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조스는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직후 청문회 출석 요청을 받았다. 당시 베조스는 이 요청에 응하지 않으면서 회사 내 다른 인물을 대신 파결하겠다고 요청했다.

베조스는 최근엔 블루 오리진 우주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데이비드 시실린 반독점소위위원장이 소환장을 발부하겠다고 협박하면서 결국 베조스가 직접 출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베조스는 최근 몇 년 동안 ‘블루 오리진’을 통해 우주 사업에 주력하면서 미래 전략가 이미지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지난 해 불륜 사실이 폭로되고 결국 이혼하면서 타블로이드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엄청난 재산과 명성에 비해 대중 연설에는 익숙하지 않은 제프 베조스는 과연 노회한 의원들의 송곳 질문을 막아낼 수 있을까? 하루 뒤로 다가온 역사적인 반독점 청문회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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