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기고] 기술이 비즈니스를 혁신하기 위한 전제조건

[지디넷코리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업들의 생존과제로 회자되기 시작한지도 벌써 10년 이상이 지났다.

국내에서는 더 일찍이 2000년대 초부터 ‘이트랜스포메이션(e-transformation)’이란 명칭으로 제조업과 금융업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기도 했다.

류주복 킨드릴 코리아 대표

이토록 오랜 기간 동안 이러한 담화가 지속되는 이유는 기술 자체가 진화를 거듭하고 있기 때문인 까닭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이 성공적인 결과에 안착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트랜스포메이션’의 사전적 의미는 ‘탈바꿈’ 또는 ‘변신’ 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기술을 도입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입한 기술을 통한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로 완성된다. 단순히 아날로그 데이터를 디지털화 하는 것이 디지털화라면, 디지털 혁신은 기업의 전략과, 조직구조, 문화,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일하는 방식 등 기업의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에 맞춰 근본적으로 탈바꿈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지난 10여년 동안 국내외 많은 기업과 조직들이 이러한 혁신을 시도했고 이중 또 많은 수가 크고 작은 실패를 경험했다. 다양한 요인들이 원인으로 분석됐지만 많은 케이스에 있어 공통적으로 지목받는 요인 중 하나는 그들의 디지털 전환 과정이 조직 내 통일된 목표나 성과 측정 지표, 크로스체크 과정 없이 IT 리더십의 주도만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흔히 디지털 혁신을 CIO나 IT 조직의 과업으로만 인식하지만, 디지털 혁신은 전사적 차원에서 논의되고 추진돼야 하는 과제다. 기술 도입에 앞서 이것이 왜 필요하며 이를 통해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조직 내 컨센서스가 선행돼야 하며, 도출된 필요성과 목표, 비전, 수단 등에 대해서 조직 전체적인 공감대를 형성하고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

각 부서 간의 소통 없이 사일로 현상 속에서 진행된다면 본말이 전도되어 필요 이상으로 사업이 비대해지거나 당초 목적을 잃은 채 비용만 낭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데 있어 또 다른 걸림돌로 자주 거론되는 요인 중 하나는 기업 문화와 조직 측면의 변화가 프로세스나 기술의 변화에 비해 뒤쳐지는 경우다. 새로운 기술과 솔루션을 도입했지만 직원들의 업무 방식이 이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하거나 활용도가 떨어지는 이러한 현상이 아직까지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는 많은 기업에서 발견되고 있다.

성공적인 디지털 혁신을 위해서는 사람과 조직 차원의 변화, 즉 조직 문화 내지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 수반돼야 한다. 새로운 기술이 도입돼도 이를 활용해 혁신을 만들어 내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AI, 클라우드와 같은 기술 못지않게 ‘디자인 씽킹’, ‘린 스타트업’, ‘애자일’ 등의 방법론이 디지털 혁신을 위한 핵심 요소로 거론되는 이유는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한다.

디지털 혁신을 조직 내부적으로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예산이나 리소스 차원의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오늘날의 복잡한 IT 환경에서는 문제를 명확히 진단하고 인사이트와 솔루션을 도출하기 어렵다. 또한 조직구조나 문화와 같은 정성적이며 구성원 간 이해가 얽혀 있는 영역의 혁신을 위해서는 조직 외부자의 객관적 시각과 분석이 필요하다. 많은 기업들이 킨드릴과 같은 외부 전문 기업에 DX 컨설팅과 수행을 맡기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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