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공정위, 기업 인수합병 신고 부담 덜어준다

[지디넷코리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신고 면제 대상 확대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진 시정방안 제출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기업결합 제도 개편 방안을 29일 발표했다.

이날 공정위는 지난 6~10월 총 5차례 걸쳐 개최된 기업결합 법제 개편 전문가 태스크포스(TF) 논의 결과, 패스트 트랙 강화와 국제기업결합과 신설 등에 이어 ▲신고 면제 대상 확대 ▲심사 기간 연장제도 개편 ▲자진 시정안 제출과 조건부 승인제도 도입 등 내용을 담은 기업결합 신고‧심사 법제 개편안을 내놨다.

먼저 공정위는 기업들의 M&A 신고 부담을 완화하고자 경쟁 제한 우려가 낮은 계열사 간 M&A와 사모펀드(PEF) 설립, 상대 회사 임원 총수의 3분의 1 미만 임원 겸임을 신고 면제 대상으로 확대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 간 M&A의 경우, 인수사가 피인수사 지분 50% 이상을 직접 보유해 이미 단독 지배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면 합병이나 영업양수 등에 따른 새로운 경쟁제한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PEF 설립 단계에서 이뤄지는 M&A 신고 역시, 시장 경쟁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이 없는 상태로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공정위는 전략적 투자자가 참여하는 PEF는 심사 필요성이 있다는 TF 우려를 반영해, 투자 대상 기업을 실제 인수 단계에서 해당 정보가 빠짐없이 신고되도록 신고요령(고시) 개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대표 외 3분의 1 미만 임원 겸임이 주요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공정위는 판단했다. 공정위는 신고 면제 대상이 확대되면, 작년 기준 40%가량 신고건수가 감소돼 심사 처리와 중요 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심사기간을 연장할 때, 결합 기업에 연장 사유를 새롭게 통지한다. 그간 기업결합 심사결과는 30일 내 통지하되, 필요시 특별 사유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90일 내 심사 기간 연장이 가능했다. 앞으로 예비 경쟁 제한 등을 고려해 기업에 공식적으로 통보할 수 있도록 절차를 개선한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자진 시정방안 제출제도 도입한다. 현재 경영 상황이나 고용 구조 등 정보가 부족한 공정위가 직접 시정조치를 설계·부과하게 돼 있는데, 기업 스스로 시정안 제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업이 제출한 시정안이 경쟁 제한성 해소에 적합하다면 기존 시정조치 부과 방식이 아닌 해당 시정안 이행을 조건으로 M&A를 승인하는 제도가 적용된다. 공정위는 기업이 적극적으로 최적의 시정안을 제출하도록 소회의 심의 등을 통해 신속히 사건이 종결되는 절차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정위는 이런 개편안을 담은 공정거래법 일부개정안을 마련해 내년 초 입법예고하고,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 측은 "법제 개편이 마무리되면, M&A 신고 부담이 대폭 완화되는 등 기업결합 심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사전신고제 전환 등 글로벌 정합성 제고를 위한 논의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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