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새해에도 4대 그룹 지주사 주가 오를까

[지디넷코리아]

국내 4대 그룹 지주사의 주가가 내년도에 완만하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국내 애널리스트의 분석을 종합한 결과 대다수의 애널들이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다만, 급격한 상승세보다는 소폭 반등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먼저 삼성그룹의 지주사 ‘삼성물산’의 주가는 배당 증대로 소폭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최대주주일가 배당 확대에 대한 이해관계와 실적 개선이 맞물려서 배당 상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최근 주식 담보 대출 관련 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배 주주의 배당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은 오너 일가 지분이 많은 지주사에 속하는 만큼 배당을 높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최대주주 일가는 2026년까지 상속세를 8조원 가량 납부해야 한다.

10월 기준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회장으로 17.97% 지분을 갖고 있다. 2대 주주인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각각 6.19%씩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수백억원을 대출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상속세를 납부하기 위해 보유 지분에서 발생하는 현금배당 수익과 주담대, 계열사 지분 매각 등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매년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야 하는 오너 일가에겐 주담대 금리 인상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한 배당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재용 회장이 향후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등을 실시하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통한 자금 확보는 필수적이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사진=뉴스1)

다만, 삼성물산의 경우 건설사업과 상사 사업부문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위험도가 있는 종목으로 평가된다는 것이 문제다. 경기 침체를 겪는 지금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지 않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도 있다.

LG그룹 지주사 LG의 주가는 오를 가능성이 많다. 2차전지, 전장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주력 계열사 주가가 상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LG는 매력적인 종목으로 평가받지는 못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인 경영 스타일을 오랫동안 추구해 오다 보니 주가가 안정적이지만 그만큼 급등할 여지도 적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소폭 오르는 데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LG그룹 배터리사업의 수익성이 극대화되고 있어 주가에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계열사의 실적 상승이기 때문에 주가 상승 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지주사 SK는 자사주 매입 후 전량 소각하는 강수까지 두며 주가 부양에 전력을 다한다. SK는 내년 3월 올해 매입한 2천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전량 소각한다.

그러나 SK 지주사 주가를 둘러싼 전망은 엇갈린다. 내년도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종목들은 실적 등락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수조원의 이익을 내던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한파로 적자가 예상되며, 에너지 자회사 SK E&S도 전력 도매가 상한제(SMP) 실시로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단기적으로 SK E&S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높은 수준 SMP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양호한 실적을 예상한다"며 "주주환원과 비상장 자회사의 가치 상승을 고려한다면 최근의 주가 하락은 과도하며, 저가매수 기회다"라고 분석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주회사 보고서를 통해 "SK는 전력 도매가격 상한제 영향을 극복해야 한다"며 "SK는 IT 자회사의 실적에 희망을 걸 수 있는데, 문제는 SK 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고 SK 실트론, SK 머티리얼즈 CIC 부문의 실적을 증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주사격인 현대모비스의 내년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2년 4.0%까지 하락했던 현대모비스 영업이익률이 2023년에는 4.5%로 반등하고, 영업이익은 22%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주가부양책으로 자사주 매입 카드도 꺼냈다. 9일부터 내년 3월7일까지 자사주 150만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매입 예정 금액은 이사회 결의일(7일) 종가 기준(20만7500원) 3천112억5천만원이다.

현대모비스 CI

하지만 이같은 좋은 실적 전망과 자사주 매입 발표 이후에도 현대모비스 주가는 요지부동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애플카 협력설이 돌면서 주가가 40만원대를 넘어섰지만 '협의하지 않고 있다'는 공식 입장 발표 이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현재는 20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에 따른 실적 우려도 주가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 등 현대차그룹주 대부분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도 IRA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 하다.

게다가 현대모비스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도 안고 있다. 업계는 주가가 낮아야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지분 확보 수월하기 때문에 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현대모비스의 최대주주는 기아로 지분 17.42%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아직 순환출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배구조가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진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의선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이 0.3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최남곤 연구원은 지주회사 보고서에서 "현대모비스는 궁극적으로 현대차 그룹의 최상위 지배회사로 포지셔닝 될 것이다"며 "궁극적으로 정의선 회장은 현대모비스 중심으로 보유 지분을 재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수익성이 낮은 제조 부문은 자회사로 돌리고, 수익성 높은 사업(AS)과 성장성 높은 사업(R&D) 부문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2018년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 로드맵)이 이미 실행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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