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나 변호사야"…서초 女교사에 '상상 초월' 전화한 학부모들

[지디넷코리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여선생님의 죽음과 관련해 동료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지나친 항의와 모욕이 이런 비극을 불러 왔다고 주장했다.

서울교사노조 장대진 수석부위원장은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고(故) A교사(23)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교사들의 말 등 여러 정황을 볼 때 "A교사가 맡았던 1학년 학급에서 4명 정도 학생의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고 그 학생 4명 중 2명간 학교폭력이 있었고 이로 인해서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으로 선생님을 힘들게 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앞에서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이 학교 교사를 추모하기 위한 교사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 News1 김민지 기자

임용 2년차 23세의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등지게 한 과도한 민원에 대해 장 부위원장은 우선 "서이초는 학부모 민원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교사들이 근무하기 매우 어려워했다는 증언이 있었다"며 교사들이 기피하는 곳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폭력 처리 당시에 어떤 학부모가 '나는 OO이 아빠인데 변호사다'라고 해 업무 피로를 가중시켰고 (생활지도에 어려움을 준 4명의 학생 중의) 한 학부모에게 선생님 전화번호가 노출돼 A선생님이 수십 통의 민원 전화를 받고 '너무 힘들다. 너무 소름 끼친다' 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A선생님이 '방학 때 휴대전화번호를 바꿔야 되겠다'라는 말을 했다라는 증언도 있다"면서 "이런 것으로 봤을 때 학부모 민원, 학교폭력 처리 업무의 피로도, 스트레스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장 부위원장은 여기에 더해 "폭력 피해자 학부모 측에서 교사 자존심을 꺾는 그런 말도 했었다고 들었다"며 "(그 학부모가 A교사에게) '너 교사 자질이 없다'는 이런 말을 했다더라"면서 이 모든 것들이 A교사를 죽음으로 내몬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 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 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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