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LG전자 주총 '미래'에 방점...'블록체인·NFT·의료기기' 신사업 추진

[지디넷코리아]

LG전자가 내일(24일)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 보다는 신사업 추진 의결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의료기기, 블록체인, 암호화 자산, 유리 파우더 등의 신사업을 안건으로 상정해 놓은 상황이다.

LG전자는 24일 오전 9시 제20기 정기 주주총회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동관 1층 대강당에서 개최한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의료기기 제조·판매업 ▲특허 등 지적재산권의 라인선스업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신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목표다.

LG전자,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6월 그룹 회장에 취임하면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사업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 LG전자는 지난해 7월 26년간 이어온 휴대폰 사업을 종료했고, 올해 2월에는 2010년부터 11년간 운영한 태양광 패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실적이 좋지 않은 한계 사업은 과감히 접고 가전, IT 등의 핵심사업과 로봇, 전장 등 미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2015년 2분기부터 2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누적 영업적자만 5조원 규모였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도 1~2% 수준에 불과했다. 태양광 패널 사업의 매출은 2019년 1조1천억원대에서 2020년 8천억원대로 하락했으며, 글로벌 점유율도 1%대였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대신해 전장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자동차부품 사업에서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해 신사업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태양광 패널 사업을 담당한 BS사업본부는 ▲IT(모니터, 노트북 등) ▲ID(사이니지, 상업용 TV 등) ▲로봇 사업 등으로 전환됐다.

LG전자는 신사업으로 의료기기 사업도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지금까지 의료용 모니터와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 등을 개발해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를 겨냥해 탈모치료 의료기기인 'LG 프라엘 메디헤어'와 만성 통증 완화 의료기기인 'LG 메디페인' 등을 선보였다.

LG전자는 최근 미국 원격 의료 서비스 기업 암웰과 파트너쉽을 맺고 북미 헬스케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병원과 가정에서 환자가 쉽게 진료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공동 개발한다.

LED 사이니지로 가상 배경을 구현한 버추얼 스튜디오의 예시(사진=LG전자)

또 서비스 산업에 공급하던 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서랍형)'을 병원에 공급하게 됐다. 클로이 서브봇은 스스로 승강기를 타고 층간을 오르내릴 수 있어 병원 내 다양한 공간에 빠르고 안전하게 검체나 약품을 배송할 수 있다는 것이 LG 측의 설명이다. LG전자는 2020년 서울대학교병원 대한외래, 이원의료재단, 국립암센터 등 의료기관에 LG 클로이 서브봇(서랍형)을 공급한 바 있다.

아울러 LG전자는 인공지능(AI)를 접목한 디지털 헬스케어 개발에도 나섰다. LG전자는 현재 분당서울대병원을 포함해 서울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등과 협업해 의료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화를 모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KAIST와 공동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연구센터 설립 협약을 맺었다.

LG전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블록체인 시장 진출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하드웨어 제조에서 벗어나 블록체인을 통해 미래 디지털 세상을 겨냥한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총회 안건도 블록체인 기반 소프트웨어 개발·판매와 암호화 자산의 매매·중개업이다.

LG전자는 블록체인 개발을 위해 이미 인력을 꾸렸다. 2020년 조직개편을 통해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아이랩(iLab)을 설치했고, 블록체인과 NFT(대체불가토큰)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전자 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벤츠 2022년형 EQS의 차량 내부 모습(사진=LG전자)

LG전자는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해 TV에 NFT를 적용시키고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미국 법인을 통해 미국 디지털아트 플랫폼 업체 '블랙도브'와 손잡고 프리미엄 가정용 사이니지 디스플레이에 NFT 아트 컬렉션을 추가했다.

지난 2월에는 카카오의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X’와 협업해 카카오의 디지털 지갑 클립(Klip)에 구매 보관 중인 NFT 작품을 TV에서 감상할 수 있는 '드롭스갤러리' 앱 서비스를 출시했다. 클립드롭스는 한정판 디지털 아트를 전시·유통하는 서비스다.

이달에는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의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 NFT 예술 작품 콘텐츠 사업을 공동 추진에도 나섰다.

모델은 LG 클로이 안내로봇(LG CLOi GuideBot)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는 또 로봇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켰다. 지난해 12월 LG전자가 처음 선보인 인공지능 시설관리로봇에는 자율주행, 5G, 원격제어를 비롯해 '사물 DID(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사물에 고유 식별자를 부여해 사물의 신원을 인증하는 기술) 기술을 담아 냈다.

이 외에도 신사업으로 내세운 유리 파우더 등 기능성 소재 제작 및 판매업은 가전제품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보여진다. 유리 파우더는 반도체 등 전자장치 절연체나 금속 등 다양한 소재를 접합하거나 밀봉하는 데에 쓰인다. 전자제품 내구성 강화에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이상수(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사외이사로 재선임,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 ▲류충렬(KAIST 금융전문대학원 회계학 부교수)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올랐다. 또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도 상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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