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카이스트 나왔다…당신은?" 유치원 교사, 학부모 녹취 공개

[지디넷코리아]

한 공립유치원 교사가 '극성 학부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자신도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1일 경기일보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경기도의 한 공립유치원 교사 A씨는 과거 임신 중 학부모 B씨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과 신고 협박을 당했다.

B씨는 통화에서 "우리 아이에게 다른 반으로 가라고 했냐"며 A씨를 몰아붙였다. B씨는 아니라고 말하는 A씨에게 "애가 집에 와서 자지러지게 우는데도 아니냐. 아닌데 아이가 이렇게 억울하다는 듯이 우냐. CCTV 확인해 봐야겠네. 우리 아이가 완전히 거짓말쟁이냐. CCTV 돌려봐도 되냐"며 강하게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연신 아니라고 말하는 교사에게 "내 아이가 우선이지 사실은 내가 선생님 인권 보호해 주거나 선생님 교사권 보호해 주는 사람은 아니잖냐. 우리 아이가 당한 게 많은데"라며 "누구 말이 사실인지 녹음기 붙여야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잠시 후 B씨는 다시 전화를 걸어 자신의 학력을 자랑하며 괴롭힘을 지속했다. B씨는 "어디까지 발뺌을 하시냐. 남의 명예까지 실추시키면서 뭐 하시는 거냐. 배운 사람한테. 당신 어디까지 배웠냐. 카이스트 경영대 나와서 MBA까지 했는데 카이스트 나온 학부모가 문제아냐. 계속 이딴 식으로 해도 되는 거냐"고 쏘아붙였다.

다음 갑질은 자신의 개인 휴대전화로 아이의 사진을 찍어보내달라는 요구였다. 자신의 아이가 발표하는 모습을 찍어보내달라는 B씨의 요청에 A씨는 'e알리미'를 통해 사진을 보냈다.

그러나 B씨는 사진이 전체 공개로 전송됐다고 오해해 A씨에게 또다시 전화를 걸어 따지기 시작했다. B씨는 "너무 빡빡한 사회가 아니라면 (사진 보내주는) 융통성 정도는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서울 가면 너무 당연한 일인데. 그냥 개인 폰으로 전송해 주셔도 되는데 이런 걸 자꾸 공론화하고 그러지?"라며 A씨를 나무랐다.

"어머니에게만 보내드렸다"는 A씨의 말에 B씨는 "선생님 지금 임신 몇 개월이냐. 우리 아이도 소중한 존재니까 선생님이 임신을 하셨더라도 좀 융통성 있게 얘기를 해주시면 좋겠다. 이런 상황은 깜짝깜짝 놀란다. 그냥 간단하게 해주시지 너무 수 쓰지 않으셔도 된다. 사진 한 장 보내주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잖냐"라며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했다.

그러면서 교사의 개인 전화번호를 공개하지 않도록 하라는 교육부 지침에 대해 "교직원에 대해서는 처우가 그렇게 개선됐는데 우리 학부모는 그럼 아무 소리도 못 하나. 교육부 지침 같은 게 되게 위험한 거다. 이게 어디까지 전쟁을 선포하는지 몰라도 우리 배운 사람들 입장에서는 되게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B씨는 체험학습 관련 상담에서도 교사가 결정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내원해서 상담하라는 A씨의 말에 "원으로 와서 상담하라 이야기하는 게 선생님 굉장히 뻔뻔하다. 그건 아셨으면 좋겠다"며 A씨의 잘못으로 몰아갔다.

이에 대해 A씨는 "제가 주변에 도움을 청해도 교원단체도 실질적인 규정이 없으니 도움이 된 게 전혀 없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때 임신 중이었는데 제 가족이 없었으면 저도 그 여자(B씨) 이름 유서에 써놓고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 것 같다. 고소를 하자니 낙인찍힐 아이도 그렇고 난처해질 유치원 입장 때문에 고소를 못했다"며 "후회스럽다"고 통탄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