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 수면 장애 원인 규명

[지디넷코리아]

파킨슨병 환자가 겪는 큰 고통 중 하나가 수면 장애다. 자고 일어나는 주기가 깨지는 일주기 리듬 교란 질환인 수면 장애로 인해 환자는 저녁에 불안, 우울, 동요와 같은 정서질환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을 일몰증후군이라고 하며, 치매 환자의 약 20%가 일몰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파킨슨병에 대한 연구는 운동 장애를 중심으로 이뤄졌으나, 수면장애 등 정서 장애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DGIST(총장 국양)는 뇌과학과 김경진 교수 연구팀이 파킨슨병의 일몰증후군과 일주기 생체시계와의 분자적 연결고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이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표적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파킨슨병에서 비롯된 정서장애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파킨슨병 생쥐 모델에서 해가 뜨는 특정 시간대에 불안증과 우울증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했다. 이는 낮에 활동하는 인간에게는 해가 질 무렵에 해당하는 시간대다.

이어 해가 뜨는 특정 시간대에 중뇌 복측 도파민 뉴런에서 일주기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REV-ERBα' 유전자의 길항제인 SR8278을 생쥐 모델에 투여하자 해가 뜰 때 나타나는 불안증이나 우울증이 완화됐다. 파킨슨병 생쥐 모델에서도 정상생쥐처럼 정서조절의 일주기 리듬을 구현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 연구팀은 파킨슨병 생쥐모델에서는 REV-ERBα 유전자와 촉진적 역할을 하는 전사인자 'NURR1'의 발현, 그리고 이 두 전사인자의 도파민 한성 속도제한효소인 TH(tyrosine hydroxylase) 유전자로의 결합력이 망가짐으로써 TH 발현과 정서조절의 일주기 리듬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했다.

반면, 파킨슨병 생쥐모델에 SR8278을 처리하면, 해가 뜰 때 도파민 뉴런에서 REV-ERBα와 NURR1의 상호작용이 회복되면서 TH 발현과 정서조절의 일주기 리듬이 회복됐다.

REV-ERBα가 파킨슨병 일몰증후군을 치료하는 새로운 분자표적이 되고, SR8278이 치료제로 쓰일 가능성을 발견한 것이다. 김경진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그동안 학계에 난제로 남아 있던 파킨슨병의 일몰증후군과 일주기 분자생체시계 교란과의 분자적 연결고리를 밝혔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신규 약물은 극히 제한되어 있던 파킨슨병 정신장애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