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매드몬스터·BT21이 만드는 가상세계…디지털 엔터테인먼트가 뜬다

[지디넷코리아]

핫도그를 맛있게 먹는 유튜브의 5분짜리 먹방 영상이 2주도 안돼 100만뷰를 돌파했다. 이 영상 속 주인공은 연예인도, 실존하는 사람도 아닌 라인프렌즈의 캐릭터 BT21의 RJ다.

평소 요리와 먹는 것을 좋아하는 캐릭터로 알려진 RJ의 먹방 영상이 더 화제를 모은 이유는 인형, 문구류 등 캐릭터 제품으로 탄생하거나 귀여운 애니메이션 속에 있던 가상 존재인 ‘캐릭터’가 마치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식품 광고를 촬영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한 새로운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실과 가상의 영역을 넘나드는 새로운 존재들, 일명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이 MZ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으며 본격적인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매드몬스터 앨범 자켓(사진=지니뮤직)

먼저, 가상의 세계관을 통한 재미있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사례로는 단연 ‘매드몬스터’가 꼽힌다. 매드몬스터는 KBS 공채 개그맨인 곽범과 이창호가 만든 부캐 아이돌 그룹으로, 카메라 필터를 이용한 비현실적인 비주얼과 전세계 60억명에 달하는 팬클럽 등과 같은 설정으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이를 현실처럼 소비하는 MZ세대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면서 지난 4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내 루돌프’는 각종 음원사이트를 휩쓰는 결과로 이어졌고, 매드몬스터는 ‘엠카운트다운’와 ‘유희열의 스케치북’ 등 음악 방송에도 출연했다. 최근에는 과자, 화장품 등 광고도 연이어 접수했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재미를 알린 개그맨들의 ‘부캐’ 아이돌 외에도, 아바타와 함께 활동하는 걸그룹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aespa)’는 많은 K팝 아이돌 그룹들이 내세워온 독창적인 세계관은 물론, 버추얼 아바타와 함께 8인조로 데뷔 및 활동하는 새로운 차원의 시도로 주목을 끌고 있다. 에스파의 뮤직비디오, 노래 가사 등에는 이러한 특징이 곳곳에 반영됐고 팬들은 숨겨진 장치, 복선 등을 찾아 디지털 공간에서 다시 나누기를 즐긴다.

개그맨, 아이돌 그룹 등이 가상의 ‘부캐’ 또는 ‘아바타’ 등의 방법으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면, 패션, 뷰티, 푸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 활동 영역을 넓히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행보도 눈에 띈다.

이미 지난해 말 BT21 공식 유튜브에서 우동 먹방으로 400만회 이상의 조회수로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번 이마트 피코크 핫도그 영상으로 ‘프로 먹방러’ 대열에 합류한 BT21의 RJ 캐릭터는 먹방 콘텐츠를 즐기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MZ세대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평가다.

(사진=라인프렌즈)

이같은 성과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라인프렌즈가 BT21을 차세대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성장시키며 전 세계 MZ세대와 소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5월 BT21이 운영하는 컨셉의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고, 만든 지 이틀도 안 돼 5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캐릭터 IP를 단순히 제품이나 귀여운 애니메이션 등으로만 선보이던 기존 캐릭터 브랜드들의 일반적인 행보를 넘어서 캐릭터 IP또한 하나의 버추얼 인플루언서로서 디지털 공간에서의 영향력을 넓힘으로써,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이끄는 색다른 시도로 보고 있다.

라인프렌즈는 BT21 외에도 오리지널 캐릭터 IP인 브라운앤프렌즈를 ‘버추얼 쇼호스트’로 변신시켜 MZ세대 사이에서 온라인 쇼핑 트렌드로 자리 잡은 라이브 커머스에 선보이며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를 준비해 왔다. 일례로 지난해 말 중국 최대 커머스 플랫폼인 티몰과 함께한 ‘슈퍼 브랜드 데이’ 라이브 방송에 VR로 등장한 브라운, 코니, 샐리, 초코는 중국 현지 팬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상에 별도의 페르소나를 둘 정도로 가상 세계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MZ세대에게 디지털 공간은 단순 취미가 아닌 일상의 일부이자 놀이터가 됐다"며 "이들이 콘텐츠 소비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시대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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