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비싸고 재고 없다"...그래픽카드 구매 미루는 소비자들

[지디넷코리아]

그래픽카드 가격이 작년 12월 미국과 유럽을 시작으로 올 2월부터 국내 시장에서도 하락세로 접어들었지만 이런 가격 하락이 그래픽카드 판매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그래픽카드 가격이 연초 대비 절반까지 내렸지만 오히려 수요는 감소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범유행 이후 2년 가까이 계속 늘었던 PC 수요가 줄어드는데다, 소비자들이 여전히 구입을 미루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파악된다.

국내외 그래픽카드 시세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들 구매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사진=엔비디아)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그래픽 카드 판매가 늘지 않는 것은)소비자들이 암호화폐 채굴과 공급량 부족이 없었던 2017년경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그래픽카드 가격이 여전히 비싸다"고 항변하고 있다.

■ 그래픽카드 재고 전세계적으로 상승중

그래픽카드 재고는 현재 국내를 포함해 전세계 시장에서 계속해 상승중이다. 게임과 암호화폐 채굴 수요 등이 어느 정도 진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지난 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정부의 봉쇄 조치 등으로 그래픽카드 수요는 감소하고 공급도 정상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

그러나 엔비디아와 AMD 모두 올 하반기에 RTX 40 시리즈 등 새 그래픽칩셋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기존 RTX 30 시리즈 등 재고 제품을 처리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판촉 프로그램 '시동'

국내외 그래픽카드 유통사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그래픽카드 판매 촉진을 위한 프로그램, '리스톡드 & 리로디드'를 마련하고 실행에 들어갔다.

이달 중순 진행된 설명회에 참가한 유통사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은 '그래픽카드가 아직도 비싸고 재고가 없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그래픽카드 유통사가 오픈마켓 등에서 그래픽카드를 판매할 때 할인 쿠폰을 제공해서 판매 가격을 내릴 수 있고 엔비디아가 관련 비용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엔비디아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프로그램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판매 촉진책, 그래픽카드 수요 진작에 도움 안 될 것"

그러나 국내 조립PC 업체 관게자들은 이런 조치가 그래픽카드 구매 수요를 이끌어 내는 데 큰 도움은 주지 못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AMD 라이젠 7000 시리즈 프로세서, 인텔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 '랩터레이크' 등이 이르면 9월경부터 발매되는데다 새 그래픽카드도 같은 시기에 출시될 예정이라 이미 시장은 대기 수요로 돌아선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몇 달 기다리면 신제품이 출시되는 데 굳이 기존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는 없지만 엔비디아 지포스 RTX 40 시리즈의 성능 개선이나 초기 수급 등에 문제가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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