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보너스 최대 9억'...中, 해외 반도체 인재 확보 비밀리 부활

[지디넷코리아]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기술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해외 반도체 인재를 모집하는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은 최대 9억원 상당의 계약 보너스를 제공하며 해외 반도체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중국은 2018년까지 10년간 첨단 과학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에서 훈련받은 엘리트 연구원을 채용하는 프로그램 '천인계획'(千人計劃·TTP)을 운영하다 중단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기술 패권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수사에 나서면서 강력하게 차단했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천인계획' 프로그램을 중단한 지 2년만에 기술 숙련도를 가속한다는 목적으로 '치밍(Qiming)'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해외 전문인력 및 양성 프로그램을 은밀히 부활시켰다. 로이터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00개 이상의 정부 문서를 검토한 결과 중국의 신규 프로그램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치밍' 프로그램은 해외 인재에게 주택 구입 보조금과 함께 300만∼500만 위안(5억5천만∼9억원)의 통상적인 계약 보너스 등 특전을 제공한다. 치밍은 중국 산업정보기술부가 직접 감독하기에 익명성이 보장되며, 반도체와 같이 민감하고 '기밀' 영역을 포함하는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모집한다.

또 전작 '천인계획' 프로그램과 달리 채용 대상자를 공개하지 않고, 중앙정부 홈페이지에서도 내용을 알리지 않는다. 또한 치밍은 각급 지방 당국의 채용 계획 및 중국 반도체 회사의 정부 지원 채용 활동과 동시에 운영되기도 한다.

일부 문서에는 중국 과학기술부의 오랜 이니셔티브로 기술기업 클러스터 구축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인 '훠지'(Huoju)와 함께 치밍이 언급돼 있다.

로이터 소식통은 "중국 치밍에 선발된 지원자 대부분은 미국 명문 대학에서 공부했으며 적어도 하나의 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며 "MIT, 하버드, 스탠포드 대학에서 교육받은 과학자들도 중국이 찾는 인재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천 명이 치밍에 지원한 상태다. 다만, 치밍을 통해 몇 명이 채용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의 기술 인재 유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해 중국이 반도체 분야에서 자립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나왔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10월 발표한 규정은 미국 시민과 영주권자가 중국 내 첨단 칩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는 것이 제한되면서다. 미국은 오랫동안 중국이 지적재산권과 기술을 훔쳤다고 비난해 왔지만, 중국은 정치적 동기가 있다고 일축했다.

중국정보산업발전센터와 중국반도체산업협회가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최근 몇 년 동안 번창했지만 엔지니어와 칩 설계자를 포함해 약 20만명의 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

미국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방첩안보센터(NCSC) 딘 보이드 대변인은 "중국 인재 채용 프로그램은 미국 경제와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은 "일부 중국 과학자, 특히 외국 시민권이나 영주권을 가진 과학자들이 중국 정부 인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국제적 기회를 포기해야 하고, 미국의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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