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랩 - 블랙홀 주변엔 무슨 일이?···M87 블랙홀 제트 자기장 강도 추정

[지디넷코리아]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이 M87 블랙홀 제트의 자기장 강도 추정에 성공했다. M87은 블랙홀은 2019년 사건지평선망원경(EHT)으로 사상 최초로 관측한 블랙홀이다.

제트는 기체와 액체 등 물질이 밀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방출되며 형성되는 빠른 흐름을 말한다. 블랙홀 주변의 강력한 자기장 및 부착원반과 블랙홀의 상호 작용으로 블랙홀 주변엔 강력한 제트 방출 현상이 발생한다.

블랙홀 제트의 형성엔 자기장이 깊게 관여할 것으로 추측된다. 이제까지 제트의 자기장 강도는 제트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에서만 제한적으로 추정 가능했는데, 블랙홀에서 멀리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GHz대와 43GHz대로 관측한 M87 제트 영상을 조합하여 나타낸 복사냉각 분포도. 22GHz대와 43GHz대로 관측한 M87 제트 영상을 조합하여 복사냉각 분포도를 나타낸 이미지다. 22GHz 대역은 제트의 플라즈마가 비교적 덜 냉각된 부분을, 43GHz 대역은 방사 냉각에 의해 플라즈마가 더 많이 냉각된 부분을 보여준다. 제일 하단 그림에서 색이 푸른 계열일수록 플라즈마가 방사 냉각에 의해 더 많이 냉각되었음을 나타내며 붉은 계열일수록 덜 냉각되었음을 의미한다. (자료=천문연)

30일 천문연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는 천문연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일본국립천문대의 일본우주전파관측망(VERA Array)이 공동 운영하는 7개의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한일공동 우주전파관측망(KaVA)을 활용했다. 22㎓와 43㎓ 주파수대로 준동시 관측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제트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제트 내 플라즈마가 냉각되는 싱크로트론 복사냉각 현상을 분석해 자기장 강도를 추정했다. 복사냉각은 자기장 강도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22㎓와 43㎓의 서로 다른 주파수대에서 관측한 복사냉각 분포를 분석하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블랙홀로부터 약 2-10광년 떨어진 거리에서 제트의 자기장 강도은 0.3에서 1가우스(Gauss)로 추정됐다. 이는 M87 제트의 자기장이 블랙홀 중심부에서부터 약 10광년 거리까지 방출되는 동안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크게 소실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한편, 지구 자기장의 크기는 약 0.2-0.65 가우스다.

M87 제트의 자기장 강도 분포 그래프. 가로축은 거대 블랙홀로부터의 거리 (단위: 슈바르트실트 반지름), 세로축은 자기장 강도 (단위: 가우스)를 나타낸다. 기존 연구의 경우 제트의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둥근 점선)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한 반면, 본 연구는 M87 제트에서 멀리 떨어진 하류(검은색 사다리꼴)에서의 자기장 세기 분포 추정에 성공했다. 회색 점선은 이번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제트 상류 방향(블랙홀 근처)으로 대입하여 얻은 자기장 강도 분포이며, 이는 다양한 선행 연구에 의해 추정된 제트 기저 부근의 자기장 강도와 유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료=천문연)

논문 제1저자인 한국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는 "KaVA 준동시 관측을 통해 초대질량블랙홀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라며 "이를 통해 제트 자기장의 전반적 분포를 파악하고 기존 제트 이론 연구와 비교해 제트 형성 기작을 검증해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여러 주파수에 대한 초장기선전파간섭계(VLBI) 관측의 비교 분석은 제트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기법"이라며 "블랙홀 연구는 여러 주파수대 동시 관측이 가능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동 연구와 성과를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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