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lon.com의 사례에서 보는 컨텐츠 유료화/수익 다각화(1)

Salon.com의 사례에서 보는 컨텐츠 유료화/수익 다각화(1)

양질의 컨텐츠 만으로는 온라인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일까? 답은 주저 없이 그렇다, 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급 컨텐츠를 가지고도 힘겨운 생존 사투를 벌이고 있는 Salon.com의 다양한 시도들은 컨텐츠 비즈니스에서 컨텐츠의 품질 이외에 고민해야 할 것들, 컨텐츠 유료화와 수익 다각화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 준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애초에 틀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컨텐츠 유료화에는 다양한 국면이 있다. '컨텐츠'라는 단어가 함의 하는 내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근 포털들에서 너도 나도 붙이고 있는, 그리고 그나마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 온라인 영화관이나 만화방, 성인 컨텐츠. E-book도 유료 컨텐츠의 촉망 받는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한게임의 프리미엄 서비스나 커뮤니티 사이트의 아바타 의상 판매 같은 경우는 선풍적인 인기다. 그러나 이 각각의 사업내용은 너무나 판이하게 다르다. 그런데도 어느 한 쪽이 붐을 이루면 싸잡아 '컨텐츠 유료화' 성공 사례로 언급된다.

하지만, 순수하게 업체에서 만들어낸 텍스트 기반의 정보 컨텐츠가 중심이 된 유료화 사례는 아직 국내에는 거의 없다. 어떤 니치를 공략하든, 어떤 전문적인 양질의 컨텐츠를 생산해 내든, 어떤 오프라인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든 이것은 마찬가지이다. 맞춤형 정보와 같은 특화된 서비스나 PPV(pay-per-view)나 정액제라는 과금 기반도 여기에서 만큼은 무력하다. DRM이나 워터마크 같은 테크놀러지도 쓸 데가 없다. B2B 신디케이션의 형태로 아주 약간의 수익을 올리는 곳도 있지만 그 비율은 아직 미미하다.

계속된 주가 하락과 자본 소모로 벼랑 끝까지 몰린 Salon.com은 바로 이 부분에서 정면 승부를 걸었다. 컨텐츠 그 자체를 가지고 1년에 30달러를 요구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에게는 대통령 전문 뉴스인 Bushed!나 가십 전문 컬럼인 Nothing Personal의 금요일 판 등의 특별 컨텐츠가 제공된다. 배너나 팝업 광고 없이 Salon의 컨텐츠를 볼 수 있으며, 하루 분의 기사를 PDF나 텍스트 파일 형태로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무료 E-book 다운로드와 같은 소소한 보너스가 제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 Salon 프리미엄 서비스의 골자는 프리미엄 컨텐츠다.

지난 4월, 필자는 이 Salon의 프리미엄 서비스 런칭에 맞추어 "살롱닷컴의 조금 더 인간적인 유료화를 바라보며'라는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 때는 아직 서비스가 런칭되기 이전이었고, 서비스 자체에 대해서 라기 보다는 Salon의 생존이 의미하는 바와 그들이 프리미엄 서비스에 접근하는 태도에 대한 개인적인 감동을 전했었다.

그 후 4개월, 컨텐츠 비즈니스의 한 상징과도 같은 Salon 프리미엄 서비스의 추이와 그 뒷이야기를 소개한다. 가장 궁금했던 그간의 프리미엄 가입자 수를 포함해서.

1.프리미엄 서비스의 준비 -가격 정책 결정과 사전 유료화 공지
현재 Salon 프리미엄 서비스는 1년에 30달러. ( 2년에 50달러) 이 가격은 어떻게 정해졌을까? 이 가격 정책을 결정하기 위해 Salon은 지난 2월부터 수만 명의 Salon 독자들에게 설문 조사를 했다고 한다. 사이트에 방문한 n번째 사람마다 팝업 창을 띄워 자동으로 설문이 이루어지게 한 것이다. 이 결과로 연간 최고 75달러, 최저 25달러 선의 요금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다. 그리고 연 30달러의 가격으로 결정했다. 많은 사람들이 내겠다고 한 금액보다는 낮은 것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Salon은 많은 다른 온/오프라인 미디어의 가격 정책을 벤치마킹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유저의 선택이었다.

*참고 : TIME지의 1년 구독료는 67.33달러 (52권), 월스트리트저널 온라인 1년 구독료59달러, 뉴욕 타임즈의 온라인 프리미엄 크로스워드 퍼즐 1년 구독료 19.95달러

Salon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런칭하기 6주 전부터 유료화에 대한 공지를 띄웠다. 당시 처음으로 빅 배너를 도입했고, 이에 대한 독자들의 반발이 심할 것으로 예상,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프리미엄 서비스에는 배너 광고 없이 기사를 볼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의외의 효과를 거두게 했다. 이 사전 공지를 보고 유저들의 질문이 빗발쳤던 것이다.

이것이 뭐가 좋으냐고? 유저야 말로 최고의 테스터이고, 모든 사이트의 Q&A 게시판은 그 사이트의 약점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버그 리포트 겸 개편 기획안의 기초가 된다. 마찬가지로 이 질문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Salon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까지 잠재적인 유료 서비스 가입자가 어떤 것들을 궁금하고 걱정하며, 어떤 것들을 요구할 지에 대해 사전에 파악할 수 있었다. 예를 들자면, "외국에 사는데, 요금을 미국 US 달러 환율에 맞추어서 내야 하나요?""와 같은. 그리고 이것을 모아 서비스 기획에 반영하고, 질문 내용은 FAQ로 묶어 서비스 런칭 시에 함께 제공할 수 있었다.

2. 프리미엄 서비스 가입자 수
위에서 언급한 사전 설문 조사에서, 약 40%의 유저가 유료 서비스에 가입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Salon은 자체적으로 다른 유료 사이트의 쓰라린 선례와 다이렉트 마케팅 반응 비율 등 을 토대로 현실적인 가입률이 전체 유저의 1%, 많아야 2%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Salon의 방문자 수는 약 월 350만 명 수준. 따라서 예상 유료 가입자 수는 35,000~70,000명, 이 예측은 얼마나 맞아떨어졌을까?
2001년 4월 25일 런칭한 이 프리미엄 서비스에는 7월 25일 기준, 12,000명 정도가 가입했다. 전체 방문자의 0.35%. 월 평균 가입자는 4,000명 선. 1년 가입자 기준으로 본다면 1년에 약 36만 달러의 수익을 확보한 셈이다. 이 수치가 약 6배 증가해 전체 방문자의 2%인 7만 명 선에 도달한다면, 이로 인해 파생되는 수익은 연간 210만 달러에 이른다. 정말 적지 않은 수익이다.

이런 계산은 늘 계산기나 엑셀의 스프레드 시트 위에서 행복하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 가파르지도 않은 상승곡선을 오르기가 너무나 힘겹다.

Salon의 현재 목표는 올해 안에 5만 명의 가입자에 도달하는 것이다.

3. Salon 프리미엄 서비스의 딜레마는?
우선, 유저를 프리미엄 서비스로 이끄는 방법. PPV 형태의 유료 영화나 만화 사이에는 컨텐츠 옆에 300원, 500원 하고 가격이 매겨진다. 뉴욕 타임즈 같은 경우에는 지난 1주간의 기사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그 이전 기사에 대해서는 과금을 한다. 기사 1개당 2.5달러를 기본으로 25개의 기사에 19.95 달러, 4개의 기사에 5.50 달러와 같이 패키지로 판매하기도 한다. 유저가 과거 기사를 찾으면, 검색 결과에서는 각 기사의 타이틀과 날짜, 기사 앞 부분과 전체 길이를 보여준다.

정액제인 살롱의 프리미엄 서비스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게 유저를 유도한다. 프리미엄 컨텐츠에 대해서는 맨 앞 부분의 몇 단락을 소개되고, 그 아래에 더 읽고 싶으면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하라는 안내문구가 등장한다. 뉴욕 타임즈나 기타 유료 컨텐츠 사이트와 차별화 되는 점은 유저가 타이틀을 읽고 클릭할 때, 어떤 것이 유료 컨텐츠인지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즉, 유저는 유료 컨텐츠인 줄 모르고 제목을 클릭한다. 흥미를 느껴 클릭하고 보니, 기사의 전문을 다 읽으려면 프리미엄 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는 공지가 있는 것이다.

이것은 두 가지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하나는, Salon측에서 고백하듯 명백한 거부감이다. 미리 유료 표시를 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유저로서는 일종의 눈속임을 당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미리 유료 표시를 했을 경우에는, 아직 회원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들이 샘플 유료 컨텐츠에 아예 접근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고민이 있다. 보지 않고서 어떻게 그 기사를 돈을 내고 계속 읽고 싶은지 알 수 있단 말인가!

출처 : I-Biznet
웹컬럼니스트 : 정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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