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CRM 구축법 - #2 인간적인 기업

지난 시절 고객 관계에 대한 바바라 분드의 각종 조사 결과들은 기업이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는 모든 고객이 그런 다가섬을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마케팅은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다. 마케팅이란 기업이 원하는 대로 시장이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존재한다. 그리고 마케팅이란 마음이 내키지 않은 일반대중을 기업의 생각대로 요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들 고객은 진력이 난다. 우리는 광고를 증오한다. 우리는 대형입간판에 짜증이 난다. 우리는 정크메일에 반대한다. 우리는 스팸메일에 분개한다. 사실 우리는 동시에 5개의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 하나의 광고도 보기 싫어서 TV 리모콘을 발명했다. 이것은 ‘그들에 대한 우리의 투쟁’이며, 그들은 우리를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마케팅을 공습으로 느끼는 일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마케팅이 사용하는 언어들은 바로 전쟁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타겟을 파악하고, 전략을 개발하고, 시장점유율 확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작전을 수행하라고 그들은 외친다. 여기에 고객 서비스 부서는 그들을 먹여 살리는 우리 고객을 귀찮은 존재로 여기고 있다. 그들의 시각으로 볼 때, 우리는 끝없이 질문, 불평, 탄원해 그들의 피를 말리려고 하는 사람들이다. 기업은 고객 상호작용 1건당 15, 50 또는 100 달러를 써야 한다. 이것은 비즈니스를 위해 투자되거나 아니면 이익으로 남겨둘 수 있는 돈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그들의 방어선을 더 깊게 파고, 이 참호에 사람들을 더 많이 배치하며, 우리 고객과의 상호작용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에 널리 퍼져 있는 이런 군사적인 사고방식은 비즈니스의 보편적인 공포의 결과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대중 앞에서 연설하기를 죽기보다 싫어한다는 조사 결과처럼, 기업은 노출되는 것을 부도나는 것보다 더 싫어한다. 그들은 자사가 하나님이 만든 시계처럼 정확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음을 시장이 알아차릴까 봐 두려워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란 오류에 빠지기 마련인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얼마나 놀라운 조사 결과인가?이런 공포와 호전성이 결합되었기 때문에, 고객은 문자 그대로 인간들처럼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기업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기업들은 대화를 하고 경청하는 것보다는 공격 계획을 짜는 것이 더 쉽다. 따라서 기업들은 진실한 대화를 억누르도록 설계된 언어로 고객과 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기분을 더 좋게 만드는 퀘이커 오츠社의 것과 같은 허영심이 가득한 사업 성명서를 작성한다.“우리의 목표는 식품과 음료 업계에서 반론의 여지가 없는 리더가 되는 것. 우리는 퀘이커를 승리하는 회사로 만듦으로써 이 목표를 달성할 생각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는 재능있는 사람들이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며, 열정적이고 수익성 있는 고성장 회사가 되며, 기여하는 바에 따라 보상을 받는 그런 곳이 될 것이다. 승리란 우리의 제품들이 고객이 갈망하고 열망하는 그런 것들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승리란 우리가 지속적으로 강력한 재정적 결과를 가지고 경쟁자들을 앞서가는 것을 의미한다.”

식품과 음료 업계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는 리더? 캡틴 크런치(Cap’n Crunch)와 라이스-에이-로니(Rice-A-Roni)를 통해서? 아니면 그들은 다음과 같은 공허한 성명서를 작성한다. “우리는 전세계 고객의 삶을 개선시켜 주는 고품질과 고가치의 제품들을 제공할 것이다. 이 결과로 고객은 우리에게 최고의 매출과 수익성 있는 성장으로 보상할 것이며, 이로 인해 우리들, 우리 주주들, 그리고 우리가 살고 일하고 있는 공동체는 번영할 것이다.”당신은 이것이 어느 회사의 목표인지 말할 수 있는가? 사실 이런 성명서를 갖고 있지 않은 회사가 어디 있겠는가?(이 성명서는 프록터앤갬블社의 것이다.)아니면 그들은 다음 델社의 것처럼 공허하지는 않지만, 자화자찬에 중언부언하는 그런 ‘비전’ 성명서를 쓸 수도 있다. “이것이 우리가 사업을 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우리가 그 공동체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상, 즉 우리 고객의 수요, 기술의 미래,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등을 해석하는 방식이다. 미래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라도, 우리의 비전, 즉 델의 비전은 우리의 인도자가 될 것이다.”


인간미의 표출문제

우리의 비전은 비전을 갖는 것이다? 우리는 초비전으로 과거의 비전을 모두 없앴다? 세상에! 어떤 인간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하고 있는가? 이제 이런 목표 성명서를 생각해 보자.“PETA(동물들을 윤리적으로 대하자는 단체)의 사람들은...모든 동물의 권리를 확보하고 보호하는데 헌신한다. 페타는 동물들이 우리의 먹이, 의복, 실험, 또는 오락의 대상이 아니라는 단순한 원칙 아래 운영된다.”분명하고 간단하다. 당신은 인간이 하는 말이 이런 것이라고 그대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페타의 열정은 그 언어의 방향성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아니면 벤 앤 제리社의 사업 성명서를 보자. “버몬트 낙농 제품들로부터 만들어진 아주 다양하고 혁신적인 향들을 통해 최고 품질에 최상의 천연 아이스크림 및 관련 제품들을 제조, 유통, 판매한다.”그들은 자사가 “글로벌 디저트와 미식가적 식품 생활양식을 개선하기 위한 냉동 유과 소모용품들”이나 기타 자화자찬식의 난센스 단어들이 아닌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있다는 점을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사업 성명서에서 끝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모든 형태의 기업 의사소통(고객 지원부서의 고객 대응 대본과 보도자료에서 마케팅 소책자까지)은 기업의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위험을 피하도록 고안된 과장된 언어들로 작성되어 있다. 일례로 미국의 대형 철도회사인 암트랙(Amtrak)의 한 고객 지원 직원은 “당신의 여행 암트랙을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문구와 함께 공식적으로 확정된 작별 인사말 대신 “수고하세요. 그리고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말했다가 큰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세상에! 한 순간 그녀는 살아있는 인간처럼 들렸을 것이다. 이 직원의 친근한 말과 함께 한 CEO의 다음과 같은 공식적인 인용구를 비교해 봐라.“다시 한번 우리의 강력하고 수익성 있는 1분기 결과로 인해 브로드비전은 다음 해에 공격적으로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브로드비전(BroadVision)社의 사장겸 CEO인 페홍 첸은 말했다. “우리의 목표는 기업들이 우리의 완벽한 개인화된 e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수트를 사용해 그들의 고객, 공급자, 직원과 수익성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이 기업들은 신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계속할 수 있도록 ‘B2B2C’로 알려진 각 기업의 모든 가치사슬을 굳건히 하는데 있어 브로드비전에 의존하고 있다...”

이 인용문은 어느 누구도 말한 적이 없다고 우리가 확신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 인용문은,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에 대해 힌트를 얻기 위해 비밀의 핵심어들을 조사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어느 누구도 읽지 않을 것이다. 모순되게도 브로드비전은 자사의 소프트웨어가 고객 및 공급자들과의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인간의 대화방식을 모방할 수 있는 살아있는 작가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간들이 대본 없이 말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이런 비인간화된 언어를 고치는 것이다. 고객들은 자연스런 언어로 이야기 하고 있다. 그들은 꾸밈없이 말한다. 또 농담도 많이 하고 유모도 사용한다. 당신의 회사가 공식 대변인들과 함께 이런 대화에 들어가려고 시도할 때마다, 고객들은 당신을 비웃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갈수록 분개할 것이다. 그들은 당신의 조직 내에서 당신 회사가 만들고 있는 그 제품들에 신경을 쓰고 있는 사람들과 인간적으로 얘기하고 싶어한다. 당신은 그런 사람들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물론 거기에는 위험이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누군가의 조크의 대상이 되거나, 고객에게 로봇과 같다는 생각을 들도록 만들거나, 자신이 만들고 있거나 고객이 사고 있는 물건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영혼이 없는 기업이라는 딱지를 들을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또한 이 모든 일을 철저하게 무시함으로써 발생하는 커다란 위험도 있다. 공포를 극복해라. 당신의 전문가적 태도 뒤에 숨어 있는 것을 멈춰라. 열정적이 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것도 괜찮다. 그리고 인간적이 되는 것도 정말 좋은 일이다. 그것은 진짜다.


[출처] CIO 매거진

다운로드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