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우스] 실패경험은 쾌속질주를 위한 윤활유다....

[디자인하우스] 실패경험은 쾌속질주를 위한 윤활유다....

많은 노력을 들여 시스템을 오픈했지만 사용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시스템은 전산실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한다. 그러나 실패를 빨리 인정하고 교훈으로 삼는다면 이는 하나의 선물이다.
CRM(고객관계관리)에 있어서도 실패경험은 어설픈 성공보다 훌륭할 수 있다.




▨▨▨ 디자인하우스 CRM 특징 ▨▨▨

■ 다양한 독자 통계 Report 출력 가능
■ 다양한 폼 제공, 업무수요에 맞춰 시스템 변형 가능
■ 개발 Tool이 포함되어 있어 유지보수 용이
■ 차기버전(Web)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용이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은 주부와 중산층, 전문직 종사자를 주요 독자로 보유하고 있는 소위 ‘잘 나가는’ 잡지 중 하나다. 이 책을 출판하고 있는 디자인 하우스는 전문 디자이너를 타겟으로 하는 ‘월간 디자인’과 함께 꾸준한 성장을 계속해왔다. 이 두 잡지의 고객(정기구독자)은 상당히 높은 열독률을 보이고 있는데 독자 중에는 지난 14년 동안 지속적으로 꾸준히 구독하고 있는 사람도 있으며 꼬박꼬박 애독자 카드를 작성해서 잡지사로 보내는 독자만도 한달에 1천명이 넘는다. 또한 디자인 하우스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이벤트에 참가하는 독자도 연간 10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디자인 하우스의 핵심인 독자관리는 마케팅 부서나, 고객관리팀, 회계팀 등 각자 따로 관리하고 있어 어느 독자가 얼마동안 구독을 했는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지, 불만 사항을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상당히 힘든 일이었다. 출판사에 있어 독자 및 특성정보를 하나의 DB 속에 넣는 일이 시급했다. 디자인 하우스의 독자정보관리시스템은 이렇게 시작됐다.
2000년 초, 디자인 하우스 경영지원실은 지난 1년간 구축해 온 독자정보관리시스템을 보면서 설레임에 차 있었다. 그 시스템은 화려한 웹버전의 멋진 모습이었으며 그간의 데이터를 모두 넣어 토실토실해 보였다. 그러나 구축 이후 10여개월동안 디자인 하우스의 전산팀과 고객관리팀은 짜증나는 업무와 시스템 사이에서 허덕여야 했다.
웹은 속도나 서비스 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입력한 데이터와 화면상에 보이는 데이터는 제대로 들어맞지 않아 믿을 수 없었다. 모든 것이 엉망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다. 기술의 선택, 구현 모두 잘못된 것이다. 또한 단순한 배송, 수금, 발송정도만 가능해 디자인 하우스에서 원하는 독자정보를 뽑아내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것은 CRM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림을 그린 결과이다.
결과적으로 디자인 하우스는 1년 내내 구축한 CRM을 채 1년도 써보기 전에 그만둬야 했다. 여기에 쏟아 부은 2년이라는 시간은 잡지사에서 CRM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알려주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됐다.

새로운 시작

문제의식을 갖고 다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한 디자인 하우스는 고객에 대한 정의부터 다시 내렸다. 정기구독자, 광고주, 취재원, 필자 등으로 고객의 범위를 지정하고 정기구독자를 관리하는 데서부터 시작했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것은 욕심이다. 정기구독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고 마케팅 부의 장동춘 차장은 설명한다.

잡지사의 정기구독자 관리의 목적은 고객이탈을 방지하고(정기구독 연장 - 현재 행복이 가득한 집의 재구독율은 60%이다) 독자의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다. 또 이들의 독자의 정보를 다양하게 집계하여 수요예측을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는 영업관리의 자동화를 의미하며 이 정보를 토대로 이벤트나 컨퍼런스와 같은 연관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경우 상당기간 동안 쉬쉬하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에 비해 디자인 하우스는 경영진 및 IT부문이 과감히 재도전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어떤 시스템 구현에 대해 그 기업 업무 특성상 필수불가결적 요소라는 점이 과감한 행동을 불러일으킨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더욱 눈여겨봐야 할 것은 디자인 하우스가 실패한 시스템을 재작업하면서 이전보다 더 좋은, 확실한 것을 이뤄야 겠다는 욕심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다.
디자인 하우스는 목표를 설정하고 지난해 11월 중소기업 DB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프리즘 컨설팅의 ‘세일즈로직스 2000’을 도입했다. 자체개발에서 개발 아웃소싱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후 4개월에 걸쳐 정기구독자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것은 이전 시스템 구축기간의 1/3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이로써 디자인 하우스는 94년부터 축적돼 온 독자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가장 큰 변화는 부수중심의 사고에서 독자중심으로 시스템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 이전에는 정기구독을 하다가 구독을 중지하고 다시 신청하면 시스템 상에서는 전혀 새로운 고객이었다. 이 독자는 기존 시스템에서 이탈되어 더 이상 정보가 남아있지 않았다. 디자인 하우스는 이번 구축으로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서랍을 장만했다.


진화한다는 것을 인정

독자의 정보가 차곡차곡 개켜져 제자리에 있다는 것은 서랍을 열어서 이것저것 뒤지지 않아도 신고 싶은 양말을 빠른 시간 안에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말을 신고 싶은 사람은 어디에 어떤 양말이 있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서랍을 생각하며 “그게 어디 있을까”하고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된다.

디자인 하우스는 독자관리 업무 프로세스 면에서 상당한 효과를 봤다. 각종 독자분석 자료(지역, 나이, 재구독율 등 특성자료) 및 보고서 작성 등 과거에 수작업으로 일관했던(그러나 믿을 수 없었던) 데이터 추출작업을 리얼타임으로 볼 수 있게 됐다. 2주일 이상 걸리던 회계분석자료는 즉시 받아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의 데이터 신뢰도가 증가하면서 독자를 응대하는 직원의 마인드가 높아진 것도 성과 중의 하나다. 자신감 있게 고객을 대하면서 한달사이에 재구독율은 3%가 높아졌다. 이는 개인별로 담당자를 지정하여 미수금율을 낮추도록 프로세스를 바꾼 것도 한 몫을 했다.

물론 애독자 카드는 수작업으로 시스템에 입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디자인 하우스의 마케팅 역량을 강화시켜 줄 것으로 장동춘 차장은 내다보고 있다. “잡지사 내부에서 실시하는 신규 이벤트, 독자대상의 직접 영업 등 각종 행사를 진행할 때는 독자의 사소한 정보가 마케팅 수단이다. 시스템 구축으로 더 공격적으로 프로모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그러나 디자인 하우스 CRM의 경우 정기구독자에 제한되어 운영되고 있다. 디자인 하우스는 현재 이 개념에서 광고주와 취재원, 정보원, 필자 등 다양한 형태의 고객과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한 CRM을 구축할 예정이다.

CRM은 그동안 대기업이나 대형업체에만 적합한 것으로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또한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선입견으로 중소업체의 CRM은 그리 널리 인식되지 못했다. 그러나 고객관리가 필요한 분야라면 CRM의 개념이 충분이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이 가득한 집’을 만드는 디자인 하우스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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