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거창한 약속과 초라한 실적 - #1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虛와 實

CRM, 거창한 약속과 초라한 실적 - #1 .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虛와 實

고가 시스템 구축 후 실적향상 효과 미미...
시스템 오류 다반사에 업체들 투자 후회 막심

캘리포니아주 소재 네트워킹 하드웨어 업체인 코사인 커뮤니케이션스의 패트리샤 스미스는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었다. 영업, 마케팅, 고객계좌 관리, 매출 전망을 하나로 묶기 위해 시벨(Siebel)에서 들여온 복잡한 시스템이 문제였다.

CRM 시스템이 본격 가동한 후 4개월이 지난 올 4월까지 영업담당자들 중 시스템을 이용하는 비율은 불과 20%에 머물렀다. 시스템에서는 부정확한 가격정보가 출력되는 등 소프트웨어의 결함이 잇따랐다.

견디다 못한 스미스는 결국 '변화'를 결심, 사이브랜트(Cybrant)로부터 값비싼 소프트웨어를 구입하기로 했다. 고객의 주문은 반드시 CRM 시스템을 거친 후 처리하도록 특별 지침도 내렸다.


CRM 시스템, 덩치 크고 비싸다.

스미스에 따르면, 그 뒤 영업팀의 CRM 시스템 사용실적은 훨씬 나아졌다. 그러나 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저항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를 통해 스미스는 "시벨로부터 시스템을 구입해 설치하자마자 고객관리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며 앞으로 CRM 시스템 구축을 계획 중인 업체들도 이 시스템이 "덩치 크고 비싸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충고했다.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고 해서 CRM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메타 그룹(Meta Group)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CRM 프로젝트 중 55~75%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사이트 테크놀로지 그룹(Insight Technology Group)이 1분기 중 256개 CRM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CRM 시스템 설치 업체 중 4분의 1이 별다른 업무향상 효과를 얻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업무실적이 악화됐다는 경우도 전체의 절반에 달했다.


"CRM의 실패 뒤에 감춰진 진실"

이런 결과들은 CRM에 대한 회의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가트너 그룹(Gartner Group)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고객들이 만족스러워한다면 왜 떠나겠는가?"라며 CRM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했다. '컴퓨터 위클리'(Computer Weekly)誌는 6월 "CRM의 실패 뒤에 감춰진 진실"이라는 기사를 내보냈고 '인포월드'(InfoWorld)도 7월 이와 유사한 기사를 내보냈다.

CRM의 효과에 대한 의구심이 쌓이고 정보기술에 대한 지출이 급감하면서 소프트웨어 벤더 업체들도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E.피퍼니와 브로드비전이 지난달 발표한 분기실적은 형편 없었고 이 분야 대표업체인 시벨의 주가는 최고가 대비 70%나 폭락한 상태다. E.피퍼니의 CEO 로저 시보니는 이에 대해 "고객업체들이 점점 더 회의적이고 신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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