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M, 거창한 약속과 초라한 실적 - #4 .대기업 위주 탈피, 중소기업에 '손길'

CRM, 거창한 약속과 초라한 실적 - #4 .대기업 위주 탈피, 중소기업에 '손길'

중소기업 겨냥한 시장 확대 조짐... 시스템 대여 등으로 비용 부담 줄일 수 있어

오라클의 CEO 래리 엘리슨은 기회를 포착하는 데 일가견이 있다. 오라클의 CRM 소프트웨어는 대개 30만 ~ 40만달러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는데, 엘리슨은 가격을 10만달러 대까지 낮춰 지금까지 CRM 시장으로부터 외면받아 온 중소기업들을 끌어들일 계획이다.

현재 CRM 전체 매출의 5분의 4는 대기업으로부터 얻어지고 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의 기업들은 포천誌 선정 1000대 기업에 포함돼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CRM 판매업체들이 수십만 달러를 선선히 내놓을 수 있는 대기업 고객 위주로 제품과 영업전략을 구성하다 보니 결국 중소기업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소재 DNA 사이언시스는 최근 200명의 이용자들를 지원하기 위한 헬프데스크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현실을 실감했다. 투자 비용으로 7만 달러 정도를 생각하고 노텔, 피플소프트, 레메디에 문의했는데 3개 업체 모두 한결같이 응답이 느렸고, 결국 회신을 받았을 때는 시스템 설치 등 각종 서비스 부대비용을 포함해서 총 10만 ~ 15만 달러가 제시됐다. 기술 담당 이사 민 크리스토퍼슨은 "터무니없는 고가였다"고 말한다. 이런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낙찰된 것은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의 소기업 전문 소프트웨어였다. 현재 네트워크 어소시에이츠 외에도 인터랙트 커머스 등 소기업을 타깃으로 삼은 업체들이 여럿 있다.

소기업들이 고려할만한 또 하나의 대안은 응용프로그램 서비스 업체(ASP)들로부터 매월 일정 수준의 이용요금을 내고 CRM 소프트웨어를 대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샌프란시스코 소재 인터넷 업체 E-컬러의 경우 지벨社로부터 CRM 프로그램 일체를 대여해서 수개월간의 시험 사용기간을 거쳤다. 그 뒤 E-컬러는 피터 버나드 부사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스템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연봉 10만 달러의 기술직을 고용하기로 결론내리고, 지벨의 제품 대신 매월 50달러 이상의 요금으로 기본적인 CRM 기술을 제공하는 ASP 세일즈포스닷컴을 선택했다. 3개 부서에 총 직원 수가 30명 안팎인 E-컬러는 현재 몸값이 높은 컨설턴트를 고용하지도, 고가의 시스템 설치비용을 물지 않고도 얼마든지 자유자재로 CRM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의 마크 베니오프 회장은 CRM 시장이 고가 장비 구매력이 있는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들로 양분된 '지극히 차별적인 시장'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이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세일즈포스 뿐 아니다. 이제 소기업을 겨냥한 CRM 시장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일례로 솔루션업체 엘리슨도 소기업용 CRM 소프트웨어의 온라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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