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관리의 핵심 CRM의 해부 (12월 1일자)

현 sas korea에 계시는 장동인 부사장님께서 sas 홈페쥐에 매달 특별기고하시는 내용입니다 .
그림이 올리지 못하여 아주 아쉬운데 sas 홈페쥐에는 그림도 꼭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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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객관리의 핵심 CRM의 해부 (12월 1일자)


'‘마음이 없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CRM이라는 주제 하나만 5년 정도 파고 나니 하나의 법어처럼 들리는 것이 CRM이다. 필자는 IT라는 업에 해당하는 거의 모든 분야 - 운영체계, DB, 통신, 시스템 운영, 수많은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웹 프로그램 - 을 다해보았으나 CRM처럼 어려운 것이 없었다. CRM이란 불가의 화두와 같아서 평생 파고들어도 알 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필자는 이 말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마음이 없으면 고객의 모습은 보아도 보이지 않고, 고객의 소리는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현재 IT업계에서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CRM이다. 2002년은 CRM의 해라고 할 정도로 많은 기업에서 CRM을 도입하고 있다. 불경기가 예상되는 내년에도 CRM 도입은 IT 투자 순위의 최우선을 달리고 있다. 이제, 1997년부터 말로만 이야기 되던 CRM이 전 기업으로 확산될 문턱에 서있다. 과연, 기다리고 기다리던 CRM이 만개할 것인가?

필자는 걱정이 앞선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CRM을 제대로 도입해서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엄청난 규모의 시스템을 도입하고도 투자한 금액을 회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하는 사례도 있다.

이번 회에는 지금까지 CRM 도입을 하면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을 반성하고 외국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좀 더 효과적인 CRM을 도입하기 위한 제언을 하도록 하겠다.

우리나라 CRM 프로젝트의 문제점

아마도 우리나라의 CRM 프로젝트는 CRM이 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시작해서, 프로젝트가 끝날 쯤 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한 것이 진짜 CRM 일까?’, ‘가장 잘 구축한 모범적인 사이트에 비해서 우리는 몇 점 정도 받을 수 있을까?’, ‘앞으로 우리가 구축한 CRM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떻게 진화시켜 나갈 것인가?’, ‘지금 결성된 CRM팀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가?’ 등등. 이 질문들은 CRM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 다 생각하고 토론하고 결론을 지어야 했던 것들이다.

아마도 이 회사는 다시는 CRM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는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CRM 프로젝트는 성공했다는 자체 평가를 하고는 조용히 사라질 지도 모른다.

필자는 CRM 프로젝트의 위험성에 대해서 여러 번 이야기 했었다. CRM이란 왠만한 사람이라면 다 이야기할 수 있는 평이한 주제가 되었으나, CRM을 파고 들어가면 그 깊이가 끝도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CRM은 대한 폭과 깊이가 넓으며, IT의 주제로 삼기에는 IT의 한계가 바로 보이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마케팅 전문가가 CRM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ERP 전문가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CRM이 더욱 더 어려운 것은 고객의 모습이 각 나라 마다 다르며, 민족과 문화, 풍습, 생활 습관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이며, 각 회사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CRM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CRM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시작한다는 점이다. CRM도 ERP, SCM, DW 등의 일반적인 IT 프로젝트처럼 생각한다. 그러기에, 각 회사마다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과 실패하는 과정이 참으로 유사하다.

CRM TFT(Task Force Team)

우리나라의 기업에서 CRM을 도입하려고 할 때 CRM이 무엇인가를 공부하면서 시작한다. 대개의 기업이 CRM을 시작할 때, CRM TFT(Task Force Team)을 만든다. 마케팅, IT, 영업부서에서 차출되어서 TFT를 만들면, 이들은 대개 CRM 공부를 하게 된다. 컨퍼런스, Web에서 찾은 자료, CRM 벤더, 컨설팅 업체에서 발표 및 제안 등을 참고로 CRM에 대한 내용을 간접 경험을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자기 회사의 고객관리에 대한 뚜렷한 문제의식이 없이, CRM에 대한 외부의 자료를 공부하는 것은 조금도 도움이 되질 않는다. CRM 역시 IT 회사들이 만든 개념이므로 각 회사의 입장에 따라 CRM에 대한 정의, 접근 방식, 고객데이터 분석, 구축 방법론, 캠페인 활용 등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 CRM을 공부하면 할수록, 더욱 혼돈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기업은 뭐든지 조급히 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무한정 TFT 자체적으로 토론하고 공부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개 촉박한 시간 내로 CRM 시스템까지 완비가 되어야 한다. TFT는 시간에 몰리게 된다.

결국, CRM TFT는 자체적인 공부와 토론으로 방향을 결정하기를 포기하고, CRM 컨설팅을 받아보는 것으로 결론을 짓게 된다. 이는 CRM TFT가 스스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많은 경우에, CRM TFT에 속한 멤버들이 CRM에 대한 방향 정리를 CRM 컨설팅에 돌리게 된다. CRM 컨설팅 업체도 그 고객 회사가 속한 비즈니스를 모르며, 그 회사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CRM 컨설턴트 역시 각 컨설팅 회사의 정해진 방법론으로 정해진 순서에 의해 컨설팅 프로젝트를 수행할 뿐이다. 임원 인터뷰를 하든, 실무 담당자 미팅을 하든, 테스트 마케팅을 하든, 이미 정해진 수순을 밟을 뿐이다.


간혹, CRM TFT에서 프로젝트에 대한 의문과 질문을 던지기도 하지만 그것은 깊은 생각 속에서 나오지 않았으므로 형식적인 대답으로 그치고 만다. CRM 컨설팅 결과물로 만든 소위 투비 프로세스(to-be process)라는 것 역시 기존의 고급 CRM 패키지가 가지고 있는 기능을 투비 프로세스라는 명목하에 그대로 옮긴 것 뿐이다. 한군데 모으면 여러 박스나 되는 CRM 컨설팅 결과물은 대부분 검토되지 아니하고 TFT는 프로젝트 종료 보고서에 사인하고 끝난다.


다음 단계의 CRM 구축에 대한 로드맵, 벤더의 솔루션 비교, 제안서 검토 역시 형식적일 수 밖에 없다.

컨설팅 결과물에 대한 발표도 마찬가지이다. 컨설턴트는 ‘너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멋지게 포장해서 외국 사례를 열심히 들어가면서 이런 방향으로 가면 CRM이 성공한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컨설팅 프로젝트 과정에서 컨설팅 회사가 그 회사의 고객에 대해서 얼마나 파고 들어 갔는지, 그 회사의 고객이 정말 가려운 것이 무엇인지, 고객이 부딪치는 문제가 무엇인지, 영업 현장에서 들려오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무엇인지 정말 고민해봤을까? 고객에 관해서는 그 회사의 직원도 모르는 일들이 너무도 많은데 그런 일들을 컨설턴트가 몇 달 새에 알 수 있을까? CRM은 고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고민에 대한 해답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해답은 없다. 실제로 CRM TFT와 관련이 없는 부서 팀원들이 CRM 최종 보고회에 참여하면 속으로 ‘또 돈만 많이 썼군’ 하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열심히 한 컨설팅 회사가 있다고 해도, 그 결과물은 평가 되어져야 하는데, 아쉽게도 우리나라 기업은 그 결과물을 평가할 수 있을만한 사람이 없고, 이를 실제 업무에 전폭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더욱 드물다. 컨설팅 단계가 끝나면 구축은 거의 정해진 포맷대로 진행 된다. RFP 보내고 벤더 솔루션을 선정하고 CRM 시스템을 구축한다. eCRM, 개인화(personalization), 1-to-1 마케팅, 데이터 마이닝, 고객 세분화(segmentation), 캠페인 매니지먼트(campaign management), 영업자동화(sales force automation), 컨택 센터(contact center) 등등…..

CRM 기술의 활용에 대한 반성

CRM을 구현한 기술만큼은 우리나라를 따를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동안 벤처 기업에서 나름대로 솔루션을 개발한 것만 모아 놓아도 아주 훌륭한 패키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술들이 CRM을 구현해서 활용하는데 효과적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에서 개인화(personalization)로 성공한 사이트가 있는가? 개인별 추천이라 하여 추천해주는 것 중에서는 내가 관심 있을 만한 책, 전자제품, CD들이 있는가? 1-to-1 마케팅이 진짜 효과가 있는가? 데이터마이닝으로 고객 세분화해서 실제로 활용하고 있는가 ? 그 결과는 어떤가? 그 결과를 다음 번 고객 세분화 할 때 활용하는가? 고객을 먼저 선정하고 타겟 마케팅을 많이 하는데, 실제로 효과가 있는가? 도입된 영업자동화 시스템은 정말 모든 영업사원이 쓰고 있는가? 모든 메시지, 컴퓨팅 종류에 관계없이 고객이 컨택할 수 있는 컨택 센터는 기존 콜 센터를 이용할 때 보다 얼마나 잘 활용되고 있는가?

그들만의 CRM

CRM은 고객을 위한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CRM 시스템을 구축하고 나서, 고객들이 정말 고객서비스가 나아진 것을 느끼고 있는가? 필자는 한마디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백억을 들여 만든 시스템이 있다고 해도 고객이 피부로 느끼는 것이 전혀 없다면 무었을 위해서 투자했는가?

가끔은 콜 센터에서 아웃바운드 캠페인 전화를 받는다. 퍼미션 마케팅(permission marketing)이라고 있다. 고객이 동의 했을 경우에만 캠페인을 받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CRM은 어떻게 진행되었길래 고객의 동의도 없이 시도 때도 없이 콜 센터의 마케팅 메시지를 받게 하는가?

간혹, 백화점에서 우수 고객을 위한 발렛 파킹 서비스이니, 은행의 최우수 고객을 위해서 프라이빗 뱅킹 서비스이니 하는 이야기를 한다. 정말, 고객 감동의 수준인가? 아니면, 그렇지 않는 고객에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것인가? 우리나라 문화에서는 우수고객만을 차별적으로 대우해 주는 CRM에 대해서, 대부분의 고객은 아주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정말 형식적인 접근이다. CRM이 고객의 심리상태, 사회적 지위, 직업, 가치관에 따라서 변화될 수 있다는 사실을 왜 외면하고 그냥 지나갈까? 고객이 원하는 것은 기본적인 서비스에 충실하게 하는 것이다. 구매 제품에 대한 배송이 늦고, 이에 대한 항의도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CRM이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객이 이번 달로 서비스를 끊고 싶어도 사내 시스템 상 문제가 있어서 다음 달까지 써야 한다면, 그 비용을 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가?

세 불리기 공동 마케팅

우리나라에서 잘못된 CRM 전개 중에서 공동마케팅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고객이 원하는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하나의 회사가 모두를 다 제공할 수 없을 때, 여러 회사가 모여서 공동으로 상품/서비스를 번들링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재벌 기업을 중심으로 공동 마케팅이 성행하고 있으나 이는 고객의 이익과는 별 관계가 없는 콘소시엄이다. 가입한 회사의 수나 고객의 수로 경쟁하는 기업에 위협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자사의 CRM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 고객은 모두 자기 회사에 충성심과 신뢰를 갖게 된다. 이때, 자신의 고객을 대상으로 좀 더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여러 회사가 연합하여 마케팅 하는 것이다. 자사의 CRM은 거의 초보 수준이면서 공동 마케팅에 뛰어드는 것처럼 위험한 것은 없다. 공동 마케팅은 많은 돈이 들기 때문이며 현재로서는 얻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공동 마케팅을 하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영원히 고객이 자기들의 컨소시엄에서 행복하게 모든 것을 구매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지만,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도 하나의 옵션에 불과할 뿐이다.

갈 곳을 잃은 CRM 팀의 위상

CRM TFT는 프로젝트 종료 후 대개 TFT의 형식을 벗어나 정규 CRM팀으로 개편이 된다. 그러나, CRM 팀의 위상에 모두들 당혹스러운 표정들이다. 마케팅 부서도 아니고, 영업부서도 아니고, 고객 서비스 부서도 아니고, IT 부서도 아닌데, 업무는 모두 걸쳐있고, 때로는 중복되어 있으며 각 부서간 업무 조율하느라고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 CRM 팀의 현실이다. 이것은 기존 팀을 그대로 둔 채, 신규 CRM 팀을 신설하니 영업 부서 소속으로 돌리기도 그렇고, 마케팅 부서로 둘 수 도 없고, 독립팀으로 두기도 그렇고, 아주 어정쩡한 위상이다. CRM 팀에서 하는 업무 역시 마찬가지로 확실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이것은 CRM에 대한 회사내의 확고한 경영 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해외 사례

먼저 효과적인 CRM 구축과 활용에 대한 제안을 하기 전에 해외 사례를 하나 소개하도록 하겠다. 해외 사례를 소개하는 것은 필자가 직접 보기도 했지만, 국내에 마땅한 사례가 없어서 소개하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이 꼭 아셔야 하는 것은 이것은 해외 사례라는 것이다. 이것을 반성 없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도입하는 것은 똑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일이다.

필자는 최근 영국의 슈퍼마켓 1위의 매출을 자랑하는 TESCO 사례를 벤치마킹 해보았다. TESCO는 우리나라에도 삼성 테스코라는 회사이름으로 진출해 있으며 홈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TESCO는 1995년 이전에는 Sainsbury’s 라는 슈퍼마켓에 이어 2등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5년 Club Card라는 일종의 보너스 카드를 시작으로 전세는 역전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너스 카드 없는 기업이 없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는데, TESCO의 club card는 무엇이 달랐을까? 우리나라에선 항공사 마일리지 카드를 제외하고 보너스 카드는 별 의미가 없다. 이는 보너스 카드가 사용량에 따라 생색내기 식의 점수를 가산하고 그에 따라서 사은품이라고 주는 것이 볼품없기에, 보너스 카드는 고객으로부터 외면 당하고 있다. 따라서 보너스 카드로 인한 매출 기여도는 별로 없는데 비해서 보너스 카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출의 1.5%에서 2.5%의 비용이 든다.

그러나, TESCO는 달랐다. TESCO는 우선 고객의 구매금액의 1%를 현금으로 돌려 주었다. 누적 금액이 400 파운드 이상 되면 4 파운드짜리 즉시 현금화할 수 있는 쿠폰을 메일로 송부해 주었다. 이때, 고객의 구매한 패턴에 따라 필요한 할인 쿠폰도 같이 송부했다. 뿐만 아니라, 1년에 4회 잡지를 우송했다. 이 잡지는 모든 고객이 동일하게 받아보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 15종의 잡지로 나누어 발간했으며, 표지모델에서 내용, 광고까지 모두 해당 라이프 스타일에 맞추어 잡지를 발간했다. 고객은 TESCO에 오면 반드시 club card를 제시 했다. 그리고 고객은 현금 쿠폰 등 다양 할인 혜택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과 구매 이력에 따른 신규 상품을 추천 받았다.

TESCO는 이런 데이터를 모아서 다양하게 분석했으며 그 결과를 철저히 비즈니스의 의사결정에 반영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고객세분화(segmentation)을 아주 다양하게 해서, 이를 기준으로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달리하고 있었다.

일단 마케팅 부서에 나오는 장표(매출 실적표)를 보자.

=그림 생략=

위의 매출 실적표는 지역매니저(regional manager)가 보는 실적표이다.
실적은 단순하게 목표를 달성했는지 미달했는지를 단순한 그림으로 보여준다. 물론 실제 수치도 보여 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고객군 별로 매출 목표를 잡았다는 것과 고객별 매출 목표에 미달하면 중앙 마케팅 팀에서 특별 지도를 한다는 것이었다. CRM에서 TESCO의 훌륭한 점은 고객 세분화를 캠페인에 활용하는 것 뿐 아니라, 각 고객군 별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다르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적도 따로 관리하고 있으며 각 고객군이 구매하는 제품별로 매출액이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고객군과 선호제품을 연계해서 분석하고 있고 관리되고 있었다.

또한 이를 관리하는 부서 역시 CRM팀이라고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케팅 팀에서 전체 1000여 개 store에 대한 관장을 중앙 집중식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므로서, 전체적인 고객 대응을 일관되게 할 수 있었다.

TESCO에서 CRM을 활용하는 일부분을 그래프에서 보도록 하자.

=아쉽지만 그림 생략

위의 그래프는 전체 1000여 개 store를 각 store별 segmentation을 해서 시간대별 방문고객의 종류와 특성을 그래프로 표시한 것이다. 위의 그래프는 필자의 기억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예를 들면 store segment A에 해당하는 그래프를 보자. 오전 10시 정도에 최우수고객이 방문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최우수고객이 방문하는 이때는 제품의 구색을 완벽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오후 9시 이후 뜨내기 고객이 방문함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찾는 제품이 없으면 대체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들이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를 찾는데 코카콜라가 없으면 펩시콜라를 사는 고객들이다. 따라서, 상품 진열에 많은 노동력을 소모할 필요 없이 계산대에서 고객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실제 TESCO는 하루 종일 제품 진열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했으나, 이 그래프를 보고는 저녁 늦은 시간 제품 진열에 필요한 노동력을 절감시켰다. 그래도 전체 매출에는 영향력이 없었다고 한다. 또한, store가 문을 닫을 즈음에 오는 고객도 많아서 문 닫는 시간을 연장하는 것이 중요했다.

Store segment B는 store를 여는 시간부터 많은 고객이 기다리고 있었고, 출근 전 오는 고객들이 많았다. 따라서, 이들을 위해서는 신문, 커피, 간단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리고 퇴근 시간에 고객이 몰려서 이들을 위한 저녁식사 준비를 위한 찬거리, 맥주 등을 준비했다.

TESCO는 모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고객과 연결해서 의사 결정을 했다. 우수고객이 찾는 물건은 비록 소량이 팔리더라도 준비했으며, 별로 매출도 오르지 않고 찾는 고객의 중요성이 떨어 질 때는 과감히 진열대에서 없앴다.

TESCO는 슈퍼마켓이외에도 tesco.com, 보험, 자동차 판매업까지 진출했는데 이는 그 동안 쌓였던 고객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는데 활용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고객군과 선호 상품과의 연관성을 각종 도표로 작성하여 이를 원하는 납품업체(supplier)들에게 제공해서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CRM에 소요되는 많은 비용을 납품업체에게 일부 담당하도록 했다. 납품업체는 자신들의 신규 제품 개발이나 신규 제품의 출시에 TESCO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했다.

TESCO는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운 WALMART의 진출에도 불구하고 영국 슈퍼마켓 시장에서 마켓점유율 20%를 자랑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우리 회사에 맞는 CRM을 구현하기 위한 제언들

1. CRM TFT는 자기 회사의 고객에 배워야 한다.

필자가 제안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것이다. 자기 회사의 고객 보다도 더 좋은 CRM 선생은 없다. 아무리 훌륭한 CRM의 대가라고 할지라도 자기 회사의 고객 보다 나을 수 없다. 남의 이야기는 참고하고 진정으로 CRM을 구현하고 싶으면 자기 회사의 고객을 많이 만나 보아야 한다. 각 회사마다 그 회사의 열성 고객이 있게 마련이다. 정말 그 회사에 충성심(loyalty)이 높은 고객들이다. 이들을 초청해서 허심탄회하게 자사에 대한 제언을 들어보라. 필요하면 비디오로 녹화해서 전 임원, 직원들에게 틀어주도록 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CRM이 아닐 수도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은 정말 CRM TFT가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그것은 CRM TFT의 업무 한도를 벗어나는 일일 수도 있다. 그것이 배송에 대한 문제이든, 품질에 대한 문제이든, 지불방식에 대한 문제이든, 고객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그대로 듣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고객은 항상 옳다’라고 믿는다. 그것이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가도 고객이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그것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CRM TFT는 내부적으로 CRM이 우리 회사에서 무엇이어야 하는가를 정말 많이 토론해야 한다. CRM은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으로서의 벽이 있다. 그것은 고객관계관리 라는 한계이다. 다시 말해서, 고객 관계 관리가 아닌 것은 CRM TFT가 할 일이 아니다라고 성급하게 결론을 내리는 일이다. 앞서 이야기한 구매 상품의 배송에 대한 문제는 이미 그것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기 때문에 CRM TFT가 관여해서는 안 된다라는 생각이 문제인 것이다. 고객이 불편하게 느끼는데, CRM의 범위가 아니라니? CRM은 고객과 관계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전사적인 관점에서 바라 볼 수 있어야 한다. 이미 회사 내에는 각 부서별로 부서단위의 고객의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아무도 지금까지 전체 회사를 경영하는 관점에서 이를 보지 못했다. CRM TFT이야말로 최초로 고객을 중심에 놓고 전체 회사의 관점에서 이해를 해야 하는 조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러한 시도가 처음부터 또 하나의 부서의 관점에서 시작하게 되면, 앞서 이야기 한 대로 실패는 명확하다.

2. CRM은 CEO가 직접 주도 해야 한다

필자가 지금까지 CRM을 구현하면서 느낀 것은 CRM은 CEO가 직접 주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CRM에 대한 모든 판단을 CEO에게 떠 맡기는 것이 아니라, CRM은 - 고객이라는 주제는 어느 회사나 전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은 단순한 고객 관계 관리가 아니다. CRM은 고객에 대한 모든 것을 전사적인 관점에서 해결하는 것이다. 관계(Relationship)라는 말, 또한 그 관계를 관리(Management)한다는 말 자체가 추상적인 단어로 ‘고객’이라는 핵심을 흐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CRM을 추진하다 보면 부서 이기주의, 자기 영토 지키기, 자기는 잘못이 없다고 발뺌하기, 이것은 내 조직에서 할 일이 아니라고 뒤로 빠지기 등 조직상의 부정적인 현상이 발생한다. CEO는 이 문제를 먼저 정리해주어야 한다. 항상 CRM TFT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술의 문제도 아니고 CRM에 대한 지식의 문제도 아니다. 가장 풀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문제이며 조직상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조직의 장이 CRM TFT보다 상급자이기 때문에 CRM TFT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만일, 이 문제를 CEO가 풀어줄 수 없다면, CRM 프로젝트는 안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부서적인 관점에서는 절대로 CRM은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단 해서 실패하면 다시는 CRM이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는 할 수 없다. 하지 않으면, 언제고 기회는 생기기 때문에 좀 더 준비해서 다시 할 수 있다.

만일 CEO가 CRM에 대한 지침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은 금상첨화이다. 최소한 CEO는 CRM이 자기 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야 한다. CEO가 CRM 프로젝트에 대한 형식적인 보고만을 받아서는 안 된다. CEO는 CRM에 대한 보고를 듣고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자사의 고객의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하는지,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앞서 예를 든 TESCO의 경우, CEO는 1995년 club card를 시작할 때, 작은 파이럿을 하도록 지시했다. 15개의 store를 대상으로 2개 정도의 아이디어를 시험하도록 했다. 그리고 그 파이럿이 성공했을 때, 지체 없이 전체 1000개의 store를 대상으로 모든 아이디어를 전사적으로 추진하도록 지시했다. CEO가 움직이지 않으면 CRM은 성공할 수 없다.


3. CRM은 한 번에 끝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대개의 경우, CRM의 무엇을 도입했든 그 회사는 CRM의 작은 일부를 했으면서도 ‘우리는 CRM을 했다’라고 끝내 버린다. ERP를 도입하고 SCM을 구축하듯이 CRM도 한번에 끝내 버리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CRM은 고객을 알아가는 과정이며, 그 이해하는 수준에 맞추어 회사가 스스로를 변화해가는 과정이다. 지난 회의 글에서 필자는 이 과정을 C-Transformation이라고 이름 붙였다. 고객 중심으로 끊임없이 자기 혁신을 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CRM은 계속적은 반복 과정 속에 고객의 데이터는 점점 정교해지고 그 깊이를 더해 간다. 우리나라에서는 CRM 시스템 구축이 끝나면 매뉴얼대로 사용만 한다. 이러한 행위는 시스템도 정교해질 수 없고, 고객도 더 알 수 없다. 일상적인 일의 되풀이 일 뿐이다.

고객은 캠페인에 반응을 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고객도 있다. 반응하지 않는 고객에게 계속적으로 캠페인을 해봐야 아무런 회답이 없다. 그렇다면, 이 고객을 캠페인 대상에서 제외시켜야 한다. 그리고, 이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구매가 일어날 때, 많은 보너스를 제공해서 다시 활성고객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일련의 시나리오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 업무 프로세스를 고쳐야 한다. 데이터베이스도 고쳐야 하고, 고객의 방문 때, 시스템에서 특정한 메시지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고도화 작업을 계속적으로 거칠 때, 비로서 고객을 알아 간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왔던 배송의 문제도 고객에 따라 달리 배송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최우수 고객에 대한 배송과 일반 고객은 달라야 한다. TESCO의 예 처럼, 우수고객을 위한 상품 진열도 우수고객이 방문하는 시간대에 맞추기 위해서는 내부 인력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디자인하는 것도 고객별로 달리 생각해야 한다.

결국 CRM은 지금까지 운영해 왔던 회사의 모든 비즈니스 방법, 조직, 프로세스, IT를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하는 c-Transformation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CRM은 고객 접점의 front office 만을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모든 분야를 전부 고객 중심으로 바꾸어가도록 진화해야 한다.

4. CRM의 목적을 끊임없이 반성하라

CRM은 하면 할수록 그 모습이 변한다. 무엇을 위한 CRM인가? 이것은 끊임없이 변한다. 초기 CRM은 고객에 대한 타겟 마케팅을 함으로서 매스 마케팅의 비용을 줄이고 매출 증대에 목적이 있다. 특정 제품을 살 만한 고객을 세분화하여 그 제품에 대한 다양한 오퍼를 설계하고 고객이 이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물론,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CRM일까? 고객이 구매하는 심리적인 과정을 너무도 변수가 많다. 이것을 기존 구매이력과 고객의 프로파일(profile)에 기초한 팩터(factor) 십여 개로 고객의 구매 심리를 추측하기에는 너무도 고객에 대해서 모른 것이 많다.

어떤 고객은 얼마 되지 않는 할인이나 쿠폰대신 자신을 그 기업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면도 있다. 또 어떤 고객은 나를 아는 체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CRM이 데이터에 기초해서 데이터마이닝이란 예리한 칼로 고객 부류를 나누는 것일까?

CRM은 기업에 이익을 주지 않고는 지속할 수 없는 활동이다. 무엇으로 기업에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는 것이 비용을 적게 들이고 고객으로 하여금 만족감을 느끼게 하면서 구매를 할 수 있도록 만들 수 있을까? CRM이란 고객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CRM은 실제 해보지 않고는 고객의 모습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끊임없이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는 과정일 것이다. 큰 성공을 만들기 위해서 작은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하는 것이 전사적으로 용납되는 과정이 아닐까?

CRM은 끊임없이 반성하면서 전진해가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라고 생각해야 한다. 처음에 소개한 불가의 이야기를 CRM에 적용한 글을 다시 한번 새기면서 글을 마치고 싶다.


‘마음이 없으면 고객의 모습은 보아도 보이지 않고, 고객의 소리는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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