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A - 대웅제약] SFA는 CRM과 연계되어야 한다...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것으로 여겨 머리 속에 꽁꽁 숨겨놓은 데이터를 정보시스템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 머리 속 데이터가 그들 자신의 자산이 아니라 회사의 자산임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CIO는 변화관리 차원에서 SFA 시스템을 통해서 영업사원들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하고 프로젝트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 김무엽 대웅제약 CIO




대웅제약은 지난 98년 ERP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영업지원시스템에 대한 문제제기가 일어나 SFA(Sales Force Automation)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현재 사용중인 이 시스템은 영업 프로세스를 담당하지 못하고 영업의 실행적 측면만을 지원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그래서 대웅제약은 한층 업그레이드 된 영업지원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제약회사라는 비즈니스 특성상 매출의 모든 부분을 영업사원에게 의지하고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주문정보는 영업사원을 통해서만 회사로 전달 된다. 하지만 그 동안 영업사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보시스템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ERP 시스템 도입 이후 회사의 거의 모든 업무는 정보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처리되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영업사원들을 지원할만한 정보시스템이 없었다. 이에 따라 대웅제약은 영업사원들이 현장업무 중에 발생하는 주문정보를 ERP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전달하고 영업사원의 현장업무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 6월부터 3개월간 모바일 기반의 SFA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지금 대웅제약은 또 다시 새로운 SFA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의 SFA 시스템이 문제가 있어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기존 SFA 시스템을 한층 더 고도화시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영업에도 프로세스가 있다. 그러나 대웅제약이 현재 활용하고 있는 SFA는 영업 프로세스 중 현장활동이라는 지극히 일부만을 지원한다. 따라서 모든 영업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SFA 시스템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김무엽 대웅제약 CIO는 말한다. 김무엽 CIO는 대웅제약 CIO로 재직하기 이전 SFA 및 CRM 전문 회사인 CNM 테크놀로지의 창업 맴버로서 컨설턴트와 대표이사를 지냈다. CIO 이전에 SFA 전문가인 그가 구축한 SFA 시스템은 어떤 것인지 들여다봤다.


첫번째는 영업관리

대웅제약은 지난 98년 제약업계 최초로 ERP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다양한 정보기술 기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의 단계적 도입을 통한 전략경영 로드맵을 구체화 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해 9월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 SFA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 김무엽 CIO는 “제약업계는 영업사원 이직 및 조직변경에 따른 영업력 약화, 고객 이력관리 부재, 개인·부서별로 산재해있는 고객정보 등의 문제로 사실상 전략적인 고객관리 및 영업체계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최근 제약업계 영업동향이 신규고객 발굴보다 기존 고객의 유지·강화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이러한 문제해결에 업계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고 SFA 시스템의 구축 배경에 대해 설명한다.

대웅제약의 SFA 시스템은 웹을 통해 대웅제약의 ERP에서 고객 및 사후 영업 데이터를 추출, 사내 그룹웨어와 연계함으로써 일 단위의 영업정보 및 활동에 대한 전사적인 현황파악이 가능하도록 했다. 영업사원은 웹을 통해 필요한 고객정보를 추출, 고객 대응전략 수립 및 스케줄 관리에 활용하고 매일 자신의 영업성과와 정보사항을 입력해야 하며 관리자는 영업사원이 입력한 매출 및 수금내역, 고객 접견 내용 등을 분석해 영업분석 및 전략수립, 고객서비스 등에 반영한다. 영업사원의 사전 영업력 강화와 경영진의 사후 정보관리의 과학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지난해 500명의 영업사원에 대한 활용교육을 마친 대웅제약은 올 상반기 이 시스템을 활용해 영업 지표인 월 매출 우량고객수, 영업기회, 일일방문처 수 등을 2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SFA 시스템 구축으로 대웅제약의 영업사원들은 이전까지 수작업과 그룹웨어, ERP 시스템을 통해서 회사로 전달해야 했던 고객정보나 주문정보들을 SFA 시스템을 활용하여 사무실을 벗어난 어느 곳에서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재택근무라는 새로운 근무환경을 영업사원들에게 제공해 근무 만족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대웅제약에게도 새로운 의미를 주었다. 사실 영업사원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현장에서 보내는 터라 관리가 미숙했고, 대낮이면 텅 비어버리는 공간(이 공간은 대웅제약 사옥의 2개 층을 차지하고 있다)에 빼곡히 책상과 컴퓨터를 보유했어야만 했었으나 SFA 시스템 오픈 이후 이러한 문제들이 한번에 해결되었다.



두번째는 고객, 영업분석

그러나 영업관리를 목적으로 구축된 SFA 시스템은 분명히 한계가 있다. ‘SFA 시스템 오픈 이후 영업사원들의 일일 방문 매장 수가 늘어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SFA 시스템의 본래 목적인 매출증대에는 아직까지 거리가 있다.’는 것이 대웅제약의 고민. 따라서 대웅제약의 고민은 당연히 어떻게 하면 SFA 시스템을 매출증대와 연결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영업사원별 평균 담당 약국은 약 80개이지만 이 중 주문정보가 실제로 확인되고 있는 약국은 그 절반에도 이르지 못한다. 하나의 약국에서 소화할 수 있는 대웅제약의 제품은 실제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거래선을 발굴해야 한다.”고 김무엽 대웅제약 CIO는 지적했다. 당장 반기를 든 영업담당 임원 중 하나는 “영업사원들은 현재 관리하고 있는 거래선만으로도 버겁다. 따라서 신규 거래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영업사원을 새로 채용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무엽 CIO가 말하는 ‘새로운 거래선’이란 영업사원들이 관리하고 있는 거래선들을 제대로 관리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열번 찍어보고 그래도 안 넘어가면 포기하고 새로운 잠재고객을 찾아 영업사원들을 재배치 하자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관리가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이것은 영업관리를 중심으로 한 기존의 SFA 시스템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웅제약은 SFA를 확장한 모바일 CRM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향후 gCRM의 도입을 검토중이다. 고객에 대한 분석을 정보시스템으로 제공해 한층 고도화된 영업이 가능케 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기업 내 모든 IT 자산을 웹 기반의 엔터프라이즈 포털(EP)로 묶어 유무선을 아우르는 그린오피스를 만들어간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영업의 가장 큰 문제는 기획, 실행, 분석의 각 프로세스들이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움직이지 못하고 각 단계에서 제각기 움직인다는데 있다. SFA를 통해 실행 업무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다른 부분들 역시 정보시스템 기반하의 업무가 가능해진다면 그러한 문제는 훨씬 더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김무엽 CIO는 말했다.


SFA 도입시 유의할 점

SFA 솔루션을 채택할 때 가장 유의해야 할 점은 SFA 솔루션이 반영하고 있는 To Be 모델이 과연 우리 회사에서 실현 가능한 것인가를 먼저 검토하는 일이라고 김무엽 대웅제약 CIO는 말한다.

“이미 많은 회사들이 선진화된 정보시스템에 매력을 느껴 값비싼 SFA 및 CRM 솔루션을 들여왔으나 회사에 적용하지 못하고 다시 걷어내거나 재구축하고 있다. 설령 남아 있다 해도 현업(영업) 조직에게 외면 받고 있다. CIO에게는 정보화의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그러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회사에 정착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가를 검토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이라는 문제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는 CIO들이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

“따라서 변화관리가 중요하다. 영업사원들이 자신의 것으로 여겨 머리 속에 꽁꽁 숨겨놓은 데이터들을 정보시스템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그들 머리 속 데이터가 그들 자신의 자산이 아니라 회사의 자산임을 지속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한, 그들은 성과보상체계에 매우 익숙해져 있다. 다시 말하면 회사의 정보시스템을 자신이 활용하는데 있어 성과보상체계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정보시스템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CIO는 변화관리 차원에서 SFA 시스템을 통해서 영업사원들에게 어떤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하고 프로젝트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김무엽 CIO는 말한다.

마지막으로 김무엽 CIO가 지적한 문제는 영업사원들이 정보시스템에 넣은 데이터들이 과연 유효한 것인지를 꾸준히 검증하는 것이다. 데이터가 올라오고 있다고 해서 안심할 일은 아니라는 뜻. 그 데이터가 과연 의미 있는 것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회사의 정보시스템으로 넣는 데이터가 정확한 것인지와 제 시간에 넣은 것 인지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영업사원들에게 다음과 같이 공지를 했다. 오전 10시에는 출근 지에서 데이터를 집어넣도록 하고, 오후 1~2시 다시 한 번의 데이터 입력. 그리고 그 이후에 근무한 내용은 오후 6시 ~12시까지 자유롭게 입력토록 한 것이다. 그러니깐 오전 10시에 데이터가 입력되지 않는다면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이 되고 12시까지 그날 일한 데이터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근무를 안 한 것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영업사원들은 가끔 출근 지에 도착하지도 않은 채 데이터를 입력하기도 한다. 대웅제약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영업사원들에게 지급한 모바일 기기는 회사의 명의로 된 것이므로 이동통신회사를 통해 위치추적정보를 받을 수 있다. 영업사원이 넣은 모든 데이터를 이와 대조할 수는 없겠지만 이동통신회사에서 제공한 위치정보와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 영업사원의 업무에 문제가 있음이 바로 드러나게 된다.” 또한 영업사원들이 넣은 정보와 실제 생산정보를 대조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방법으로만 영업사원들에 대한 통제를 철저하게 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와 함께 불시에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는 등 대웅제약은 나름의 방법을 통해 큰 문화적 충돌을 겪지 않으면서 SFA를 정착시켜 나가고 있다. 그 어떤 정보시스템이든 그 성공은 사용자에게 달려 있음을 새삼스럽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그 정보시스템이 회사 내부가 아니라 현장에 있을 때 그 성공여부는 사용자에게 전적으로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시스템을 통해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다시 정보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도 CIO들에게는 중요한 일이다.


[출처] CIO 매거진

다운로드
의견 0 신규등록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