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와이어스 - 실패라는 그물로 두마리 토끼잡기

한국와이어스 - 실패라는 그물로 두마리 토끼잡기

요즘 제약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SFA(Sales Force Automation)이다. 외국계 제약 회사인 한국와이어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와이어스는 지난 82년 미국 사이나미드와 유한양행의 합작으로 설립된 제약회사다. 합작사였던 미국 사이나미드가 94년 AHP에 인수되면서 한국와이어스도 AHP의 치료제(ethical ; 처방전을 필요로 하는 약) 사업부인 와이어스의 자회사로서 유한사이나미드라고 불렸다가, 2000년부터 현재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임신 빈혈 치료제 마터나로 유명한 한국와이어스는 백신, 일반 치료제, 호르몬제, 정신질환 치료제, 항암제, 항생제, 헬스케어 센트룸, 임신 빈혈약 등 20여 종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지난해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왜 SFA였나

다른 제약회사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와이어스도 영업사원들이 각 영업채널을 관리하면서 업무와 기록 저장 그리고 활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지원 시스템이 필요했다. 이를 위해 한국와이어스는 지난 2000년 SFA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정정모 한국와이어스 CIO는 “의약 분업이 가져올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제약회사 나름의 대응이 필요했고, 경영진에서 영업 지원 시스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SFA 시스템 도입의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와이어스에 영업 관리 시스템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국와이어스는 그 동안 SMS(Sales Management System)를 사용해 영업 사원들의 영업 정보를 관리해 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최종 고객들과 접촉하는 도매상 대상의 영업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은 부족했다. 또 영업 사원들이 영업 일지를 일일이 손으로 작성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랐다. 이에 CMS(Call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해 영업 체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실패의 아픔

한국와이어스는 대만의 와이어스 지사에서 개발한 CMS를 가져다 쓰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와이어스는 이것을 1년 정도 사용하다가 돌연 재구축을 결정했다. 국내 제약영업의 특성상 안 맞는 부분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와이어스는 지난해 9월 CMS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구축 작업에 나섰다.

현재 한국와이어스가 개발해 사용하고 CMS는 일정 관리, 영업 활동 관리, 거래처 관리 기능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관리자 메뉴로 영업 사원들의 거래선이 서로 겹치지 않도록 조정하는데, 한 고객에 두 명의 영업사원이 들어가서 영업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중간에서 조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 고객을 검증하는 블랙리스트 메뉴를 둬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영업사원의 일정은 활동, 계획, 일정마다 아이콘이 다르게 표시돼 있어 영업사원의 근태 현황을 파악해 인사고과에 반영할 수 있다. 비록 실패의 아픔은 겪었지만 SFA 시스템의 최종목적이 영업사원의 인사고과에까지 반영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얻는 것임을 감안하면 한꺼번에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

[출처] CIO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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