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매거진] 삼양사, 영업사원을 수퍼맨으로 만들다.

[CIO 매거진] 삼양사, 영업사원을 수퍼맨으로 만들다.

삼양사는 SFA 시스템 도입을 통해 영업 사원을 슈퍼맨으로 만들고 있다. 삼양사는 SFA를 통해 어떻게 영업 사원의 역량을 높이고 있고, 또 이를 통해 어떤 효과를 맛보고 있는 것일까?




삼양사 영업사원들은 더 이상 스스로를 영업사원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이들은 이제 자신을 자산운용자(고객이라는 자산을 운용하는 사람), 지식유통자(영업 지식을 전사적으로 공유하는 사람) 또는 시간관리자(비효율적인 보고, 회의를 멀리하고 핵심 영업업무에 전념하는 사람)라고 부른다. 삼양사가 SFA(Sales Force Automation)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물론 이러한 변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완벽하게 이러한 변화가 정착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삼양사 SFA 프로젝트의 핵심은 영업사원을 수퍼맨으로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유능한 영업사원을 만드는 것이 SFA의 최종 목적이다. 그리고 이 목적은 조금씩 달성되고 있다. 그렇다면 삼양사 영업 사원들은 SFA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이전과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 것일까.


SFA 이전

삼양사 영업팀의 임상열 과장은 오늘도 어김없이 6시 반에 잠자리에서 일어난다. 입사 8년차인 그는 삼양사의 산업자재용 섬유사업부(Business Unit)에서 플라스틱 용기(음료 등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 영업을 담당하고 있다. 복잡한 출근 길을 헤치고 사무실에 도착한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업무를 시작한다. 먼저 자신에게 온 메일을 확인하고, ERP에 접속해 고객으로부터 날라온 오늘의 주문 내용을 확인한다. 그가 담당하고 있는 고객사의 매출채권과 판매량을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이것을 마치고 오늘의 영업 활동 및 영업 전략에 대해 생각한다. 여기저기 뒤져보았지만, 오늘의 영업 활동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명확한 대책이 서지 않는다.

일단 그는 고객사를 방문하기로 결정한다. 검토 끝에 그는 영등포에 있는 태양산업을 11시에 방문하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태양산업을 가는 길에 그 부근에 있는 또 다른 거래처에도 잠시 들르기로 맘 먹는다. 그러나 태양산업을 방문하기 전에 그는 어려움에 봉착한다. 방문 전 필요한 정보를 챙기려 했으나 도대체 어디서 찾아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방문을 통해 제공해야 하는 정보가 종합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제품 정보, 경쟁사 동향, 고객 불만 및 요구 사항 처리 내역 등을 확인하려고 했지만 여기저기 정보가 흩어져 있고, 찾기도 힘들다. 이런 정보를 얻기 위해 수첩과 서류를 뒤지고, 동료들에게 물어서 간신히 몇 가지 정보만 정리할 수 있었다.

이제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고 태양산업을 향해 사무실을 나선다. 그러나 팀장으로부터의 호출이 그의 길을 가로 막는다. 팀장은 그에게 급하게 보고서를 요청한다. 판매실적과 경쟁사 동향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그는 다시 발걸음을 책상으로 돌린다. 이 보고서는 이전에도 유사하게 제출한 바 있다. 비슷한 보고서를 몇 번씩 정리해야 하는 것이 괴롭기는 하지만 일단 지시사항이기 때문에 정리를 한다. 출발 시간을 조금 넘어 보고서 작성을 마친 그는 다시 태양산업으로 가기 위해 준비를 한다. 그러나 장애물이 또 나타난다. 매출채권 확인을 위한 회의가 소집된 것이다. 빈번히 소집되는 비효율적인 회의에 그의 몸은 지친다. 회의를 마치고 그는 드디어 태양산업을 향해 차를 몬다. 태양산업에 거의 도착할 즈음, 고객기업인 동방식품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오늘이 동방식품 창립기념일이라는 것이다. 임상열 과장은 수첩에 분명히 이를 적어 놓았으나 깜빡 잊은 것이다. 조금 당황한 그는 ‘요즘 정신이 없어서 확인하지 못했다’고 동방식품에 말하고, 급히 화원으로 난을 주문한다.

다행히 그는 약속 시간에 맞춰 태양산업에 도착했다. 태양산업의 구매담당자와 그는 미팅을 시작한다. 태양산업 구매 담당자는 자기 회사의 신상품 개발 협조 건이 삼양사 마케팅 부서에서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질문 한다. 진행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그는 당황한다. 태양산업과의 상담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한 부분이 있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했다. 태양산업에서의 미팅을 마치고 또 다른 고객사를 방문한 후 그는 사무실로 돌아 온다.

시간이 많지 않아 오늘은 두 곳의 고객사 밖에 방문하지 못했다. 사무실에 돌아오자 마자 다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가나 상사에서 지난 해 가을 세미나 자료를 급히 요청해 온 것이다. 그러나 여기저기 찾아봐도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자료 및 정보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일을 마치고 그는 다시 책상에 앉는다. 오늘의 영업활동을 팀장에게 메일로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보고 형식도 없는 상황에서 영업활동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그는 자리에 앉아 영업활동 내역을 정리한다. 영업 활동 보고서를 거의 정리할 즈음, 또 다른 회의가 시작된다. 회의를 마치고 다시 영업 활동 보고를 정리한 그는 퇴근을 서두른다. 집으로 가는 그의 발걸음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무겁기만 하다.


SFA 이후

임상열 과장은 이전과 다름없이 6시 30분에 기상을 한다. 그러나 그의 출근길은 이전과는 달리 힘차 보인다. SFA 시스템이 구축 된 후 영업 업무가 보다 효율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영업 프로세스가 많이 개선되었고, SFA 시스템 구축으로 이러한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출근하자마다 SFA 시스템에 들어가 오늘의 업무를 확인한다. SFA에는 그가 오늘 해야 하는 일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팀장으로부터 전반기 판매실적과 매출채권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는 요청이 왔다. 그는 SFA 시스템에 들어가 단숨에 보고서 작성을 마친다. 이전보다 보고서 작성이 한결 쉽고 빨라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삼양사는 SFA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영업 사원들에게는 모두 노트북을 지급했다. 영업 사원들은 주로 외부로 돌아다니면 업무를 보기 때문에 외부에서도 SFA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것이다. 그는 필요한 정보를 SFA 시스템에서 노트북으로 옮겨 담아 고객사를 방문한다. 오늘은 오전에 두 건의 고객사 방문이 예정되어 있다. 그는 노트북에 오늘 방문할 태양산업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옮겨 담은 후 발길을 옮긴다. 가는 도중에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SMS)로 내일 방문할 한국식품의 여신한도가 나타났다. 삼양사는 영업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SMS와 SFA 시스템을 서로 연동시켰다. SFA 시스템 구축 후 일부 정보는 휴대전화를 통해 전달되어 업무 효율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는 태양산업의 주차장으로 미끄러지듯 들어갔다. 태양산업 구매 담당자와 미팅이 시작된다. 태양산업은 새로운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그래서 태양산업의 상품개발팀에서는 삼양사에 여러 가지를 요청했다. 지난 주에는 삼양사 해당 부서 직원의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다. 구매담당자는 이 요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임상열 과장에게 묻는다. 그는 노트북을 열어 이를 확인한다. 그는 이 요구 사항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차분히 설명해 나간다. 해당부서와 협의하여 업무가 마케팅 부서에 할당되었고 지난 목요일 태양산업을 담당 직원이 이미 방문했다고 전한다. 그리고 다음 주까지 용기 샘플을 제작해서 담당 직원이 한번 더 방문할 계획이라는 내용까지 전했다. 노트북에 고객사 방문시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어 고객사 미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태양산업에서의 회의를 마치고 그는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다. 가나상사에서 지난 가을 세미나 자료를 전화로 요청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처럼 이것을 찾기 위해 이러 저리 헤매지 않는다. 모든 자료가 SFA 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는 해당 파일을 찾아, 메일로 가나상사에 세미나 자료를 곧바로 전송한다.

얼마 후 책상 위에 있는 전화 벨이 울린다. 사업부장으로부터의 전화다. 오늘 태양산업과의 면담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궁금해 하는 사업부장에게 그는 핵심 내용을 전한다. 자세한 내용은 SFA 시스템에 입력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부장은 나머지 기타 사항에 대해서는 SFA 시스템으로 조회한다. 사업부장은 전화를 끊기 전에 한국식품 방문 시 함께 동행할 것을 요청한다. SFA 시스템을 통해 임상열 과장의 활동 계획 및 일정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열 과정은 한국식품 담당자와 연락을 취해 날짜와 시간을 확정하겠다는 말을 한 후 전화를 끊는다. SFA 시스템 구축으로 달라진 커다란 변화 중 하나는 이렇듯 영업 부문 내 정보 공유 체계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모든 정보는 필요한 사람들에게 공개되어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업부장과의 전화를 끊고 그는 팀장이 소집한 회의에 참석한다. 오늘의 안건은 크게 두 가지. 영업활동 특이 사항에 대한 보고 및 판매 부진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것이 그것이다. 자세한 영업활동 내역은 SFA 시스템을 통해 이미 각 영업사원이 팀장에게 보고했으므로 특이 사항만을 각자 말한다. 이것이 끝나고 팀장은 판매 실적 부진의 원인이 무엇 인지로 회의 주제를 돌린다. SFA 시스템 구축 후 삼양사의 회의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이전에는 사실 및 현황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됐다면 지금은 이슈 및 해법 중심으로 바뀌었다. 영업 현황 및 사실은 이미 SFA 시스템을 통해 공유가 되고 있기 때문에 회의 시간에는 실제 이슈 및 해법 찾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작지만 아주 커다란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회의를 마치고 그는 VOC(Voice of Customer) 시스템에 들어간다. 삼양사는 SFA 시스템을 구축하면 VOC라는 시스템을 함께 구축했다. VOC는 한마디로 고객이 삼양사에 울리는 신문고이다. 고객들은 자신의 불만이나 요구사항을 인터넷에 있는 VOC 시스템을 통해 접수할 수 있다. VOC 시스템은 SFA 시스템과 연동되어 접수된 고객의 불만 사항이 삼양사 내의 담당자에게 이관되어 해결될 때까지 모니터링할 수 있다. 임상열 과장은 담당 고객사 중 하나인 동방식품에서 올라온 VOC 내용을 확인한다. 그리고 이것이 삼양사의 마케팅팀 내에서 처리되고 있는지 파악하여 동방식품에 알려준다. 이것을 마친 후 그는 오늘의 영업활동을 SFA 시스템에 최종적으로 정리한다. 그는 보다 힘찬 발걸음으로 사무실을 나선다.


왜 SFA인가

삼양사는 설탕, 밀가루 등 식품관련 제품을 비롯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용기, 의약, 사료, 산업 자재용 섬유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그러나 설탕 및 밀가루 등 식품 관련 제품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되지 않고 대부분 대리점이나 거래처 등의 중간 유통 채널을 거치게 된다. 삼양사의 영업사원들은 바로 이러한 중간 유통 채널들이 더 많은 삼양사의 제품을 사게 만드는 삼양사의 중요한 핵심 인력이다. 삼양사는 1천 2백 여명 정도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영업사원은 2백 명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 영업사원은 삼양사에 있는 8개의 사업부(식품, 화학, 의약, 사료, 산업자재용 섬유, 무역, 환경 등)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삼양사는 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SFA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렇다면 삼양사가 SFA 프로젝트를 추진한 보다 구체적인 배경은 무엇일까. 삼양사가 SFA 프로젝트를 추진한 이유는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번째는 영업 혁신을 위해서다. 삼양사의 고객은 중간 유통 채널이나 기업고객(예를 들어 삼양사로부터 설탕을 구매하는 롯데, 해태 등)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들 고객과는 오랜 동안 거래를 해 왔기 때문에 안정적인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삼양사는 이러한 안정적인 관계를 우려하고 있다. 이것이 오히려 고객에 대한 이해를 점점 떨어뜨리게 만들고 결국 수익 저하로 이어지는 좋지 못한 병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사의 SFA 프로젝트를 총괄책임졌던 이종열 상무(PI담당, Process Innovation)는 고객 이해에 기반 한 영업 혁신이 SFA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주요한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삼양사는 고객을 더 잘 아는 것이 중요했다.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 프로세스에 대한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그리고 우리는 SFA를 통해 이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삼양사가 SFA를 추진한 두번째 배경은 영업 부문의 객관적인 성과 평가를 위해서다. 모든 업무는 객관적으로 그 성과가 관리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영업 부문의 성과는 만족스럽게 관리되지 못했다. 삼양사는 영업 KPI(Key Performance Indicators, 핵심성과지표 : 영업 이익율, 매출채권회수율, 고객 유지율 등)라는 것을 가지고 성과를 평가했지만 이것은 사실 만족스러운 성과 평가의 잣대가 아니었다. 삼양사는 영업 부문의 성과를 보다 객관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SFA 프로젝트를 통해 CRM KPI(고객 상향율, 우수고객 유지율 등)를 개발했다.

이제 삼양사는 영업 KPI 뿐 아니라 CRM KPI를 함께 활용함으로써 보다 객관적으로 영업 부문의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삼양사는 사실 지금까지 여러 가지 혁신 활동을 전개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 활동은 생산 등 몇몇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영업 및 판매 부문에서의 경영혁신 활동은 극히 드물었던 것이다.

“특히 삼양사는 고정되어 있는 실수요 거래처(롯데, 해태 등)가 고객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어 영업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인식이 알게 모르게 퍼져 있었다. 삼양사는 몸으로 하는 영업이 아닌 머리로 하는 영업이 필요했다.”고 이종열 상무는 덧붙인다.


궁극적 지향점은 무엇인가

삼양사는 10개월(2002년 9월 ~ 2003년 6월) 정도의 기간동안 약 20억원이라는 돈을 쏟아 부어 SFA 시스템을 구축했다. 삼양사는 SFA 시스템 구축을 위해 시벨(Siebel)사의 시벨 세일즈 7.5를 선택했다. 전반적인 컨설팅은 한국IBM의 컨설팅 부문인 BCS(Business Consulting Service)가 했고, 개발 및 커스터마이징 작업은 삼양데이터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수행했다.

그렇다면 삼양사가 SFA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실 아주 간단하다. 영업을 보다 잘 해서 돈을 더 많이 벌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업사원이 보다 똑똑해지고 유능해져야 했다. 삼양사 SFA 프로젝트의 목표는 바로 여기에 맞춰졌다. 다시 말해 삼양사의 모든 영업사원(삼양사는 1천 2백 명 정도의 직원이 있고, 이중 2백 명정도가 영업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을 유능한 영업사원으로 만드는 것이 SFA의 최종 목표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영업사원이 유능한 영업사원일까? 삼양사의 이종열 상무는 SFA 프로젝트를 통해 이에 대한 세 가지 잣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한다.

“자산운용자, 지식유통자, 시간관리자가 바로 그것이다. 다시 말해 기존의 영업사원이 이 세 가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이는 유능한 영업사원이 되는 것이다.”

즉, 고객을 자산으로 생각하고(이것을 실제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커다란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마치 펀드매니저처럼 영업 사원이 일정 기간 동안 고객을 분석하고 관리하여 최대의 수익을 올리고(자산운용자), 고객과 삼양사의 각 관련 조직 사이를 오가며 고객의 요구 및 불만, 업계 시황, 상품 개발 정보를 전달하고 가치를 제고 시키며(지식유통자),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보고 및 회의 등을 줄이고 고객과의 대면시간을 늘려 궁극적으로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시간관리자)는 것이 SFA의 최종 목표인 것이다.

물론 삼양사에 있는 2백 명이 넘는 영업사원이 이러한 세 가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삼양사는 이제 시스템을 가동한지(시스템은 지난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몇 달 지나지 않았다. 때문에 지금부터 시작인 셈이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삼양사는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욱 많다고 할 수 있다.


장애물

사실 삼양사는 SFA 프로젝트 초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영업 조직이 SFA 프로젝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다. 삼양사의 이종열 상무는 “실제 SFA 프로젝트에 대한 영업 조직의 반대가 예상보다 컸다.”고 초기의 어려움을 털어 놓는다. 물론 프로젝트가 시작 되면서 이러한 반대와 부정적인 시각은 점차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은 SFA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거의 없어진 상태라고 삼양사의 SFA 프로젝트를 실무 책임진 류효신 부장은 설명한다.

사실 SFA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영업 부문에 칼을 대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사실 이것은 어지간한 의지 가지고는 실행할 수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영업 조직에 칼을 대는 것은 커다란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경우 아예 자기 사람들을 데리고 회사를 떠나 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류효신 부장은 귀띔한다.

때문에 삼양사의 류효신 부장은 SFA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영업부문의 부정적인 시각을 변화시키기 위해 적지 않은 애를 먹기도 했다.

“SFA 프로젝트를 이야기하면 영업 부문은 일단 무조건 반대를 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 ‘실제 ROI가 나오느냐’, ‘이것을 하면 비용이 실제 절감되느냐’, ‘진정으로 수익이 극대화 되느냐’ 등의 논리를 제시한다. 무턱대고 반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논리를 개발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SFA 프로젝트는 이러한 편견 및 오해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


성공 비결

SFA 프로젝트는 사실 성공하기가 매우 힘든 프로젝트 중 하나이다. 때문에 그 성공 비결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삼양사는 SFA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몇 가지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그리고 이것은 SFA 성공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SFA 성공을 위한 첫번째 열쇠는 영업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삼양사의 류효신 부장은 “‘하자’라는 공감대를 확실히 만들어 놓고 출발하지 않으면 그 프로젝트는 영업부문으로부터 외면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은 결과적으로 귀결된다.”

두번째 열쇠는 CEO의 영업 부문에 대한 강력한 혁신 의지이다. 이것은 사실 첫번째 열쇠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다. 혁신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그렇게 하자’ 라고 해서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CEO의 강력한 리더십이 발휘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어렵다. 때문에 CEO의 강력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다. 삼양사가 SFA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CEO의 영업 부문에 대한 강력한 혁신 의지가 전제되었기 때문이다.

“기업 특히 삼양사 같은 중견 기업에서 영업 부문에 칼을 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삼양사는 칼을 댔다. CEO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프로세스를 건드리고, 조직을 건드렸다. CEO의 의지가 없었다면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라고 삼양사의 이종열 상무는 밝힌다.

세번째 열쇠는 IT 중심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것이다. 즉 SFA 프로젝트는 전략, 프로세스 변화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국내 기업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국내 몇몇 기업들이 IT 중심의 접근 방법을 취했다가 실패를 보았기 때문이다. SFA를 IT 중심으로 접근한 한 기업은 시스템을 영업 사원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기업은 이제 이 시스템을 들어낼 계획을 하고 있다. IT 즉 시스템 중심으로 접근할 경우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국내 기업들은 특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


변화

삼양사는 지금 SFA 시스템을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영업사원들은 매일매일 그날의 영업 활동을 SFA 시스템을 통해 체계적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이것은 필요한 사람들에게 모두 공유된다. 삼양사의 이종열 상무는 “영업사원들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의 양이 질적, 양적으로 이전과 비교해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정보는 계속 축적되어 삼양사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될 것이다.

실제로 삼양사에는 SFA 시스템을 통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무엇보다 이제 고객을 하나의 중요한 자산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중요한 변화이다. 그리고 이 자산을 어떻게 하면 더욱 가치있게 만들 것인가를 고민한다. 즉 고객을 세분화하고, 그 변화를 살펴 적절한 영업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영업정보의 공유도 이전과는 매우 달라졌다. 이전까지는 각 사업부별로 영업 정보가 단절되어 있었지만 지금은 고객통합 DB를 통해 전사적으로 정보가 공유된다.(예를 들어 롯데에서 신상품 출시로 인해 설탕 수요가 20% 증가할 경우 이전까지 이 정보는 설탕사업부에서 공유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용기, 포도당 쪽에서도 이 정보를 공유하여 각각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물론 불필요한 회의 및 보고가 없어져 영업 본연의 업무에 보다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커다란 변화 중 하나이다.

삼양사는 이러한 여러 가지 변화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뼈 속 깊이 스며들게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삼양사는 변화관리 전략을 별도로 수립하여 프로젝트 후에도 지속적으로 이를 전개해 나가고 있다. 삼양사는 SFA 시스템 적용을 위해 모든 영업 사원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과 인증 시험을 수행했다. 그리고 6개월 동안 사용 장려 캠페인 등을 통해 시스템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또한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성과체계와 연계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으며, 일부 부서에서는 실제 성과체계와 연결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C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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